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4년 10/19 천관산 번개산행일지

뫼루 2014. 10. 20. 22:41

산행일시:2014년 10/19
산행지:장흥군 관산읍
산행순서:천관산주차장-장천재-체육공원-금강굴-천관사갈림길-환희대-닭봉갈림길-연대봉-양근암-주차장(원점회귀)
산행함께님:만면춘풍님,우도미님,시크님,채평남님,쿠키랑님,코스모스님,썬파워님,크린트님,코크다스님,강차원님,뫼루 이상 11명
산행시간: 5:49(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8:57
만면춘풍님과 글쓴이가 해수청에 당도하자 마부를 담당하신 크린트님이 몇몇 횐님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
또 한명의 마부이신 우도미님은 아직이시다.
횐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면서 조금 기다리니 우도미님이 오신다.
마차 두 대는 천관산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크린트님은 여성 횐님 세 분과 만면춘풍님을 모시고 먼저 출발한다.
우도미님은 가는 길에 강차원을 태우고 가야겠기에 강진 칠량으로 향한다.
강차원 집 앞 23번 국도 맞은 편 승강장에 나와있기로 한 강차원이 안보인다.
우도미님은 이런 됀장!을 외치며 손수 마당 앞까지 모시러?가신다.

 


837번 지방도를 달려 주차장에 도착하니 크린트님과 사인이 안 맞아 길이 엇갈려 몇번의 통화끝에 송죽원 앞에서 만나게 된다.
10:24
크린트님은 주차장 바깥 동네 부락길에 주차를 하고 우도미님은 효자송 앞에 주차를 한다.
주차장은 차량들이 빼곡히 즐비하고 산객들은 산을 이루고 바다를 이룬다.
코스모스님과 강차원은 물이 없다며 점방에 들러 생수를 사가지고 총총걸음으로 다시 합류한다.
10:31

 

 

 


천관산 알림석과 탐방 안내도 앞에서 단체 인증을 남기고 산행을 시작한다.
서방면 포장길을 따라 위로 오른다.
길 좌측으로 편백 숲이 천관산의 기암봉들을 재는 길다란 줄자처럼 허공에 매달리고 천관산에 기대어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서 있다.
숲 아래로는 현지 주민들이 각종 곡류와 감 등을 소쿠리에 담아 펼쳐 놓고 일일 길거리 재래시장을 방불케 하는 광경이 정겹게 다가온다.
10:37

 


장안사 갈림 삼거리
우측 금강굴 환희대 방면으로 향한다.
좌측은 양근암 연대봉 방면으로 하산시 내려 올 길이다.
양편으로 동백 그늘이 짙은 푸르름을 선사해주고 단풍 그늘 또한 초록 공간에 녹음의 효과를 더한다.
10:44

 


도화교를 건너면서 바로 장천재를 맞는다.
장천재는 고개가 아니라 옛날 유림들이 수학하고 교류하며 후학을 양성했던 곳으로 장흥 위씨들이 세운 건물이다.
바로 앞에는 태고송이 고이 잠들어 있다.
수령은 620년 정도로 고사한지는 몇년 되지 않는다.
장천재와 태고송은 세월의 깊이 만큼 굵은 나무 뿌리로 서로 얽혀 있는 듯 하다.
장천재 앞에서 단체 인증을 남기며 홧팅!을 외친다.
동백 밀림이 신선한 보도 블럭 길이다.
10:46
우측 음택을 지나면서 체육 공원에 당도한다.
단풍은 붉은 물이 들 듯 말 듯 아직 제 옷을 입지 않은 모습이다.

 


체육공원 앞에서 우측으로 진입하어 침목 계단을 올라서면서 가파르게 본격 산길이 시작된다.
앞 뒤로 횐님들 동태를 파악하느라 글쓴이의 눈길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초입부터 코스모스님은 엄살 헛풍으로 주위의 시선을 끌어 모은다.
5분여 가파르게 오르니 가지능선에 올라선다.
10:51

 


풍호대 갈림 삼거리
금강굴까지는 2.0km이다.
코스모스님은 안성맞춤 넙적돌이 보이자 쓰러질 듯 철퍼덕 주저 앉는다.
허릿길이 평온하다.
시크님은 달음박질을 친다.
천관산의 기와 상생의 궁합이 맞는가 보다.
10:57
계곡을 가로 건너는 짧은 데크교를 지난다.

 


금강굴까지는 1.6km 환희대까진 2.2km이다.
다시 완경사 급경사를 오른다.

 


오르면서도 한량 5인 후미조는 싱글벙글이다.
그 중심에 코스모스님의 엄살 헛풍이 작렬하고 있다.
11:05
주능선에 몸이 붙는다.

 


등로 옆 소사나무 그늘 아래서 입축임을 하기로 한다.
보온통에 담아 온 우도미님의 웃주와 코크다스표 과일로 목을 축인다.
이후는 완경사 오름이다.
등 뒤 북방면으로 서서히 조망이 트인다.
조망이 트이자 바람도 거세지며 경사면도 높아진다.

 


힘겹게 오르면서도 두 명의 여인네는 갈라진 소나무를 붙잡고 웃음꽃이 다리쉼을 압도한 모습이다.
참 꾀스럽게도 인증을 부추기며 다리쉼을 한다.
11:33
등로 한복판 너럭바위를 만나면서 아래 풍호대 갈림길에서 혼자 토꼈던?만면춘풍님과 조우하게 된다.
잠깐 인원을 확인하고 합세하여 오른다.
너럭바위를 넘어서자 허릿길로 내려 앉으면서 산죽이 나오고 돌아 오르는 비탈면이다.
11:48

 

 

 

 


바위 틈으로 무수히 잔돌을 쌓아 놓은 전망처에 올라선다.
여인네들 인증 열기는 뜨겁게 달아 오르고 코크다스는 사탕을 꺼내어 한 개씩 나눠준다.
글쓴이가 쿠키랑님께 여자들끼리 붙어서 잘 좀 서봐 했더니 쿠키랑님 왈
'나 머리 묶은 여자야~~~'
한다.
똑같이 머리 묶은 강차원 그 말을 듣고 하는 말
'나 미친 년이야~~'
일동은 쓰러진다.
다시 완경사 능선길 오름이다.
12:03

 

 

 

 


금강굴 100여m전 바위봉
북방면 시야가 시원하게 뚫리자 인증은 광풍으로 치달은다.

 


다들 인증열기로 신이 나지만 한 분은 너럭 바위에 주저 앉아 무슨 상념에 빠져든 걸까....
무념무상이랄까.....
정면으로 천주봉과 구정봉이 솟구쳐 있고 뒤로 관산읍 황금 들녘이 한 눈에 들어온다.
평야는 평화다.
알알이 여문 쌀들 그 쌀들을 알처럼 품고 있는 벼들 황금의 춤사위가 너울대는 한적한 들판 뭉게구름도 토실토실 영글어 가는 광경이다.
여기가 선인봉인가?........
완만한 허릿길 오름이다.
12:11

 


금강굴
환희대0.8km이다.
등로는 금강굴을 관통하고 왼편으로 돌아 오를 수도 있다.
금강굴을 안고 있는 이곳 바위봉은 종봉이다.
이후는 고도를 높히는 데크 계단길이다.
가파르게 오르는 급치받이 험로다.
빨간불....
12:22

 


천관사 갈림길
바로 위는 구정봉이다.
아홉개의 무질서한 암봉은 천관산 정기 집합체이며 천관산 기암괴석의 전시장이다.
산객들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허릿길로 돌아 주능선에 올라선 후 천주봉 아래를 가파르게 오른다.
12:30
천주봉
이후는 시원한 능선길이다.
점심 자리를 잡아야 하기에 조망도 억새도 잊은 채 부지런히 발걸음을 놀린다.
환희대 방면 막판 오름길이 가파르다.
12:38
환희대
사방은 산객들 인파로 북적북적 징허다.
책바위 위에 올라서서 눈맛을 잠시 즐기는 사이 앞서 간 채평남님이 남방면 아래 좋은 자리가 있다고 신호를 보내길래 횐님들 길 안내를 수신호로 점심 자리로 인도한다.
보이지 않던 억새는 환희대를 올라서면서 보이기 시작한다.

 


점심 자리 옆 바위 위에 올라서서 만세 합창을 외치고 목적달성에 만취 된 코스모스님은 한 껏 멋을 부린 채 포즈를 취한다.

 

 


닭발,김밥,각종나물반찬,돼지주물럭,삼겹살구이,농어회,라면,막걸리,소주,맥주,프리미엄병소주,등등
일일이 열거하기엔 이 지면이 풍요로움을 거부한다.
음식에 취하고 억새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천관산에 미쳐가고 있는 중이다.
포만에 따른 나태함의 증식이 팽창하지만 다도해의 물비늘과 억새의 은빛 물결이 이 모든 걸 상쇄한다.
이후는 연대봉 방면 억새 능선길이다.
양편 곳곳이 포토존이다.

 


청명한 하늘 아래 억새의 물결은 시나위의 극치로 장관을 이루고 횐님들 마음 또한 억새따라 구름따라 바람따라 흐른다.
14:16

 

 


탑산사 갈림길
연대봉 0.6km이다.
아무 곳이나 서면 그 자체로 극이요 모델이 된다.
허공을 걷는 듯 구름 위를 걷는 듯 억새의 춤사위 너머로 천관산의 화려한 기암 병풍과 비단 장막을 배경으로 횐님들 인증 열기는 고도로 내달린다.
14:21

 

 

 

 

 

 

 

 

 

 


닭봉 헬기장
억새 밭 옴팍진 포토존만 보이면 들어가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스틱을 치켜들고 마름모를 만드니 무슨 사각형을 만드니 하며 사무치는 억새에 사람까지 취해간다.

 

 


횐님들을 이끌고 글쓴이가 감로천으로 인도한다.
전에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검붉은 물고기를 본적이 있는데 자세하진 않치만 민물 장어가 아닐까 추정만 할 뿐이다.
감로천은 관리만 잘 되면 훌륭한 약수터가 될 터인데 아쉽기만 하다.
깊은 땅속으로 얽히고 설킨 수많은 억새의 그물망 같은 촘촘한 뿌리가 자양분이 될 터 감로천은 마르지 않고 이렇게 쉴새 없이 흐른다.

 

 

 

 

 


감로천에서 억새 밭 인증 열기는 환상과 황홀경 그 자체다.
14:52

 

 

 

 


연대봉
정상 풍경은 한 마디로 도떼기 시장이다.
전국에서 모여 든 인파로 천관산 일일 억새 시장이 한창으로 산정의 파시다.
천관산은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다.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수십개의 기암괴석과 기봉들이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꼭대기 부분에 삐죽삐죽 솟아 있는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 하여 천관산이라 이름했다 한다.
정상 봉화대 돌탑은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윗돌과 아랫돌의 축성된 돌들은 그 자체로 세월의 무게를 함축하는 퇴적층이다.
북방면으론 안하에 관산읍 들녘을 지나 제암산이 목도된다.
북서방면으론 월각산 뒤로 월출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동방면으론 득량도가 있는 보성만을 가로 질러 고흥반도와 그 아래 거금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남방면으론 고금도,조약도,백운산이 있는 생일도,금일도가 나란히 사이좋게 떠 있고 남서방면으론 완도와 그 품안에 여러 다도해의 섬군들이 한가로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서방면으론 천태산 뒤로 강진만을 건너 만덕산이 조망되고 주작 덕룡이 시야에 들어오고 두륜산이 포효한다.
이후 하산길은 북방면 조망을 즐기며 내리는
능선길이다.
등로 한복판에 있는 돌탑도 지난다.
15:16
정원암
가파르게 내린다.
빨간불.....
등로 옆 알바를 자처한다.

 


평정봉을 이루고 있는 암봉으로 조망의 극치를 자랑한다.
잠깐 이탈끼를 추스리고 등로로 돌아와서 짧은 데크계단 두 개를 지나 가파르게 내린다.
15:39

 


양근암
양근암 안내 글귀는 눈 감은 채 남성을 닮은 돌 모양만 보고 강차원은 만면에 화색이 가득 넘쳐 흐른다.
이후 완만한 내림길은 데크계단을 지나면서 가파르게 내리고 올라 다시 가파르게 내린다.
간간히 규칙적으로 침목이 박힌 길은 넓지만 가파른 내림길은 한동안 계속된다.
16:01

 


장안사 0.4km이정표
빨간불.....
이후는 급내리받이 험로다.
산죽길 험로에 이어 침목 계단길을 길게 내린다.
파도에 휩쓸리 듯 산행 인파에 밀려 떠내려간다.
침목 계단이 끝나면서 산죽도 사라진다.
좌측 음택을 지나면서 마당 앞으로 돌탑이 횡대로 즐비한 화장실을 만난다.
이후는 임도다.
좌측으로 계곡을 가로 건너는 산길 우회로도 있다.
16:15
장안사 갈림 삼거리
16:20

 


만남의 광장 입구에서 후미를 기다린다.
우도미님의 주선으로 주차장 인근 주막집에 들러 간단히 도토리묵과 막걸리 한잔씩을 들고 가기로 한다.
토실하게 여물어가는 곡식 알처럼 횐님들 마음 또한 억새의 감흥으로 풍성해진 마음들을 확인한다.
추색이 완연한 천관의 예찬은 횐님들 사랑과 열정으로 흡수되고 승화되어 삶의 영역 곳곳에 넉넉한 의미로 스며든다.
열정이 넘치는 횐님들 아름다은 횐님들 마음씀이 맑게 자리한 횐님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히말라야 라다크인들의 속담을 인용해 홧팅을 재창해 본다.
호랑이의 줄무늬는 밖에 있고
사람의 줄무늬는 안에 있고
녹산의 줄무늬는 번개팀에 있다.

 

 

 

 


사진:고용일,이경자,성주환,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