산행일지

2015년 2/1 순창 회문산 정기산행일지

뫼루 2015. 2. 2. 22:38

산행일시:2015년 2/1
산행지:전북 임실군 덕치면,순창시
산행순서:덕치면사무소/덕치치안센터-약수터능선삼거리-깃대봉-천마봉-삼연봉-사방댐갈림길-서어나무갈림길-장군봉갈림길-회문봉/큰지붕-천근월굴-작은지붕-여근목-임도-회문산자연휴양림매표소/주차장
산행함께님:그린비상임고문님,다순구미고문님,키다리아저씨회장님,김진우님,완송님,김경자님,김미자님,새벽이님,겨울이님,윤슬님,윤슬님부군,주신님,자연마루님,양은숙님,곽태훈님,윤삼화님,우도미님,염선비님,손민철님,나정숙님,화초목님,박영심님,산조아님,산혜리님,북풍님,이영옥님,김애숙님,김혜란님,문병연님,최유선님,최유선2님,주춧돌님,막창의진리님,김미화님,김민규님,썬파워님,크린트님,산지기님,꿈이총무님,권짱님,안전사랑님,축구왕슛돌이님,뫼루 이상 43명
산행시간: 5:54(점심시간,쉬는시간 포함)
산행거리:10.35km

8:33
인원점검을 마친 후 거대 녹산호는 섣달의 겨울을 지지하는 들뜬 기분으로 회문으로의 첫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반가운님,고운님,귀한님,항상 보고 싶은 님들의 훈훈한 마음으로 녹산호의 공간은 가득하다.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키다리아저씨회장님-그린비상임고문님-다순구미고문님-자연마루님의 인사 말씀에 이어 산행안내가 이어진다.
9:10

 

 


함평나비 휴게소
하나관광 조두현 사장님이 준비해주신 깨죽으로 아침식사 대용 겸 휴식을 즐기며 서로간의 반가운 정담을 나눈다.
재출발하면서 처음 나오신 횐님 네 분을 소개한다.
윤슬님 내외분,김미자님,화초목님이 그 주인공이시다.
녹산호는 광주를 지나 88고속도로를 내달려 27번국도로 빠져나와 덕치면 지방도로 진입한다.
10:32
덕치 치안 센터 도착

 

 


치안센터 맞은 편 복지회관에서 화장실 용무를 해결하고 갖은 등산 채비를 장착한 후 간단히 몸풀기 체조를 한다.
10:43

 


치안센터 옆 회문산 안내도 앞에서 단체인증을 남긴 후 산행을 시작한다.

 

 


산 언저리를 향해 마을을 관통하는 쎼멘길을 따른다.

 


첫번째 이정표에서 좌측으로,두번째 이정표에서는 깃대봉 방면으로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한다.
오를수록 쎼멘길 경사면은 높아진다.
두릅농장 옆을 지나면서 쎼멘길은 끝이 나고 자연스럽게 산길로 이어진다.
엊그제 내린 눈으로 등로는 이상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다.

 


20여분 가파르게 오른 후 편안한 허릿길 끝 지점에 이정목이 서 있다.
후미를 기다리며 잠깐 다리쉼을 한다.
다시 가파른 고난의 행군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횐님들이 속속 따라붙자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벌목 현장의 가파른 경사면을 힘겹게 오른다.
막바지는 왼쪽으로 90도 틀어 오르는 비탈면 급치받이다.

 

 


등 뒤로 동,북방면 시야가 시원하게 트인다.
11:36

 

 

 


지능선에 올라선다.
20여분 땀을 훔치며 기다리니 후미까지 모습을 나타낸다.
뭔 산이 초장부터 진땀을 빼냐며 아우성이다.
화초목님은 가방에 뭐가 들었는지 무겁다며 검은 색 비닐봉투를 꺼내라고 하시는데 묵직한 내용물을 펼쳐 보이니 주위 횐님들 입이 쩍 벌러진다.
귤,사과,쵸콜렛,케익과자,찹쌀떡 등.....
경지를 초월하신 건지,무지의 한계를 뛰어넘는 건지,산정에 주방을 차리자고 하는 건지 세상에나 만상에나.......
횐님들은 모여들어 하나씩 맛있게 드시며 고맙다고 다들 인사를 한다.
횐님들 이마에는 진땀이 흘리고 다리는 벌써 뻐근해오는 모습들이다.
다시 진행한다.
완만한 능선길에 이어 한 차례 급치받이 오름이다.
12:08

 

 

 

 


연이어 음택-약수터-능선삼거리를 맞이한다.
능선삼거리에는 등로 한 복판에 무연고묘 한 기가 자리하고 일중마을,두무마을에서 오르는 합치점이기도 하다.
염선비님이 묘자리 위 부분에 서 계시는데 옆에서 주춧돌님이 고인의 머리 밟고 있다고 하시니 황급히 발을 옮긴다.
김민규님 내외분,막창의 진리님,염선비님은 잘도 따라 오르며 위풍도 당당하게 한껏 여유있는 표정들이다.
인증을 남기며 다리쉼을 하고 있으니 곧이어 횐님들이 우루루 밀려 올라온다.
이후 깃대봉까진 500m 가파른 오름길 구간이다.
12:35

 

 

 

 

 

 

 

 

 

 

 


깃대봉
헬기장이며 정상석은 없다.
평정봉으로 사방 시야가 압권이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점심을 들고 가기로 한다.
동일한 공간에서의 함께님들은 공동의 경험을 통해 인식도 공유하며 공동의 음식 또한 공동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공동의 식사를 나누는 그룹별 명단을 체크해 본다.
아름다운세상님팀,다순구미고문님팀,자연마루님팀,주신님팀,그리고 소규모 김민규님팀.......
아름다운세상님팀은 다정하며 맛깔나고,자연마루님팀은 온유하며 정성스럽고,주신님팀은 역쉬~음주의 성취를 흠뻑 달구시고 다순구미고문님팀은 포도시 라면~젤 빈곤하다.
늘어난 시간은 육신의 무게를 더하고 기쁨의 효능을 증대시키며 더해져간 술잔은 향유의 간격을 증폭시킨다.
하나 둘 일어서는 다리들은 사방으로 인증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사방으로 뻗어있는 산그리메의 능선 끝마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늘씬한 자태의 나신들이 천의무봉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
13:28
단체 인증을 남기고 갈 길을 재촉한다.
급내리받이에 이어 너른 안부에 음택 한 곳 지나 가파르게 오른다.
13:42

 

 

 

 


천마봉
천마봉 표시 코팅지는 떨어져 나뒹굴고 있고 뫼뚱이 한 기 자리한다.
산정의 음택은 어쩐지 어색하기만 하다.
다시 가파르게 내려 완만히 내리는 능선길이다.
산죽은 눈에 덮혀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등로로 누워 길을 막고 있으니 산객의 눈은 긴장된다.
13:56
안부에 삽자루가 박혀 있는 음택 한 곳을 지나 가파르게 오른다.
오를수록 경사면은 높아진다.
14:14

 


삼연봉
삼거리를 이루는 야트막한 능선봉이다.
매표소로 내려설 수도 있다.
이후는 평범한 능선길에 이어 완만히 내린다.
14:23

 

 


사방댐 갈림길
안부 삼거리다.
여기서도 매표소 방면으로 하산을 모색할 수 있다.
굴참나무,때죽나무가 많다.
완만한 능선 오름길은 허릿길에 이어 가파르게 오른다.
14:49

 


서어나무 갈림길
수령 100년의 서어나무를 만나면서 매표소로 내려설 수 있다.
회문봉까진 800m다.
사진을 찍으라고 김미화님께 이정목 앞에 서보라고 하니 이정표 모서리에 이마를 찍는다.
신랑은 옆에서 이정목이 기울어졌다 놀리는데 미화님은 이마에 피가 맺혔다며 성화다.
참 짖궂은 부부다.
덩달아 글쓴이와 막창님은 웃고 만다.
이후로도 두 분은 눈밭에 뒹굴며 초자연의 장난끼를 선보인다.
다시 가파르게 오른다.
15:04

 


장군봉 갈림길
회문봉까진 350m 완만히 오르는 능선길이다.
한참 오르고 있는데 꿈이님과 썬파워님에게 연달아 전화가 온다.
상임고문님과 회장님 일행은 서어나무 갈림길에서 하산을 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름길 등로에서 이탈하여 '녹산 다 올라오세요'라고 외쳤는데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15:16

 

 


회문봉/큰지붕
사방조망은 으뜸이다.
정상 풍광을 즐기고 있으니 하나 둘 횐님들이 속속 당도한다.
인증의 열기는 고도로 솟구쳐 오른다.
금일은 회문을 통째 전세받은 녹산님들의 도떼기시장이다.
힘겨운 오름길의 종착점은 뇌의 보상체계에 도파인 분출을 촉발한다.
그건 강력하고도 반복적으로 거대한 홍수처럼 중독에 대한 끝없는 열망으로 표출된다.
정상에 서 있는 님들의 개개인은 회문의 삿대가 되어 테제의 중심으로 혼의 자유를 만끽한다.
동방면 원통산은 북동방면 백련산과 연계하여 기나긴 산그리메를 합작한다.
남방면으론 강천산이 조망되고 뒤로 무등산이 아스라히 시야에 포착된다.
남서방면으론 추월산이 특유의 보리암 암벽을 드러내고 서방면으론 내장산이 헌걸찬 하늘금을 생산한다.
이후는 급내리받이다.
천근월굴을 지나 내린다.
완만히 내려 완만히 오른다.
15:47

 


작은지붕으로 헬기장을 겸한다.
뒤로 큰지붕이 우뚝 솟아 있다.
슛돌이님은 횐님들을 뒤에서 잘도 챙기며 걷는다.
15:49

 


여근목
세포의 균등한 나뉨이 시선을 붙잡는다.
빨치산 토벌시 불바다를 뚫고 인근의 반송과 살아 남은 영험한 나무이다.
고문님,날다람쥐님,새벽이님,겨울이님 등은 갈라진 소나무 부위에 걸터 앉아 인증을 남기느라 부산하다.
소나무의 갈라짐이 한 뼘은 더 벌려지지 않았다 싶다.
지그재그로 가파르게 내린다.
15:59

 


좌측 임도를 따라 매표소 방면으로 내린다.
눈쌓인 임도를 솔방솔방 해찰을 부리며 걷는다.
지루한 내림길은 연속과 중단이 반복적으로 지속된다.
부지런한 발걸음은 연속성이며 자연마루님과 김경자님의 해찰은 중단성이다.
임도 옆 골짜기 사이 사이로 벌거벗은 나목들의 정밀하고도 엄숙한 신비로움의 현장이 있다.
섣달의 찬서리가 몰아치는 영양가 없는 궁핍한 세계에도 주눅들지 않은 겨울눈의 숙성을 향한 인고와 경건이 들여다 보인다.
16:38

 


회문산 자연 휴양림 매표소/주차장
이미 도착한 님들로 인해 녹산호의 내부는 가치가 증폭된 값비싼 쏘맥으로 열기는 뜨겁다.
힘겨운 등산으로 파열된 근육을 애무하는 위로주인 것이다.
인원을 체크해 보니 다섯명이 없다.
안전사랑님,권짱님,북풍님,윤슬님 내외분이다.
20여분 기다리니 저 멀리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윤슬님 왈 '제가 마지막인가요?'하신다.
그 틈에도 북풍님은 사진 찍느라 손이 분주하다.
면면마다 이목구비 테두리엔 밝은 웃음이 퍼져 있다.
돌아오는 길에 무사 산행에 함께 해주신 님들의 감사함에 전율한다.
권태 속에서도 몸을 일으켜 곧추세우는 정신의 모험과 육신의 실행으로 활활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녹산의 등산 열기는 값비싼 횃불로 진부한 승리로 귀결된다.
다리는 산으로.......
기억은 녹산으로.......

 

 

 

 

 

 

사진:유종섭,김은선,북풍님,김영일,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