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4년 4/20 고흥 천등산 번개산행일지

뫼루 2014. 4. 21. 23:50

산행일시:2014년 4/20

산행지:고흥군 풍양면

산행함께님:다순구미님,염선비님,우도미님,시크님,짱구님,가을하늘님,강차원님,뫼루 이상8명
산행과정:천등마을-유자농원 삼거리-사스목재임도길-칼바위-천등산-앙천잇재-딸각산-앙천잇재-천등마을

산행시간: 5:48(쉬는시간 점심시간 포함)

 

8:23 해수청앞에 시크님이 마차를 세워두고 기다리고있다.

       곧이어 고문님이 오시고 뒤이어 짱구님이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바로 출발한다.

       강차원은 가는도중 강진 버스터미널에서 합세하기로 하고 염선비님 우도미님 가을하늘님이 탄 마차는 보성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된 상태다.

9:38 보성휴게소

       고문님이 준비해오신 떡과 매점에서 구입한 음료수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출발한다.

       강차원이 차를 옮겨탐으로 한차에 4명씩 분승하고 이내 출발한다.

 

 

10:54 천등마을 들머리다.

        애초에 계획했던 송정마을을 잘못 인식해 천등마을로 들어섰는데 내비가 술이 취한 모양이다.

 

 

        음식을 나누어 지고 갖은 채비를 갖추어 마을 중앙 안쪽 임도길로 올라선다.

 

 

        길이 Y 자형으로 나누어져 있어 밭에서 호미질로 지심을 캐고 계신 마을 아낙네 한분께 물어보니 왼쪽 오름길이라 한다.

        올라가는데 짱구님 배낭밑에서 뚝뚝뚝 흘러내리는 물방울의 정체를 물어보니 수박을 얼려서 팩에 담았는데

        녹아서 흘린다며 시원해 좋단다.

 

 

        시멘트 임도길이 끝날 즈음 왼쪽으로 희미하게 오르는 등로가 보인다.

 

 

        입구에서 단체인증샷을 남기고 야트막한 낙엽이 쌓인 흙길 사면을 오르는데 잡목과 덩쿨이 가로막아 조금은 성가시다.

 

 

        무연고묘 한기를 지나고 연고묘 한기를 지나니 찔레꽃 제비꽃 등 여러 야생화가 반갑게 맞아준다.

        우리사는 세상이 이만한 모양과 맵시를 가지는건 이작은 것들의 덕분이 아닐까?

 

 

 

11:30 사스목재임도

        두개의 석걸상이 마련 되어 있고 위로는 등나무가 칭칭감아 만개하여 하늘을 덮고 적당한 그늘을 조성해준다.

        짱구님표 수박과 전부침 맥주 막걸리로 다리쉼을 즐기며 제각각 흔적물 남기기에 바쁘다.

        천등산 정상까지 1.1km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임도를 따라서 오르는 방면은 철쭉평원으로 가는길이다.

        차량몇대가 지나간다.

        여기 천등산 철쭉평원은 바로 밑에 까지 차로 갈수있는 주차장이 있어 노약자나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는 가족님들께

        인기가 좋은곳이다.

11:42 재출발

 

 

        흙길 오름길을 거쳐 넓다란 바위언덕길을 한차례 오르니 서서히 조망이 트이면서 천등산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듬성듬성 철쭉이 반가워 해주는 야트막한 오름길이다.

 

 

 

        우도미님은 새로 산 등산화가 이틀후 세일가로 판매된다는 문자를 통보 받았다며 억울해하며 분통을 터트린다.

12:01 430m

        밋밋하던 산길이 갑자기 돌변한다.

        억척스런 돌판 너덜지대다.

        시크님이 힘들어 해서 기다릴겸 얼음물로 목축임을 하고 서서 기다리기로 한다.

        주 능선에 올라서니 신의대 군락지로 돌담이 쌓여있다.

        오래전 산성의 흔적이다.

        네발로 두차례 기어오른다.

474m 남방면으로 아래 풍남항이 다가와있고 멀리 소록대교와 거금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밑은 사나운 돌길 바위사잇길 된비알이다.

        흔들거리는 돌을 잘못 딛어 짱구님 넘어지는데 깜짝놀라 괜찮냐고 물어보니 괜찮다한다.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린다.

        끌어주고 밀어주고 잡아주면서 힙겹게 오른다.

        눈은 즐겁지만 발은 험준하다.

        굽이굽이 바위고개들이 눈을 매료시킨다.

 

 

12:33 정상 200m거리 무명봉

 

 

 

 

        사방팔방 조망이 압권이다.

 

 

        염회장님은 무명봉 하나를 더 탐험하러 밑으로 내려 가시더니 거기가 거기일것 같다며 금새 되돌아 오신다.

12:48 천등산 바로 옆 무명봉

 

 

 

        커다란 화강암 언덕위다.

 

 

        잡목으로 쌓여있는 정상보다는 여기 조망이 더 좋을것 같아 단체 인증을 남긴다.

 

 

12:55 천등산 정상

 

 

 

 

 

 

 

 

        천등산은 고흥반도 남단 끝자락에 위치한 바위산으로 하늘에 닿는다 해서 천등이라고도 하고 스님들이 정상에 천개의 

        등불을 바쳤다는 설 수양차 밤이면 수많은 등불이 켜져있었다하여 천등이라 했다는 설도 있다.

        이곳은 한때 수군 만호가 지킨 조세를 배로 운반하는 조운의 경유항이었지만 지금은 인적이 드문 어항으로

        어부가 어장을 하고 어로에서 돌아와 어선을 정박하고 어창에서 고기를 꺼내는 어민의 낯빛을 만날수 있는,남면 밑으로

        풍남항의 한적한 모습을 볼수있는 그런 곳이다.

        천등산도 여느 바닷가 섬산처럼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는데 동쪽으로 마복산 서쪽으로 장기산 봉수와 서로 응했다.

        지금은 작은 제단이 마련되어 있어 기우제를 지낸다.

        정상 북면 중턱에는 금탑사가 있다.

        금탑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절뒤로 비자나무숲은 광활한 면적에 동백숲과 군생하고 있다.

        무성하고 울창하여 농후한 세월의 무게를 충분히 느낄수있다.

        하부 식생으로 맥문동과 춘란이 흔히 보이고 가장자리에는 꽃 무릇이 군락을 이르고 있다.

        지금은 송광사 말사이며 여염집 같은 적요한 산사다.

        동으로는 비봉산 그뒤로 마복산 왼편 멀리 팔영산이 목도되고 서방면으로 별학산 장기산이 남쪽으로는 유주산

        멀리 다도해의 풍광이 펄쳐져 있다.

 

 

 

        엄숙하고 경건하며 숙연한 산행을 다짐하면서 이곳 정상까지 닿았다.

        진도 앞 참담한 비보에 고인의 편한 영면을 바라옵고 여러유족과 실종자 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자 간절한 마음을

        한데모아 묵념을 한다.

        봉우리가 하늘에 닿는다 라는 천등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 모아지고 모아져 결국 하늘에 닿는다라는 의미일까?

        '참담하고 비통하다

         저만한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글쓴이 또한 억장이 무너지고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자본의 폭력과 야만의 껍데기는 가고 최후의 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한다.

         부디!!!'

 

 

1:05 점심시간 금탑사 방면으로 바둑판 모양의 너럭바위가 있는데 이곳이 신선대다.

        우리를 위해 준비된듯 안성맞춤 점심자리를 제공해준다.

        참치회 야채무침 닭발과 돼지 껍데기의만남 알밥 라면등등

        애도의 묵념을 기억하며 흥겨운 점심식사 성원을 이룬다.

        주거니 받거니 맛있게 음식을 들지만 건배사는 하지않는다.

2:47 점심후 출발

 

 

      철쭉평원 방면으로 능선길을 내려서는데 정면으로 철쭉평원의 붉은 물결이 흔들흔들 포착된다.

 

 

 

      혹자는 상승과 추락의 단애가 봄이라 했던가?

      발화와 활생의 만개를 거쳐 낙화까지도 정결함으로 가득하여 그리 말하리라

      신록의 예찬과 철쭉의 합창을 온몸으로 빨아드린다.

      능선 흙길 내림에 미끄럼을 조심하여 당도한 임도

3:05 앙천잇재

      간이 화장실이 하나 있다.

      고문님 들어가서 일을 보시고 나오시더니 아주 상태가 깨끗하다며 꼭 일지에 서술하라고 당부를 하신다.

 

 

      양방면으로 편백나무 군락을 뒤로하며 오르니 작은 공터가 있다.

 

 

      천등산을 배경으로 단체인증을 남기고 오름길에 올라선다.

 

 

      가파른 경사면에 올라서니 풍남항 방면으로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고 바로 위가 딸각산 정상이다.

3:30 딸각산 정상

 

 

 

 

 

       서쪽에 있던 마복산이 어느새 북방면으로 물러나 있다.

       이곳은 3개면에 걸쳐 있어 보이는 각도에 따라 다르다.

       산은 언제나 그속에 들어가 보아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딸각산 정상의 풍경 또한 빼어난 비경을 자랑한다.

       그 산수 그 때깔 그 풍광을 눈으로 허겁지겁 삼킨다.

       실용의 세계를 넘어 신비롭고 무한한 초월의 세게를 가슴속으로 품어 안은 진군의 한 장면이다.

 

 

       우도미님은 죄수번호 429번을 외치며 사진을 찍으라고 성화고 옆에서 고문님은 외국인 죄수 같다며

       농을 거들기에 다들 폭소를 터트린다.

       이곳 딸각산은 바위산을 타고 오르면 너덜언덕이 딸각딸각 소리가 난다 하여 그 음성어를 빗대어 딸각산이라 했는데

       일본넘들이 딸각을 달각으로 풀어 다시 월각으로 변천됐다는 것이다.

       암튼 이정표 여러곳에 딸각산이라 표시 되어 있고 현지인들도 딸각산이라 이름하니 월각산보다는 딸각산이 합당하다고

       이해하는 편이 맞을듯 싶다.

 

       점심때 남겨놓은 닭발과 종가집 김치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신록은 파릇파릇 살랑살랑 행복한 산행파티에 응원의 손짓을 보내는 듯 하다.

       시간은 무한정 흐르고 운전을 해야하기에 술을 먹지않은 마부 둘은 지루함을 토로한다.

       먼저 내려가기로 하고 길을 잡는데 강차원도 같이 따라 나설거라고 한다.

       고문님은 내려갈지 남을지 줄을 잘 서라며 찬밥 냉동밥 운운 면박을 주고 웃으신다.

 

 

 

4:42 천등마을로 원점 회귀

       왔던길을 되돌아 명산참치회에 닿아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을 보낸다.

       뒤늦게 뮤즈님이 왔는데 반가워서 인지 쓰레기 성 이라 농을 친다.

       딸각산 정상에서 고문님께 실컷 듣고 왔는데 또 쓰레기 성 이라니.....!!

       한 마디 하고자 한다.

      쓰레기 아저씨  쓰레기 성 이라고 부르는데 어떠한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도 쓰레기 하면 어감이 안좋아

      듣기 싫은 건 듣기 싫은 것 이다.

      글쓴이를 쓰레기 아저씨라 처음 지칭한 뮤즈님은 혹시나 이글을 보게 된다면 원죄의 그늘에서 대오각성하여

      주변인 설득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농도가 더해가는 천등산의 기억은 낭만적인 감정을 수반한채 마음한편에 장착된다.

      무릇 등산이란 산으로 상승 할때도 좋지만 은근한 취기와 종아리의 뻐근함을 안고 터벅터벅 지친 다리를 끌며

      집으로 미끄러져 들어갈때는 행복이란 재산이 뇌리에 가득한채 넉넉함으로 천등산의 능선이 귀에 걸린다.

 

 

 

 

사진:박훈 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