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4년 6/8 나주 덕룡산 깃대봉 번개산행일지

뫼루 2014. 6. 9. 22:58

산행지:나주시 다도면 마산리

산행함께님:그린비상임고문님,다순구미고문님,키다리아저씨 회장님,염선비약산회장님,솔잎님,

만면춘풍님,박성희님(만면춘풍사모님),우도미님,쿠키랑님,코스모스님,박은영님,

시크님,차틀러님,크린트님,알브이님,강차원님,뫼루 이상 17명

산행순서:불회사일주문-불회사사적비-능선삼거리-깃대봉갈림삼거리-덕룡산-삼거리(Back)

-깃대봉-우성목장사거리-818번 지방도-일주문

산행일 날씨:맑고 바람없음 후덥덥

산행시간:5:10(쉬는시간,점심시간.가락시간 포함)

이른시간 강차로부터 톡이 들어온다.

일찍 깨어나 잠이 안와서 친구의 차를 빌려타고 일찍 집을 나섰다한다.

만면춘풍님 내외분을 태우고 시크님께 준비상황을 알아볼겸 전화를 했더니 잠에서 막 깨어난 힘없고 가느다란 희미한 목소리

'아! 오늘 일요일이지?'

헐!!!!!

하튼 아침부터 성과 없이 바쁘다.

금원이 기백이 만난날도 좌충우돌 하더니 이번에도 두여인네가 골칫거리 문제다.

앞으로는 두 해찰 소녀의 동선이 주목된다.

9:25

빌리앙뜨 앞에서 차 세대에 분승하고 나주를 향해 출발한다.

가는도중 대다수의 횐님들이 아침식사를 안해서 무안 청천리에 잠시 멈춰 팽나무 그늘아래 평상에서 간단히 요기를 충전하고 1번 국도를 달린다.

10:49

불회사 일주문 도착

갖은 옷가지 먹을거리 기타장비를 정리한후 각자 알아서 몸을 푼다.

불회사 방면 셰멘길을 따른다.

우측 민가 앞에는 고사리 밭이 있는데 출입금지 밧줄을 쳐놓고 '신인숙 백'

이라 적어져 있어 강차를 놀린다.

왼편으로는 편백나무의 울창함이 편안함을 제공해주고 우측으로는 또랑물 소리가 두런두런

소곤대어 귀를 즐겁게 도와준다.

5분여 임도길을 따르니 석장승이 좌우로 있다.

험악하고 무섭단 이미지보다는 너그럽고 온유한 이미지가 특이하다.

우측은 인자하신 할아버지 이미지의 하원당장군 이고 좌측은 포근한 할머니 이미지의 주장군이다.

악귀를 물리치고 객님들 길안내를 도와주는것이다.

길바닥 중앙에는 연화 모양의 보도 블럭이 깔아져 있다.

진흙속에서 연꽃은 피어나나 자체론 청정무구한 열반의 경지를 뜻한다.

우측 계곡 위로는 단풍나무 녹음이 반갑게 맞아주고 좌측으로는 수령 약 600년된 느티나무가 자태를

뽐내고있다. 연리목이다.

11:11

불회사 사적비

뒤편으로 등로가 있다.

들머리인 셈이다.

단체 인증을 남기고 불회사 절골를 탐색하기로 한다.

불회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세운 사찰로 알려져 있다.

마라난타이후 신라말 도선국사가 중건하고 1403년 원진국사가 중창했다고 한다.

다도면의 '다'자를 보면 불회사는 차와도 깊은 관련이 있음을 시사 해준다.

조선후기 대선사이자 한국 다도의 기초를 세운 초의선사가 출가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부처가 돌아온다' 는 불회의 해석과 더불어 시대를 짐작해 보건대 대륙에서 한반도로 불교가 전파

될 즈음 거의 초창기 절일듯 싶다.

할말을 멈춘채 눈으로 곳곳을 마주치며 목탁소릴 귀로 담으며 가슴으로 쓸어안은다.

불회사는 십수채의 전각들이 비자나무와 동백나무 숲을 등지고 계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배치 되어있다.

덕룡산 중턱 마치 연꽃속에 들어앉은 형국이다.

봄경치는 불회사가 최고이고 가을경치는 내장사가 최고라는 '춘불회 추내장'이라는 그 명성만큼이나 풍경에 압도 된다.

11:20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호흡도 잠시 곧바로 가파른 경사면을 오른다.

5분여 오른후 왕대군락을 뒤로하고 또랑물 원목교를 건너 침목계단이 뒤섞인 비탈면을 계속오른다.

비자나무에는 그루그루 마다 식별번호가 걸려있다.

초입에서 해찰부린 다람쥐 여러마리를 목격한 것으로 보아 관리가 잘 되어있고 숲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수관부는 촘촘하고 내밀한 분위기다.

태양이 작열하는 한낮에도 나뭇잎이 숲천장의 모든 틈을 메워서 어두 침침하다.

충분한 수분덕분에 빠른 식물 생장이 일어나고 서로 쭉쭉 뻗으면서 햇빛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나무 꼭때기가 서로 맞닿아 만들어진 이 녹색융단의 최상위층을 수관부라 부른다.

마지막 길게 줄지어선 침목계단이 힙겹다.

11:35

주능선 삼거리

이내 땀으로 흥건히 적신다.

후미를 기다리며 가뿐숨을 가라앉힌다.

일주문 좌측으로 오르는 등로가 여기서 합치된다.

이후 능선길이 안락하다 싶더니 완만하게 내려 계속 오름길이다.

코스모스님은 왜 회비를 안걷느냐하며 오늘 공짜인가? 하고 자지러지게 여유를 보여본다.

적송,신갈나무,떡갈나무,굴참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혼재림이다.

11:46

무명봉 하나를 지나 능선 안부에 이르러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11:47

치킨과 캔맥 막걸리로 목축임을 하고 다리쉼을 즐긴다.

12:04

출발

능선길 곳곳에 맷돼지 분비물이 많다.

상위 지배층이 있다는건 이산이 건강하다는 뜻이다.

싸리나무로 빗자루 만든 요령도 설명하며 도란도란 계속 걷는다.

봉분히 평토가 되어버린 음택지도 지난다.

땀은 쉼없이 흐르고 바람은 한점도 없다.

12:09

무명봉 또하나지나

수분이 물리적으로 느껴지는 공기

차가운 공기가 시원하다.

도톰하게 낙엽이 깔린 좁은 능선길이 포근하다.

강차원 주위은 왜 저리도 시끄럽냐며 우도미님은 핀잔을 준다.

무연고묘 한기를 지나 계속 오른다.

12:22

무명봉

잠시나마 하늘문이 열리고 조망이 트인다.

12:24

깃대봉 갈림 삼거리

여기서 덕룡산 까지는 0.5km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km는 되는듯 싶다.

덕룡산으로 향하는 등로는 희미하다.

잔가지 정리와 톱밥의 상태를 미루어 볼때 몇일전에 등로가 정비된듯 하다.

띄엄띄엄 산죽길도 나오고 잔가지를 치우고 거미줄을 먹으며 헤쳐나간다.

정상 밑에선 쌈박 오름길도 만난다.

12:40

덕룡산 정상

서어나무 한그루에 정상목은 철사줄로 묶여있다.

사방시계는 없고 어둡고 답답하다.

횐님들 땀값에 보상이 없다.

허무함으로 난망함이 얼굴에 가득하다.

조망도 없고 바람도 없다.

실망도 잠시 정상 인증샷으로 다시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지나왔던 삼거리로 돌아가 점심을 하기로한다.

산죽사이로 맷돼지 똥이 많다.

아늑한 녹음터널을 재잘재잘 거리면서 걷는다.

13:12

삼거리 (back)

점심

점심은 한자어 그대로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말이다.

출출할때 가볍게 먹는 간식을 일컬었는데 오늘날에는 하루 세끼중 중간식사로 자리 잡았다.

마음에 점을 찍고 넘길까? 다음 끼니를 기다리기 전에 점을 찍을까?

풍요로운 음식은 순식간에 배낭 이쪽저쪽에서 쏟아져 나온다.

점심보다는 시원한 캔맥과 막걸리를 갈구 했는지도 모른다.

성대한 만찬은 쓰레기를 가득 낳는다.

여기서 녹산 전 횐님들께 당부 한마디

앞으로는 모든 횐님들께오선 개인용 젓가락,개인용컵,개인용플라스틱 접시 하나쯤은

의무적으로 지참하시길 당부한다.

이리 되면 일회용 제품 사용은 끝장이 나고 최소량의 쓰레기만 남게된다.

재화의 과소비는 쓰레기를 생산하여 자연에 대한 채무상태로 빚이 된다고 마복산 번개 산행일지에

서술한적이 있다.

자연은 인류에게 문명을 잉태시킨 무대이자 미래를 여는 상상력의 근원이다.

치유의 핵심은 간단히 정의하면 일상성의 복원이다.

그런 일상성이 확보돼야 다음 수순의 삶을 생각해 볼수 있어서다.

다음 수순은 계속해서 지금껏 하던대로 하게될지 말게될지 고민을 한다는 뜻이다.

쓰레기 정리 운운 거론이 이 일지를 마지막으로 무거운 내용을 쓰지 않게 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14:32

재출발

다시 무명봉 하나를 넘고 내린다.

내림길에는 미끄러워 밧줄에 의지한다.

안부지나 다시 오름길

굴참나무 신갈나무에 마삭넝쿨이 숨을 조이고 주목의 신음소리는 통곡으로 바뀌는듯 하다.

능선길은 다시 허릿길로 내려 앉은다.

아늑한 허릿길 싱싱한 톱밥의 흔적은 곳곳에 있다.

안부에 닿으니 개복숭아 한그루가 유독 눈에 띈다.

뒤쪽으로 희미한 등로가 감지 되는데 덕룡산에서 계속 직진하면 이리 나오지 않을까

억측도 해본다.

다시 완만한 경사와 급사면을 오른다.

14:55

깃대봉

보도블럭이 곳곳에 너지분하게 널려져있다.

헬기장이었나 생각이 들고 정상석은 돌하나에 유성펜으로 글씨를 써 놨는데

깜직하며 이동이 가능하다.

바닥에는 산개미 소굴로 까맣다.

산객들이 버린 음식으로 이곳으로 개미들이 집단 이동을 한것이다.

여기도 조망은 꽝이다.

동서남북 위치 판별불가 개미떼들의 집단 기습공격 따가운 햇볕 멍시계로 답답한 마음

서둘러 인증을 남긴다.

이후 내림길 한차례 바위 언덕 길도 뚫고 계속 내림길

안부에 이어 등로가 훤한 다시 허릿길 오름이다.

15:12

우성 목장 깃대봉 갈림길 사거리

벤치가 2개있고 지게도4개있고 원형 목재가 수북히 쌓여져 있다.

침목 계단 공사에 쓰일 자재들이다.

이정표 뒷편으로는 산죽밭이 펼쳐져있다.

강차는 지게를 지고 팔차원의 모양새로 웃음을 선사해준다.

솔잎님은 두 장 가락으로 산새들과 맞짱을 뜬다.

고요하고 적막하게 땀이 식혀진다.

옥구슬이 쟁반위를 자지러지게 구른다.

단아와 청순으로 비단결 물결을 이룬다.

횐님들 내면 속떼는 치유의 상승 곡선을 타고 여과되고 정화되어 끝 없이 분출한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늘 곁에 있는 달같은 횐님들이 고맙고 그리운 시간이다.

15:43

다시 오름길

목재를 나르느라 등로는 파헤쳐져 있다.

산야의 곡소리가 귓등에 뱅뱅 돈다.

무명봉 정상 언저리에 원형 목재 무덤이 쌓인 또 한곳의 공사 현장을 지난다.

이후는 쭈~욱 가파른 내림길이다.

미끄러움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밧줄에 의지해 천천히 내린다.

이십여분 내려오니 경사가 조금은 순해진다.

다시 완만한 오름에 이어 평지봉을 넘어 커다란 묘한기를 만난다.

국화과의 하루살이 초화인 백일홍이 곳곳에 만발해 있다.

무연고묘로 문패없는 음택이다.

적송 군락의 녹음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멋대로 무성하게 자라서 서로에게 오후의 그림자를 떨구고 있는 생명을 가진 유기체다.

오분여 내려오니 단정한 묘 두기가 나오고 밑으로 차소리가 들리고 나무틈 사이로

속세가 보이기 시작한다.

16:05

818번 지방도로 내려선다.

16:08

삼분여 도보로 우측으로 두번돌아 일주문을 만난다.

돌아오는길에 죽산보에 들러 힐링 시간을 추구한다.

얼린 캔맥과 소주로 한잔한잔 정을 주고받는 축제의 현장이다.

힐링은 바람보다 먼저오고 강물보다 더깊이 빨려들어온다.

치유는 두둥실 강을 건너 맞은편 산너머로 날아간다.

구름 한점 없는 높은 하늘로 마치 날아 오를것만 같은 들뜬 기분으로 맞게 되는

죽산보의 흔적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오아시스로 뛰어들 기억으로 저장한다.

돌이켜 보건대 금일 산행은 그린비 상임고문님과 키다리아저씨 회장님과 함께 하시어

더욱 빛나고 알찬 산행 이었지않나 감히 장담한다.

사진:이경자,김인숙,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