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4년 7/27 장성 입암산 번개산행일지

뫼루 2014. 7. 29. 00:07

산행일시:2014년 7/27
산행지:장성군 북하면 정읍시 입암면


산행순서:남창계곡 주차장-남창탐방지원센터-장성새재갈림길/직-은선동갈림길/우-입암산성(남문)-입암산성(북문)좌-갓바위-은선동삼거리(back)-주차장(원점회귀)


산행함께님:다순구미고문님,만면춘풍님,우도미님,쿠키랑님,코스모스1님,제임스 딘님,크린트님,뭉치님,코크다스님,알브이님,뫼루 이상11명
(가을하늘님,썬파워님 저녁식사 참석)
산행시간:6:31(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8:30
대문을 나서니 영롱하게 빛날 하루를 직감한다.
8:39
만면춘풍님과 빌리앙뜨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기다린다.
곧 이어 코스모스1님이 도로 맞은편에서 무단횡단을 감행하시고 조금 있으니 고문님이 나오신다.
정해진 시간이 되어도 차가 오지 않아 전화했더니 기름 넣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땐 꼭 차 빌려준 렌트회사 사장이 기름이 바닥난 차만 대여해 준다고 욕을 먹는다.

 

 

코스모스1님은 기다림이 지겨운지 무고한 개미들을 괴롭히며 해찰을 부린다.
약속 시간이 20여분 지나고서야 서둘러 출발한다.
9:45
함평 천지 휴게소
코크다스표 포도 세 송이가 아침식사 대용이다.
쿠키랑님은 매점에서 이름모를 도넛 몇개를 사와 든든한 뱃속 충전에 도움을 준다.
도중 우도미님은 밥을 안 챙겼다며 자책을 한다.
라면 먹고 포만함이 상실과 망각을 부채질한 것이다.
모 연인과 동갑내기 친구 둘은 좌충우돌도 판박이다.
10:55
남창계곡 주차장
주차장과 길가로 진열된 차량들이 빽빽하다.
국공 주차장인지 백화점 주차장인지 헷갈릴 정도로 촘촘하고 조밀하다.
남창의 유래는 오래 전 입암산성 남쪽에 식량창고가 있었다는데서 기인한다.
11:05

 


전남대 수련원 삼거리에서 단체 인증을 남기고 직진해서 포장길을 따른다.
조금 걷고 난 후 남경산 기도원 좌측으로 들어선다.
매표소를 통과하니 포근한 숲길로 진입한다.
코스모스1님은 이런 길을 제일 좋아한다며 경망을 주체치 못하고 연신 요란을 떤다.
자연석이 깔린 등로 좌우계곡으로 행락객들이 많다.
풍부한 수량덕에 계곡은 피서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 화장실에 이르는데 이름이 새재 화장실이다.
화장실에 이름이 붙어 씌여진 글귀가 이채롭다.
한 차례 불규칙한 돌길을 지나 다시 자연석 깔린 등로로 이어진다.
11:18

 


장성새재 옛길 삼거리
우 방면으로 장성새재 옛길이다.
장을 보러 가거나 한양에 과거시험을 보러가기 위해 장성에서 정읍으로 넘어가는 지름길 고개다.
숲길의 수림은 풍부하고 다양하다.
개서어나무,고추나무,물푸레나무,느티나무,나도밤나무,사람주나무,이나무,검팽나무,합다리나무,때죽나무,단풍나무,소나무 등등....
11:23

 


첫번째 데크교를 지나면서 포근하고 안락한 삼나무 숲길이 시작된다.
코스모스1님은 이런 길이 좋다며 여지껏 떠들어 대고 있다.
삼나무의 향취에 동화되어 이입된 감정은 마음 속 안온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11:27

 


두번째 데크교를 맞이하며 삼나무 숲길도 끝이 나고 자연석 깔린 등로로 바뀐다.
다리 밑에는 수십 마리의 보들치가 유영을 즐기고 있다.
11:36

 

 


세번째 데크교를 건너 은선동 삼거리
잠시 벤치에서 다리쉼을 하고 인증을 남기고 옷가지를 재정비한다.
우측 남문 방면으로 길을 따른다.
좌측은 하산시 내려올 길이다.
산성골로 올라 은선골로 내려오는 것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산길다운 길이다.
우당탕 흐르는 계곡물 소리는 소곤소곤 경쾌함으로 한층 낮아진다.

 

 


너럭바위에 올라서니 하늘 문이 조금 열리고 우측 계곡물 소리도 희미하다.
여인 한 분은 힘들다고 등로 한 복판에 엉덩이를 붙이고 고충을 토로한다.
다들 무슨 발걸음이 이리도 빠르다며 원성 아닌 엄살을 피운다.
녹음으로 적당히 그늘진 숲길을 완만하게 오른다.
다시 나타난 우측 계곡에는 옥수 같은 계류가 작은 폭포를 연달아 만들어 낸다.
정말 이쁘게도 흐른다.
바위와 물은 한 데 어우러져 친근한 장난을 치고 있는 중이다.
12:03

 

 

 


입암산성 남문
남문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인조물이 먼저인지 자연물이 먼저인지 신기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남문 직전에는 우천 시 좌로 돌아 오르는 우회 탐방로도 있다.
남문 터 위로는 단풍나무 그늘 아래 벤치4개가 있고 잔돌이 깔린 짧은 원형목교 아래로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정교하게 튼튼하게 쌓여진 입암산성의 성벽,세월의 때를 시커멓게 묻혀가는 성곽과 그 곁에서 늙어가는 식물들이 만들어준 그윽한 그늘 아래 세수를 하고 손을 적셔보며 막걸리와 맥주로 입축임과 다리쉼을 즐긴다.
갓바위 방면 이정표를 확인하고 후등으로 길을 재촉하는데 선두 그룹이 길이 아니라며 우르르 back을 하고 있다.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
분명히 그 길인데 등로가 아니란다.
글쓴이만이 아는 범인 여기서는 밝히지 않기로 한다.
가벼운 오름길 발걸음이 가볍다.
등로 주위로는 가는잎 그늘사초와 산죽이 적당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는잎 그늘사초는 바람이 이면 이리저리 살랑살랑 찰랑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곱디 고은 머릿결로 산객들 시선을 끌어 모으는 것이다.
12:30
20여분 편안한 숲길을 지나니 하늘 문이 열리는 분지 길로 들어선다.

 


성안리다.
입암산성의 성내 마을이 거대한 습지로 변한 모양이다.
수만 평 군락을 이룬 찔레꽃 나무 사이로 난 길이다.

 


어느 시골 부락 아랫동네에서 윗동네로 오르는 시골길 답다.
코흘리개 동심의 굶주린 배을 채워 주었을 산뽕나무,개복숭아 나무도 여러 그루 눈에 띈다.
큰 버드나무 아래 돌절구가 있는 집터 앞에서 인증을 남긴다.
갱정유도 교인들이 살았더 집터다.
12:35

 


의병장 윤진의 기념비 통과
왜군이 쳐들어 올 적에 주위 백여명을 규합하여 끝까지 항전을 하다 순절했다니 절로 경외감이 든다.
윗동네로 계속 오르는 그늘사초 길이 포근하다.

 


코스모스1님은 침대 같다며 눕고 싶다고 하더니 철퍼덕 모로 땅에 눕는다.

 


넓은 습지,긴 분지길도 막바지다.
12:49

 


입암산성 북문
안부 사거리로 좌측은 진행할 갓바위,우측은 비탐 입암산 정상길이고  직진 방면은 만화제로 내려가는 길이다.
입암산 정상 방면은 국공관리소에서 목책으로 막아놓은 모습이다.
만면춘풍님과 글쓴이는 우로 돌아 산죽길을 뚫고 오른다.
가파른 능선 오름길이다.
등로는 희미하고 잡목은 많다.

 


그늘사초와 산죽이 뒤섞인 길도 나오고 대슬램 바위도 가로 질른다.
위는 떡갈나무 아래는 싸리나무 산죽이다.
너저분한 돌길에 올라서서 주변을 살펴보니 능선 성곽 위다.
두 차례 평지길 두 차례 짧은 급경사를 오른다.
13:09

입암산 정상
북 방면 뒤로는 떡갈나무가 호위를 하고 남,서 방면 시야는 뻥 뚫린다.
발 밑으로 지나왔던 성안리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한 층 가깝게 느껴진 내장산의 주봉들,백암산,능선 등줄기가 겹겹을 이루는 첩첩산중....
세속물은 보이지 않고 자연의 모든 것만 시야에 들어온다.
산은 거대하고 산림은 빽빽하다.
수풀은 깊고 넓으며 낱낱이 충실하다.
출금을 어기고 기다리고 있을 횐님들도 마음에 걸리고 서둘러 인증을 남기고 눈맛을 다급히 기억에 담는다.
중간 쯤 내려왔을까 쿠키랑님의 황급한 전화 목소리가 심금을 냉각시킨다.
우도미님이 화기를 켜서 단속반에 걸렸으니 내려 오지 말고 있으라는 것이다.
헐!....
만면춘풍님과 글쓴이는 꼼짝없이 오도 가도 못하는 도둑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몇분을 숨 죽여 기다렸을까?......
무한정 쥐 죽은 듯 있을 수는 없고 해서 도둑 걸음으로 천천히 내려온다.
웅성웅성 들리는 목소리가 녹산님들 목소리 같다.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니 북문 능선 삼거리 옆 등로 한 복판에 점심상을 펼친 것이다.
의아와 반가움이 순간 교차한다.
화기를 순순히 인정을 하고 초범?이고 하니 구두 경고만 받았다는 것이다.

 

 

 

 

 


맛있는 점심시간은 산행일 전 금요일 밤 11시가 지나 우도미성님과 글쓴이의 문자 내용을 그대로 옮김으로써 대신한다.
우도미 성님 왈 '버너 냄비'
글쓴 이 '국공인디요'
'그래도'
'남문에서 국공직원 쫒아옵니다 성님잡으러'
'다 오라고 해 염병'
'솔찬이 드셨구먼유'
'삼두잔'
말은 씨앗이 되고 현실이 되었다.
짐작컨대 삼십두잔이다.
북한산에 이어 연이는 잔 꾀의 부활이라고나 할까?
제발 이후로는 헛발질을 하지 마시길......
앞으로는 국공에서 화기를 엄금하든지-당연한 거지만-화기를 준비를 해서 돌아가면서 초범임을 체득 한 후 싹싹 빌든지 할 판이다.
이후는 오름길,몸이 무겁다.

여기서부터 갓바위 아래 시루봉 갈림길이 있는 벤치 있는 안부까지는 영산기맥길을 따르게 된다.
돌계단을 지나 다시 오름길이다.
주능선 평지길에는 떡갈나무 아래로 그늘사초와 산죽이 광범위하다.

 


잠깐 가파른 능선길을 올라 무명봉 하나를 지난다.
등로 주위로는 쉴 만한 공간은 군데군데 여럿이다.
잠깐 능선 평지길 후 가파른 데크계단이다.
주봉 시야가 트인다.

 


철계단을 내리고 오른다.
갓바위 오름 철계단 37개가 가파르다.
다시 데크계단 39개를 오른다.
땀이 뚝뚝 떨어지는 염천에 정상 눈맛의 극한을 끌어 올리는 에너지가 충만해 온다.
14:56

 

 

 

 

 

 

 

 

 

 

 

 


갓바위
갓 모양의 바위가 있고 옆에는 데크 전망대가 설치 되어 있다.
한치의 막힘도 없는 사위가 꿈결같다.
만추의 들판을 보는 듯한 풍요로움이 밀물이 되어 솟구친다.
입암산은 정상의 바위가 사람이 갓을 쓴 것 같다는 말과 능선 위에 바위가 우뚝 솟아 입암이라 했다는 설이 있다.
입암산은 갓바위의 한자명이다.
목포에도 갓바위를 품고 있는 입암산이 있지 않은가....
서방면으론 노령역과 호남터널이 내려다보이고 노령역 위로 쓰리봉과 좌측 방장산이 거대한 삼각뿔 모양의 금자탑을 형성하고 있다.
남방면으론 까마득히 패어져 내린 은선골 위로 시루봉과 장자봉 능선이 기세 좋게 솟아 있고 장성호 너머 멀리 불태,삼인,병풍산과 함께 첩첩산중을 이룬다.
남동 방면으론 가마봉,뒤로 사자봉과 백암산 상왕봉이 마주한 채 자리한다.
동방면으론 까치봉,연자봉,신선봉을 들어올린 내장산이 호쾌한 하늘금을 자랑한다.
북방면으론 입암면 들판 사이로 자로 잰 듯 직선으로 호남고속도로와 호남선 철길이 11자 형태로 실낱처럼 내려다보인다.

 

 


이후는 내렸다 올라서 내리는 길이 특이하다.
데크계단 30여m 길다.
거대한 돌이 큰 구덩이를 형성하고 있다.
희망없는 항구적 노동과 무익을 알면서도 바위를 굴리고 또 굴리는 시시포스가 떠오른다.
가파르게 5분여 내리고 꼬장꼬장한 산죽길 내림이다.
15:22
주차장 4.4km 삼거리
우측으로 길은 있지만 국공 비등길로 이정목은 세워져 있지 않다.
방향은 노령방면이다.
떡갈나무 녹음 속 안락한 능선길을 걷는다.
잠깐 소나무 군락을 지나고 무영봉 하나를 넘어선다.
15:40

 


안부 너른 쉼터
벤치4개가 있다.
포근해 좋다.
다리쉼을 하고 입축임을 하며 회비도 걷는다.
직진 방향 시루봉 오름길은 국공 출금 지역이다.
입암산 정상 출금도 능선상의 성곽이 보존 가치가 높아 막아 놨지 않나 짐작이 든다.

영산기맥길을 버리고 좌틀하여 내린다.
비목나무를 지나면서 계곡이 나타난다.
오솔길 같은 포근한 숲길이다.

 

 

 

 


알탕을 하자는데 여기서 할까? 더 내려갈까? 옥신각신 한다.
안성맞춤 공간이 좌측으로 논에 뛴다.
주변 시선 무시 독불장군식으로 진군한다.
다들 따라 들어온다.
계곡 위로는 삼나무가 상큼한 향취를 발산한다.
물 속에 몸을 담그고 맥주와 소주와 냉오뎅을 곁들인다.
산야에 흩어진 시간들은 삼나무 아래로 수렴된다.
적당히 차가운 계곡물,얼음 속에서 막 나온 술,차디 찬 냉 오뎅,삼나무의 향내로 뒤덮인 녹색공간은 싱그러운 과육 냄새처럼 생동감이 생생하다.
그렇다.
녹음은 이 산야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횐님들간에도 말 없이 소통하는 기관 마디마디에도 가득 차 있다.
삼나무가 군락을 이룬 숲길이다.
16:50
첫번째 데크교
울창한 삼나무 숲,자연석이 깔린 등로다.
산죽길에 접어 들어 주차장 2.5km을 확인한다.
16:54
두번째 데크교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의 향취에 젖으면서 걷는다.
등로는 여전하다.
16:56
단풍나무가 무성하다.
돌길 사잇길에 이어 계곡물 소리가 우렁차게 다가온다.
17:02
은선동 삼거리
우틀하여 이후는 back 구간이다.
뭉치는 마차를 부려 들머리 입구에 대고자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한다.
17:36
남경산 기도원 앞
산행을 마치고 후미 일행을 기다리여 이 산야의 순간 순간들과 악수를 해내는 상상력을 발동시킨다.
입암산의 여름은 하늘을 찌를 듯이 지난한 세월을 모두 통과하며 너그러움과 관대함을 성취한 존재로 이 계절 열천과 바람과 비에 저항하면서도 순응하는 자연의 조화로움을 횐님들 마음 속 깊이 마디마디 선사해 준다.

 

 


 

사진:고용일,선대환,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