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4년 51보성 초암산 번개산행일지

뫼루 2014. 5. 13. 21:36

산행일: 2014년 5/11

산행지: 보성군 겸백면 사곡리 초암골

산행함께님: 우도미님,시크님,퇴깽이님,크린트님,썬파워님,코크다스님,뫼루 이상7명

산행순서:수남주차장-수남삼거리-초암산-수남삼거리(Back)-원수남삼거리-밤골재삼거리-철쭉봉

             -무명봉(폐헬기장)-광대코재-무남이재-임도

산행시간: 5:28

산행일날씨:오전 맑음 14시이후 보슬비 굵어짐

 

전날 우도미님과 통화하면서 글쓴이가 시크님만 태우고 명산으로오면 바로 출발할거라고

약속이 되어 있는 상태다.

8:45

명산에 도착하니 가을하늘님으로부터 협찬받은 명차가 대기하고 있다.

마부는 썬파워 그런데 횐님들 숫자가 한참 모자란다.

물어보니 누구누구 어짜고 저짜고... 온갖 핑계가 많다.

헐!!!

강차원이 불참하여 글쓴이가 일지를 대신 쓰는데 날벼락 맞은 기분이다.

그러나 어쩌랴

인간의 의욕 역시 무상과 겸허의 거리감 속에서 더불어 발아하는 것이거늘...

출중한 산행미로 다져진 일곱님의 초암행 마차는 출발을 고한다.

목포-광양간 고속도로

9:07

 

 

 

영암 주차장

코크다스표 김치전과 시크표 파인애플에 보리밥 한술을 뜨고

글쓴이는 편의점에 들러 메모지를 구한다.

9:19 재출발

고속도로-보성IC-18번국도-2번국도 경유-845군도

10:05

 

 

수남 주차장

 

 

먹을거리를 나누어 지고 배낭을 장전해놓고 체내 분비물을 배출한다.

10:12

 

 

감나무 2그루가 생기넘치는 신록을 자랑한다.

경사면 흙길이 이상 힘에 부친다.

 

 

 

바람은 신록들을 사정없이 휘갈겨 뒤집히고 그때마다 흰 속살을 고스란히 내보인다.

초라한 무연고묘 두기를 지나 능선마루에 닿는다.

이후 완만한 능선오름길

10:22

 

 

단정한 연고묘 두기를 통과한다.

잠깐 숨을 돌리고 옷가지를 재정비한다.

계속된 능선오름길에 시크님 힘들어한다.

 

 

퇴깽이님은 우항청심원을 먹으라고 권하는데 시크님 손사래를 친다.

뭔 고집이 쇠심줄이다.

보다못한 썬파워가 앞에서 끌어주어 챙겨주니 잘 오른다.

계속된 빗면 오름길

건조한 흙먼지가 바람에 실려 촘촘한 거미줄 모양으로 아지랭이 곡선을 그리며 코와잎으로 스며든다.

잠깐 평평한 골짜기 허릿길을 돌아 주능선 안부에 도달한다.

10:42

 

 

 

순대와 맥주로 목축임을 하고 다리쉼을 즐긴다.

하늘은 투명하고 바람은 자유롭다.

졸참나무 신록은 줄기차게 흔들린다.

이후 건조한 능선오름길이 푹신푹신 하다.

골짜기 허리길 내림에 이어 침목 계단을 한차례 통과하며 계속 오름길이다.

안간힘을 쓴 정상 발걸음은 횟수와 빈도등의 수치를 기록해 주지만

머릿속에는 심상과 기억이 남는다.

11:14

 

 

주능선에 도달이후 능선길이 편안하다.

안부에 이르러 묘한기를 지나니 철쭉이 간간히 보이기 시작한다.

철쭉 군락속에 산딸기 푸긋한 꽃망울과 새끼열매가 정겹다.

11:32

 

 

 

 

정상밑삼거리

수남주차장에서 갈라진 등로가 여기서 합치된다.

11:35

 

 

수남삼거리

 

 

 

 

정상 큰 도팍을 배경으로 인증열기가 달아오른다.

거대한 묘 한기가 이곳 주인이라고 시위하고있다.

이지방에서 꽤나 영향력있는 인사가 아니었나 짐작이 된다.

11:38

 

 

 

 

 

 

 

 

 

 

 

 

 

초암산 정상

뫼산자 모양을 그리는 봉우리 망호암이 특이하다.

초암산은 일명 금화산이다.

백제 때 성황을 이루는 대사찰 금화사에서 유래했는데 빈대가 심하여 불로 태워 없앴다고

문적은 없고 구두로만 전해진다.

달아오른 생명의 왕성한 혈기를 싸늘하게 식히는 차가운 바람이 몰아친다.

서방면으로는 주월 방장산이 병풍처럼 둘러처져있고 그뒤로 존제산이 자리하고 있다.

남방면으로는 오봉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서방면으로는 보성의 크고작은 산들이

끝없는 마루금을 형성하고 있다.

11:49

수남 삼거리 (back)

이후 능선길 조망이 시원하다.

헬기장을 지나 능선길은 계속된다.

썬파워는 이런 능선길을 말을타고 달리면 좋겠다 한다.

말을 타고 파발을 수행하는 기수가 이 고을 어여쁜 처자에 마음을 뺏겨 해찰을 부리다

파발꾼 역할을 고사한다는 실없는 농담을 하고 웃는다.

11:53

 

 

원수남 삼거리

능선 안부에 6개의 벤치가 마련되어 있는데 1개는 넘어져 있다.

뉘가 발로 차서 넘겨뜨렸는지 자연 유실의 흔적은 없고 제 모양이 아니다.

12:07

 

 

밤골재 삼거리

금천에서 오르는 합수점이다.

한바탕 한 무리의 산객들 식사로 왁자지껄이다.

이후 철쭉봉 오름길이 가파르다.

12:15

 

 

 

 

철쭉봉

넓은 헬기장으로 정상석은 없다.

초암산 정상 못지않은 사방 시야가 일품이다.

고흥의 명산들이 그 위세를 꿈틀거리고 주월산 방장산 너머로 보성강이 도도한 물줄기를 드러내고

멀리 보성만도 시야에 잡힌다.

거센 바람을 피해 반대 사면 아담하게 웅크린 자리가 있다.

 

 

점심

농어회판,닭발,철밥,라면 등등

한바탕 자진 모리의 흥겨움이 지나간다.

포만감으로 얼룩진 육신은 배낭속 에너지가 무방비 상태임을 증명하고 중량은 가벼움을 선사한다.

헬기장 한곳을 지나

13:26

 

 

제3쉼터

다시 오름길 몸이 무겁다.

고개 하나를 넘어오니 갑자기 하늘의 심산이 뒤틀린 이상한 징후가 감지된다.

안부 삼거리에서 바로 하산할지 광대코재로 계속 진행할지 의논한다.

하산불가 직진

다시 오름길은 키가큰 철쭉의 신록이 반갑다.

 

 

 

 

삼차원적 녹색 미로를 걷는듯 하다.

높은 피뢰침 철탑이 세워져 있는 폐헬기장을 경유한다.

내림길에 시크님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데 또 오른쪽 궁둥이가 먼저 닿는다.

분명 짝 궁둥이임에 틀림없다.

 

 

 

광대코재 오름 발걸음이 힘겹다.

13:56

 

 

광대코재

호남 정맥과 합치되는 봉우리다.

여기서부터는 정맥길이다.

이후는 급경사 내림길이다.

까르르 울리는 까마귀떼 소리가 피곤한 팔다리 근육으로 스며드는것만 같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피부로 감지 되는 수중기가 대기중에 무겁게 걸려있다.

임도를 관통하여 급내림에 이어

14:15

 

 

 

무남이재

한발 앞서 불어온 바람에 긴박한 소식이 실려있다.

공백도 잠시 작품의 서곡처럼 흐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머리론 비가 내리고

몸으론 바람이 분다.

 

 

 

 

임도를 걸어 내려오는데 빗방울이 커진다.

초록색 잎마다 한꺼플 두꺼플 물이 입혀져 바람에 번들거리고 나뒹굴며 물방울을 튀긴다.

썬파워는 차를 가지고 오겠다고 먼저 내달린다.

36계 줄행랑 치는 뒷모습이 그리도 해학적이다.

나머지 여섯님들은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에서 비를 피해 기다린다.

프랑스 시인 블랑쇼는 '기다림은 마모되지 않는 마모'라 노래 했던가?

축축하게 젖은 두손을 따스하게 비비고 머릿결 사이로 지나가는 찬바람을 음미하며 옷깃을 여민다.

돌아오는길을 안내하는 마부는 코크다스다.

중간에 동네 점방에 들러 맥주와 소주를 구입한다.

여유로운 시간에 차안에서 참새떼 같은 수다를 즐긴다.

오늘의 탐험이 가져다준 환희를 조용히 마시는 삶의 여백을 채우는 즐거움을 말함이다.

 

 

 

 

사진:이경자,성주환,선대환,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