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4년 9/14 지리산 만복대 정기산행일지

뫼루 2014. 9. 16. 00:28

산행일:2014년 9/14 
산행지:구례군 산동면,남원시 주천면
산행순서:성삼재 휴게소-(작은)고리봉-묘봉치-만복대-정령치휴게소
산행함께님:다순구미고문님,키다리아저씨회장님,꿈이총무님,자연마루님,풋사과향님,장영순님,김현자님,호선짱님,염선비님,서인호님,김광조님,박현선님,박정용님,시크님,김경자님,김영일님,우도미님,가을하늘님,곽태운님,윤삼화님,안전사랑님,강차원님,새벽이님,박영심님,김영남님,은적산장님,행복드림님,박은주님,김민기님,북풍님,김미화님,김민규님,박종학님,산혜리님,전보영님,진강님,행복드림님,김가영님,주은진님,한건준님,임선영님,김현아님,둥지님,해찬솔부회장님,김혜숙님,기정원님,뫼루 이상 47명
산행거리: 7.3km
산행시간: 4:49(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금일산행은 처음 뵌 횐님들이 많아서 점잖은 일지 내용을 거부하고 자연의 경청과 특정인의 세밀한 부분들을 엿보고자 고심해 본다.
다소곳이 이야기 하자면 참새의 지저귐을 붕새의 일갈로 더듬어 보듬는 산행이라고나 할까....
6:25
열심히 해도 원점인 일상생활 반복은 지치게 하고 하루일과는 짐스럽다.
도시 공간에 자신의 부재를 현시하면서 숲속의 자리를 확보하려는 잠깐의 살아있음을 맛보러 집을 나선다.
6:52
해수청 도착
은적산장님 외 몇분과 인사를 하고 곧이어 꿈이 총무님과 인사를 나누는 찰나 녹산호가 거대한 덩치를 조심스럽게 대로변에 정차를 한다.
신입회원분도 여러명이고 많은 숫자에 산행대장님은 인원점검에 애를 먹는다.
인원이 초과하여 해찬솔 부회장님 승용차에 4명은 별도로 움직인 독립된 녹산호다.
예약한 만큼 비례한 출석률에 감사함을 표한다.
7:08
거대 녹산호는 출발을 고한다.
-서해안 고속도로-
버스는 고속도로에 오르자 속도를 더해 빠르게 도시를 벗어난다.
7:34


함평나비 휴게소
정기산행의 아침식사 대용은 언제나 깨죽이 예정되어 있다.
충분한 에너지 충전과 분비물 용무를 마치고 출발하려는데 해찬솔님 승용차가 안보인다.
물어본즉슨 함평천지로 갔다고 한다.
지리산 남원 방면이면 목.광 고속도로로 진입하여야 되는데 직진하여 함평천지로 갔다고 하니 해찬솔 부회장님 꿍꿍이가 어떤 심산일지....
7:50
재출발
-동광산I.C-광주신용지하차도-북광주I.C-고창 담양간 12번고속도로-
8:50
남원 휴게소
해찬솔님 일행과 합류하여 간단히 부회장님 인사 말씀을 전해 듣는다.
-남원J.C-남원I.C-19번 국도-60번 지방도-737번 지방도-861번 지방도-


중도에 심원 쉼터 화장실에서 용무를 마치고 건물 우측 약수터에서 잠깐 물맛을 음미해 본다.
10:35
성삼재 휴게소
성삼재는 삼한시대 진한 대군에 쫓기던 마한왕이 전쟁을 피하여 지리산 심원계곡에 왕궁을 세우고-임시 도성으로 '달궁'이라 불림-적을 막으며 피난 생활을 하였다 하는데 달궁을 지키기 위하여 북쪽 능선에 8명의 장군을 주둔시켰다 하여 '팔랑재',서쪽 능선은 정장군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으므로 '정령재',동쪽은 황장군이 맡았음으로 '황령재',남쪽은 지리적 요충지로써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을 배치.방어케하여 '성삼재'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성삼재 휴게소 못미쳐 도로 변 만복대 입구에 차가 정차한다.
성삼재 휴게소에서 70여m 떨어진 곳이다.
배낭을 메고 갖가지 장비등을 점검 장착하고 서둘러 숲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10:40


들머리 인증샷을 남긴다.
만복대까진 5.3km이다.
글쓴이를 포함하여 여기 사진속 인물들이 늦다리 후미다.
가뿐히 올라 바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야트막한 동산을 가볍게 넘는다.
10:45


폐헬기장
단체 인증샷을 남긴다.
인원이 많아 찍사님도 구도 그림에 행복한 비명을 내지른다.
주위로는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노루오줌풀,골무꽃 등가을꽃의 전령사들이 잔칫판을 벌이고 있다.
가을꽃은 봄꽃과 달리 소소하고 수수하면서도 고상한 기품이 있어 보인다.
10:49


딩동마을 갈림 삼거리로 딩동고개다.
잠깐 허릿길로 내려앉은다.
짧은 조릿대 숲 소로길도 지난다.
완만한 오름길 사이로 녹음은 여전하다.
듬성듬성도 아니고 띄엄띄엄도 아니고 9월에 접어 들었지만 숲의 푸른 기운은 소멸되지 않고 생생하다.
가을을 비웃기라도 하듯 녹음의 싱그러움은 여전히 왕성하다.
아직 가을이 오지 않았음이다.
녹음은 마음 속 내밀한 이야기를 전해 오며 무의식적 치유 작업을 진행한다.
살짝 경사가 세워진 오름길이다.
수풀 사이로 산비장꽃이 머리를 내밀어 산객의 발걸음을 위무한다.
오르막이 끝나니 조릿대숲 소로길이다.
10:59

 

 


만복대 4.3km 이정표를 뒤로 하며 가파르게 오른다.
하늘문이 트이는 오르막 중간 쯤 쑥부쟁이 군락이 화사하다.
뒤로는 나무 틈 사이로 성삼재 휴게소가 내려다 보인다.

 


길 옆으로 소나무 여러 그루가 한꺼번에 쓰러져 고사 된 현장도 목격한다.
가파르게 오른다.

 


처음 왔다는 부녀지간의 아버지인 박정용님은 숨이 차올라 등로 한 쪽 구석에서 가쁜 숨을 토해내고 있다.
딸인 현선님은 운동부족이라며 아버지를 연신 타박하고 채근질해보지만 아버지의 무거운 발걸음은 듣는 척도 안한다.
쉬엄쉬엄 미음 완보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수 밖에....
부녀지간의 응원을 뒤로 하니 코 앞에 하니님의 엄살기가 발동한 생생한 현장을 주시한다.
마음으로나마 힘을 보탠다.
11:07


기이한 형상의 소나무가 산야의 굽이굽이를 유영하고 있다.
인증샷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 오르고 그 분위기에 편승해 덩달아 다리쉼도 더덩실 춤을 춘다.
가파르게 오른다.
억척스런 돌길도 오른다.
산죽길이 끝나니 무명봉에 올라선다.
뒤로 성삼재 노고단 옆으로 송신중계철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후는 평범한 능선길이다.
떡갈나무가 간간히 잎사귀를 떨구고 있다.
숲속사이에는 물봉선화의 청초한 내음이 가득하고 쑥부쟁이도 반갑다 향내를 뿜어 댄다.
11:17


1187m 현위치를 알리는 통신 기점목을 지나면서 사나운 급치받이다.
오름길 길 옆 돌무더기 위에 올라선다.
남방면 시암재,성삼재,노고단이 차례로 시야에 들어온다.
11:21


기암송 그늘아래 목축임과 다리쉼을 즐긴다.
구절초,벌개미취,골무꽃이 한창이고 숲속 간간히 취나물꽃도 눈에 띈다.
계속 오름길이다.


남방면 시야가 확트인 길로 나선다.
한차례 인증열기로 시끄럽다.
11:29

 


(작은)고리봉
막복대를 기준으로 남쪽은 작은 고리봉이고 북쪽은 큰 고리봉이다.
사방 시야가 압권이다.
횐님들은 아침 햇살을 만난 어린 송아지처럼 신명이 난다.
시원한 바람에 뜨거워진 머리를 조금씩 식히며 고색창연한 이 산야가 노래한 지혜의 항구함을 흡수한다.
북으로는 만복대가 온유한 산정을 드러내고 남으로는 시암재,성삼재,노고단 북쪽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 부분들이 웅장한 등줄을 드러내고 남서방면 산동면 조망 또한 후련하다.
자세한 조망관은 만복대를 기대하며 이만 줄이기로 한다.
한 무리의 산객들에 치여 밀려 내린다.
가파른 내림길이다.


고귀한 자태를 뽐낸 소나무를 지나면서 자연석으로 이룬 돌계단길이 가파르다.
계단길이 끝나면서 폐헬기장을 지난다.
평범한 능선 숲길이다.
숲 공기로 촉촉해진 허파는 더이상 어떤 탈도 탓할 게 없고 녹색식물로 정화되는 안구는 튼튼하고 동공은 편안하다.
바람소리,새소리,녹음이 비비대는 소리를 상대하는 귀는 춤을 추고 약동한다.
조릿대 숲속 길이 포근하다.
산죽이 끝나니 다시 완만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야트막한 봉 하나를 넘어 능선길이다.
11:44


막복대 3.3km 이정표
평범한 능선길이다.
다시 봉 하나를 넘고 내린다.
짧은 침목 계단도 가파르게 내린다.
꼬불꼬불 돌고돌아 오르는 허릿길이다.
짧은 급치받이 비탈면이다.
숲속 그늘사초 군락도 지난다.
다시 능선 오름길이 가파르다.
11:58


무명봉
동.북.서 방면 시야가 휜하다.
특히나 북방면 산내면 일원은 한 낮의 땡볕아래 평온한 모습이다.
여기서 고문님은 가을하늘님과 강차원님을 목청껏 불러보지만 응답도 없고 메아리도 없다.
그저 울창한 밀림 속 창공에 휘저어대는 헛외침뿐....
빛의 신사를 대동할 다급한 마음은 속절없이 고요한 외침으로 숲속 깊이 스며들어 사라진다.
날개미떼들로 자리를 서둘러 이동한다.
3분여 가파르게 내린 후 능선길이다.
물봉선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능선 내림길이다.
한 무리의 산객들이 등로 옆에서 무엇인가 채취를 하고 있다.
속으로 육두문자가 절로 생성이 된다.
몰상식한 종자들 같으니....
차라리 구들방에 틀어박혀 산을 모른 채 해라
물려받은 자연의 풀 한포기 돌 하나도 훼손 한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도토리 하나라도 산짐승이 종자를 퍼트려 이곳저곳 발아의 가능성을 형성하고 인간이 훔친 도토리 하나라도 뭇생명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고갈된 먹이 현장 탓에 날짐승들은 민가로 내몰리고 인간이 잔인하게 죽이는 참상을 반복하는 것이다.
12:14


만복대 2.3km 이정표
평범한 능선길이다.
12:18


묘봉치
만복대 2.2km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위안리로 내려가는 갈릴길이 있는 헬기장이다.
한 무리의 산객들 식사 소리로 야단법석이다.
미역취,참취,벌개미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다시 완만한 오름길이다.
경사도 천천히 심해진다.
두런두런 차분히 완보로 오른다.
염선비님의 캐나다 생활상도 꿈이님의 야생화 이야기도 귀 또한 즐겁다.
억새가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12:29
내장 영양기 공황은 점심을 닥달하지만 선두는 멀어지고 후미는 뒤쳐진 상황이다.
마냥 진행할수도 기다릴수도 없는 난망한 현실이다.
오름길 중도 폐헬기장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미역취와 억새가 조화로운 군락으로 공생하고 있다.
한모금 맥주는 일순간 갈증을 해소하고 꿈이님 무화과는 달콤하다.
조금 있으니 후미 일행과 합류하여 다시 가파르게 오른다.
오르막이 끝나니 안락한 숲속 능선길이다.
녹음은 서리고 가을은 더디다.
다시 자연석 돌계단길을 힘겹게 오른다.
경사도는 순해지며 허릿길 완만한 오름으로 변한다.
12:47


만복대 1.3km 이정표를 맞으며 가파르게 오른다.
산죽 소로길을 뚫고 오른다.
이어서 하늘문이 트인 계속된 오름길이다.


중간 너럭바위 위에 올라 조망을 즐기고 바로 옆에서 점심을 들기로 한다.
안주는 있는데 밥이 없어 시크님께 전화를 하여 back를 외치니 금새 나타난다.

 


점심의 내용물은 끊임없이 만찬있는 사회로의 진입을 불사한 우도님의 농어찜으로 대신한다.
포실한 농어의 살점을 발라 입에 넣으면 촉촉한 밀도의 달착지근한 맛을 우리들 혀는 항구적으로 기억한다.
거기에 한잔 두잔 곁들인 알콜의 섭취는 노래 한곡절을 생산하고 이내 서로에 대한 연대감과 효능감으로 울림은 깊어진다.
분위기는 초절정을 지나 한풀 꺾이는 찰나 글쓴이의 죽마고우 진해의 바다지킴이 해군 상사를 만나게 된다.
전화나 단체톡으로 친근함을 교환한 불알친구다.
이런 됀장이 아니라 이런 쑛킹!이다.
점심 자리를 서둘러 정리하고 발걸음을 만복대로 재빨리 이동시킨다.
14:20

 

 




만복대 0.3km 이정표



바닥에는 콰이어 메트가 깔려 있고 쭈~욱 오름길이다.
등로 양편으로는 금줄이 쳐져 있다.
억새 군락이 형성된 곳으로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면 그만이다.
14:27






만복대
오래된 돌탑 옆으로 정상석이 세로로 길게 세워진 모양이다.
사방 조망은 압권이지만 정상석 주위는 날개미떼 소굴로 사진 한장 찍기도 곤욕을 치러야 한다.
날개미떼 공격과 인증샨 열기라는 방어가 우여곡절 합작품을 양산한다.
급하게 인증을 남기고 뇌의 기억장치를 분쇄하여 굽이굽이를 유영해 본다.
이 산야의 시공간에 더해 줄 의미와 위안의 주군들이 밀려온다.
하늘은 높고 공기는 안온하다.
자연의 발랄한 수다가 흘러 들어오고 모공은 산정의 비경들을 달콤하게 탐닉한다.
만복대란 명칭은 풍수지리상 10승지 중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만인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 하여 만복대로 칭하였다는 설이 있다.
그만큼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복스러운 이름 만큼이나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다.
만복대는 지리산의 서쪽 끝 성삼재와 정령치 사이로 백두대간 구간 가운데 가장 높은 꼭지점을 형성한 곳이다.
또한 북풍한설의 설화도 아름답지만 억새 군락 또한 특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남방면 노고단서 출발한 시선은 동남방면 반야봉을 점착하고 동방면 토끼봉,명선봉,형제봉,연하봉,제석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100리길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남방면 원경은 백운산과 우측 옆으로 조계산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오고 서방면으로는 곡성의 동악산이 조망이 된다.
이후는 내림길이다.



정령치 휴게소까지는 2.0km이다.
한 차례 급하게 내린 후 차분한 능선길이다.
이따금 조망이 떠지는 바위 언덕에 오르면 신명이 난다.
다시 가파른 내림이다.
난간줄도 지나 잠깐 오르고 내린다.
15:05

 


정령치 1.0km 이정표를 지나면서 다시 오른다.
무명봉에 오르니 서.북 방면 시야가 시원하게 뚫린다.
서방면 산동면,주천면 들판이 평화롭고 녹록하다.
북방면 정면으로는 (큰)고리봉,세걸산,팔랑치,바래봉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하늘금의 파노라마가 황홀하다.
잠깐 된비알 내림이다.
우측으로는 100리길 지리산 주능선 등줄이 장쾌하고 위엄 있다.
다시 포근한 숲속 능선길이다.
산죽길은 여전히 싱그럽다.
능선길은 신갈나무의 단심으로 가득하다.
다시 내림길이다.
가파른 흙길 미끄럼에 주의하며 내린다.
이후 완만한 능선길도 잠시 침목계단으로 시작되는 내림길이 가파르다.
침목계단이 끝나니 우측으로 정령치의 잣나무 몇 그루가 반긴다.
잠깐 오르니 우회로로 길이 두 갈래다.
오른편은 정령치로 곧장 내림길이고 왼편은 무명봉 전망처이다.
사방 조망이 으뜸인 곳이다.
발 밑으로는 벌개미취와 산비장꽃이 군무를 이루고 있다.
향긋한 청정의 공기를 마시며 명상에 잠겨든다.


170여 층의 데크 계단이 끝나고서야 정령치 휴게소로 내려선다.
15:29



정령치 휴게소


선두 그룹 몇몇은 (큰)고리봉으로 향하고 나머지 횐님들은 정령치 알림석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맥주 파티를 벌이고 있다.
선두 그룹중에 특이 상황을 살짝 엿보자면 임선영님과 하니님이 있다는거다.
가을이 오면 단풍이 물든 것처럼 나무들의 울혈을 다스리듯 빨강 주황 노랑으로 산야의 가을을 합창하듯 그렇게 선영님과 하니님의 발놀림 또한 단풍으로 물드는가 보다.





사진:박종학,박훈,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