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4년 10/26 월출산 구정봉 번개산행일지

뫼루 2014. 10. 28. 00:13

산행일시:2014년 10/26
산행지:영암군 영암읍
산행순서:월남경포대주차장-경포대야영장-경포대삼거리-바람재삼거리-베틀굴삼거리-베틀굴-구정봉-삼층석탑-마애여래좌상-바람재삼거리(Back)-주차장(원점회귀)
산행함께님:우도미님,쿠키랑님,썬희님,썬파워님,크린트님,정원님,뮤즈님,강차원님,뫼루 이상 9명
산행시간: 6:01(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여유만만)
산행거리: 7.1km


9:18
금일산행의 마부로써 도로길 수고에 힘써 줄 뮤즈님과 같이 해수청에 당도하니 저 편에 여인 두 분이 서 계신다.
(물론 오면서 정원님 두 분이 어디서 타냐고 물어보는 우도미님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다.)
뮤즈님이 저분들 아니에요? 하길래 글쓴이가 내려서 정원님 맞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신다.
인사른 나누고 있는데 곧바로 또 한 대의 마차가 도착한다.
마부는 썬파워님이고 마차는 번개팀 전속 차량이다.
팀장님과 여러 횐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이내 출발한다.
9:57
2번국도를 달려 월남사를 지나 주차장 입구에 도착한다.
팀장님은 사람만 내리고 차는 저기 밑에 세워 두라고 하시니 글쓴이가 주차비 회비로 감당하면 되지 뭐하러 번거롭게 하시냐며 차 두 대를 주차장 안으로 인도하고 주차비를 지불한다.
우도미님,국공직원 더러
"뭔 주차비가 이리 비싸요?"
국공직원 뻘쭘한 표정......
작년 개천절에도 이쪽 코스를 탔는데 그때도 우도미님은 주차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인 일이 있다.
음식을 나눠지고 갖은 등산 채비를 갖추고 인원 점검 후 산행을 시작할려고 하는데 한 명이 없다.
대장님은 어김없이 샹그라에 투신하여 큰 볼일을 보고 계시는 중이다.
강차원은 물이 없다며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도 매점 생수구입 하면서 호들갑을 떤다.
10:06
북방면 포장길을 따라 위로 오른다.

 


월출산 국립공원 안내도 앞에서 단체 인증을 남긴다.
10:10

 


갈림길 가운데 천황봉3.4km 이정표가 있다.
왼편은 월출산 학생 야영장이고 우측은 탐방로 초입길이다.
포장도 끝나면서 그늘진 숲길이 시작된다.

 


100여m 진행하여 계곡을 가로 건너는 타원형 목교를 지난다.

 


벤치가 3개 있고 경포대지구 안내도 앞을 지나 오른다.
10:16

 


금릉 경포대
인증을 남기면서 여담을 즐긴다.
시간은 여유롭게 느껴지지만 횐님들 발걸음은 빠르게 움직인다.
10:18

 


경포대 야영장
아래로는 화장실이 있고 위로는 씻을 수 있는 건물 한 동이 있다.
텐트를 칠 만한 여러 곳의 공간은 원형 목재로 구분이 되어 있다.
활엽수의 그늘진 숲길이 너무나 포근하다.
산죽을 만나면서 잔잔하게 오른다.
상록수의 녹음은 여전하고 편백 숲은 푸르기만 하다.
영록의 시공간이다.
10:31

 


경포대 삼거리
우측은 경포대 능선 삼거리로 올라 천황봉 방면 길이고 좌측은 바람재 방면이다.
선두조 다섯명은 인증을 남기고 우측으로 오른다.
글쓴이는 그 쪽이 아니고 좌측 이 쪽이라며 back를 권한다.
물기 마른 계곡을 가로 건너면서 점점 경사면도 높아지며 길도 거칠어진다.
굵은 돌길 사잇길도 한바탕 오른다.
짧은 데크 계단을 오르면서 길은 더욱 가팔라진다.
10:42

 

 


구정봉 1.4km 남은 지점
등로 우측 편백 숲 아래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정원님표 치킨과 우도미님표 보온통에 든 시원한 막걸리로 목축임과 다리쉼을 즐긴다.
우도미님은 치킨 담당이 새로 생겼다며 이제 시크 필요 없다고 농을 던진다.
글쓴이가 설악산 산행을 하고 있을 시크님께 전화 해보니 중청 대피소에 있단다.
우도미님 농을 시크님께 전달했더니 살짝 토라진 말투로 그렇치 않아도 메아리에서 오라고 난리란다.
글쓴이가 전화를 끊으니 이번엔 강차원이 제주도에 계신 고문님께 전화를 하여 농을 주고 받으니 한라에서 설악까지 녹산의 이원 삼원 생중계가 월출의 산야에 울려 퍼진다.
다시 계곡을 가로 건너면서 억척스런 돌길을 지나 산죽길도 지난다.
왼쪽 너럭바위를 타고 흐르는 와폭을 맞으면서 데크계단을 오른다.
또 다시 데크계단을 오른다.
계곡물 소리,산죽길,불규칙한 돌길,낙엽수가 빈번해지면서 가을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길을 가파르게 오른다.
오를수록 길은 된비알 험로다.
11:21

 

 


구정봉 0.7km 남은 지점
다른 산객도 없고 해서 등로 한 복판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기로 한다.
원형 목재로 침목이 된 길이 가파르다.
길은 너럭바위 위로 나아진 모습이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간다.
연신 이마와 눈가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낸다.
호흡은 가빠지고 장딴지와 허벅다리 근육도 점점 뭉쳐온다.
산죽과 잡목이 뒤섞인 소로길로 바뀌면서 왼편 철골 난간대가 나온다.
바람재가 지척이라는 증거다.
침목계단 17층을 올라선다.
11:33

 


바람재 삼거리
촛대가 옹색하게 변한 억새가 있는 곳으로 구정치라 부르기도 한 주길의 안부다.
동방면 천황봉을 배경으로 단체 인증을 남긴다.
오르면서 수고로운 다리품을 같이 판 썬희님과 정원님도 녹산의 결속 대열에 젖어 든 모습이다.
도전으로 시작한 관심은 집단의 연대로 들어선 순간 희열을 맛보는 정상적 사고 회로는 모두 연결된다.
우측은 천황봉 방면 길이고 좌측은 구정봉 오르는 길이다.
이후는 정면으로 향로봉과 구정봉을 감상하면서 오르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철 구조물 데크계단을 길게 오른다.
작년엔 너럭 바위를 타고 오르는 급치받이 긴 밧줄 구간이었는데 올해 새로 설치한 듯 하다.
시원한 능선상에 올라선다.

 


길 옆 암봉은 환호와 감탄이 연신 터져 나오는 포토존이다.
돌아가면서 독인증을 남긴다.

 


월출의 자태에 마른 기침을 삼키며 인증의 열기는 펄벌 끓은 물주전자 처럼 뜨겁게 달아 오른다.
구정봉의 장군 바위를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는데 다들 바위 형상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눈,코, 입 모양을 그려본다.
큰 바위 얼굴이라나 뭐라나.......
뒤 편 동방면 천황봉에는 매미떼들이 드글드글 보인다.
필시 바글바글 와글와글 도떼기 시장 이렷다.

 

 


잠깐 평온한 능선길에 이어 다시 데크계단 오름이다.
여기도 새로 설치 된 계단이다.
이어서 철판을 딛고 걷는 등로를 지나 암벽길이다.
11:52

 


베틀굴 도갑사 갈림 삼거리
베틀굴 방면 우측으로 진행한다.
허릿길을 돌아 오른다.
11:54

 

 


베틀굴
임진왜란을 피해서 아낙네들이 이 굴에서 베를 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성의 국부와 같은 형상에서 음굴 또는 음혈이라고도 부르는데 천황봉 방면 남근 바위와 마주 보고 있어 이것 또한 자연의 조화로 신비감을 더한다.
동굴 안으로 발을 넣으며 속 깊은 궁금증은 다양한 변주로 입을 벌리며 인증 광풍으로 귀결된다.
구정봉까지는 100m이다.

 


위로 오르는 암벽 슬랩 밧줄 구간이다.
씩씩하게 잘도 오른다.
뮤즈님께 괜찮냐고 물어보니 괜찮다 한다.
가파른 급치받이를 만나면 내심 걱정이 든다.
12:00
구정봉 30m전
등로 옆 암벽 사이에 점심 자리를 잡아 놓는다.
상보를 깔고 베낭을 벗어 놓고 구정봉에 다녀오기로 한다.
구정봉 아래 개구멍을 통과 하다 낑길 수도 모를 일이다.
글쓴이가 강차원이 가진 건 엉덩이 뿐이라 하며 혹 낑길 지도 모르니 옆으로 틀어 게걸음으로 통과하라고 하니 다들 폭소를 터트린다.
다들 안 낑기고 무사 통과한다.
구정봉 디딤계단 4층도 새로 설치한 모습이다.
12:04

 

 


구정봉
동방면으로 천황봉의 기세가 장험하고 북방면 사리봉과 노적봉의 기암 능선도 헌걸차게 다가온다.
남방면으로 향로봉의 위용이 솟구쳐 있고 남서 방면 멀리 월각산을 지나 가학 흑석의 등줄이 환상적인 하늘금을 형성하고 있다.
풍광에 젖은 눈길은 맹금류의 눈처럼 하늘 아래 창공 이곳 저곳을 활강 하듯 왕성한 시선으로 두리번거린다.

 

 


여성 횐님들은 하늘과 맞통할 기세로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으면서 다리 뜀을 하며 환호작약한다.
인증의 열기는 가마솥 같이 뜨겁게 솟구쳐 오른다.
강차원은 물 웅덩이를 세어 보더니 열 한개라 말한다.
구정은 화강암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구덩이로 '구'는 꼭 아홉이 아니라 많다 는 뜻이다.
12:11

 

 


점심
장어구이,광어회,썬희님표 낙삼 불고기와 생김치, 뮤즈님표 도토리묵,유부초밥,김밥,각종 야채 등등.....
썬희님이 김치와 나물 거기에 찰밥까지 싸오셨으니 우도미님은 더욱 큰 소리로 시크+강차원 이란다.
간절한 기름기 열망은 넉넉한 포만을 주고 결속의 열기는 뜨거워진다.
13:46
점심 후 출발
이후 삼층석탑 마애여래좌상 방면은 가파르고 험악해서 한 말의 땀을 요구하는 500여m 급내리받이 급치받이 Back 구간이다.
정면으로 기암괴봉 두 곳을 보며 내리는 비탈면이다.
암봉을 돌아 내리는길의 풍광에 도취한다.
멋진 소나무와 기암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내림길 발걸음은 미음으로 미끄러져 내린다.
길 옆에 구절초 한 송이와 용담꽃 한 송이가 마주보고 피어 있다.
외롭게 피어 있는 한 송이 꽃이 때로는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14:03

 


마애여래좌상 삼층석탑 갈림길
우측으로 돌아도 되고 좌측으로 돌아도 된다.
이리 가든 저리 가든 여기서 만난다.
먼저 삼층석탑을 보기로 한다.
14:09

 

 


삼층석탑
인증의 요구에 삼층석탑 뒤로 마애여래좌상이 나오게끔 각도를 잘 잡으려고 무척 신경을 써야 한다.
주능선 위로는 구정봉과 향로봉의 기암 등줄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석탑 뒤 암봉에 올라 슈퍼맨 놀이를 하고 킹콩,마징가 놀이를 하며 한동안 인증 광풍이 휘몰아친다.
14:21

 


마애여래좌상
점심시 소주 몇 잔을 컵에 가득 따라 마셨던 크린트님은 이때부터 상태가 흐트러진 모습이다.
이 산야에 감탄하며 이 순간에 절규한다.
고려 시대의 대표적 마애불로 근엄과 무게가 표정에 서린다.

 


크린트와 썬파워는 마애불 앞에서 합장 액션을 취하는데 마애불에 대한 존엄인가?조롱인가?........
속을 알 수가 없다.
그저 웃을 뿐......
이후는 정상에서 내리는 하산길인데 올라가야 된다.
50여m 급치받이 험악한 밧줄 구간을 오른다.
천황봉 서쪽 급사면 보다 더 가파른 듯 하다.
이건 하산인가? 다시 등산인가?.......
마애여래좌상 삼층석탑 갈림길을 지나면서 다시 가파르게 오른다.

 

 


오르면서도 인증의 열기는 멈출 줄 모른다.
14:44
구정봉 점심 자리(Back)
밧줄 잡고 올랐던 슬랩길을 조심스럽게 미끄러져 내린다.

 


바람재 삼거리에 와서도 억새를 배경으로 단체 인증을 남긴다.

 

 

 

 

 

 

 


데크계단을 만날 때마다 단체 컷을 한다.
내리면서도 인증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내생휴면의 식물들도 하나 둘 사라져가고 상록수의 짙은 녹색 공간으로 접어들면서 계곡물 소리도 만난다.
글쓴이는 앞에서 세족 할 안성맞춤 자리를 확보하려 계속해서 계곡 쪽을 두리번 거리며 내린다.
15:35

 


세족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이곳이 별천지요 낙원이다.
생활인의 범속한 만남과 행복은 항상 우리들의 등잔 밑에 있는 것이다.
계곡을 가득 메운 백색 소음은 횐님들 폐부 깊숙이 와락 덤벼든다.
계곡물 소리는 귓가를 어루만지고 심신은 편안하다.
15:49
경포대 삼거리
15:58
경포대 야영장
쿠키랑님은 우리가 이곳을 지나 왔었어? 하고 의문을 나타낸다.
글쓴이가 이 길로 올랐다고 하니 영 아니라는 눈치를 짓길래 시간과 사진을 보여 줬더니 그제야 수긍하는 표정이다.
동료와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주변 경관을 눈에 담지 않아서이다.
16:11

 


월출산 학생 야영장 삼거리를 지나 주차장에 내려선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돌아오는 길에 성전 동네 점방에 들러 과자와 소주 맥주로 시간을 떼우는 덕담을 나누는데 심술 사나운 주인 내외의 매서운 눈길에 술이 입으로 들어 갔는지 코로 들어 갔는지 가시방석 이었다는 후문이다.
썬희님과 정원님은 차를 몰아 명산에서 만나기로 하고 해수청에 내린다.
명산에 와서 기다리니 정원님 혼자만 들어 오신다.
썬희님은 가정사로 집에 들어 가셨다 한다.
회비만 내고 식사를 못하고 갔으니 내심은 개운치 않고 아쉽기만 하다.

 


만면춘풍님과 코스모스님,가을하늘님,코크다스님까지(근디, 으째 닉넴 네 글자만 다 모였으까나~~~~~~서툰 자판 칠려니 네 글자 징허다.막바지다~~~~~~ㅎㅎ)
하산주 자리에 참석하시어 축제의 한마당은 빛을 더한다.
노루꼬리 처럼 짧기로 소문 난 가을햇살이지만 끈끈한 의리와 행복한 연대로 얼룩져 응축된 이 공간의 가을 햇살은 소꼬리처럼 길고 말꼬리처럼 매끄럽고 부드럽게 익어간다.

 

 




사진:성주환,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