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4년 3/30 강진 만덕산 번개산행일지

뫼루 2014. 4. 1. 00:00

산행일시:2014년 3/30

산행지:강진군 도암면 석문리

산행함께님:다순구미고문님,만면춘풍님,우도미팀장님,노형균님,장정훈님,강차원님,뫼루 이상 7명

산행과정:석문교-용문사-264봉 3거리-323봉-312봉-233봉-경찰송신소-바람재4거리-깃대봉(정상)-백련사-다산초당-

             다산유물전시관

산행일기상:오전늑늑축축다습 바람조금 11시이후쨍쨍

산행시간:6:52 (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8:40 한 주 건너 뛰자던 급번개공지 밖은 어둡고 눅눅하니 도로는 간밤에 내린 빗줄기로 흥건히 적셔져 있다.

       안온한 일상을 거부하고 내적분열을 통해 창조적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것 번개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몽탄에서 넘어온 장정훈님의 마차에 몸을 싣고 해수청에 당도한다.

8:59 먼저 와 계신 만면춘풍님과 만면웃음가득으로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조금 있으니 우도미팀장님 마차가 고문님과 노형균님을 모시고 도착한다.

9:01 짧은 인사말을 뒤로하고 목적지로 바로 출발한다.

       (가는도중 강차원은 강진 의료원 앞에서 합세하기로 함)

       2번국도-서영암IC-목.광양간 고속도로-강진IC (마차 한대는 2번국도로 쭈~욱 내달림)

9:34 강진 의료원 앞에서 강차원을 40분에 태우기로 약속 했는데 두 분 마부께서 서두르는 바람에 몇분기다리게 되고 강차원이

       도착하여 다시 출발한다.

       -18번국도-55번군도

 

 

9:52 석문교 도착

       마차한대는 날머리인 유물전시관 주차장에 모셔두고자 글쓴이와 장정훈이 다시 움직인다.

       다시 석문교에 당도하여 훈훈한 먹을거리를 나눠지고 산행을 시작한다.

 

 

10:05 들머리인 석문교 주차장에서 단체 인증을 남기고 용문사 방면으로 임도길을 오른다.

        좌우로 동백,수선화,진달래가 만개하여 횐님들을 반긴다.

 

 

10:12 용문사

        창건 시점이 고려시대로 추정되지만 본래 명칭이 석문사였으며 백련사 소속 암자였다.

        1947년 박계수향이 개축하고 용문사로 명칭을 바꾸었다.

        신흥사찰이어서 그런지 대웅전 현판대신 큰법당이라고 걸려있는 점과 나옹선사의 청산을 나를 보고 란 선시가 적혀있는 점

        틀어져 있는 절집의 배치 또한 특이하며 친근감이 든다.

        은은한 색감과 고졸한 형태가 정확해진 원근법과 현대적인 표현을 통해 한결같이 온화한 정감을 선사한다.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건축이 다시 우리를 만든다 라는 말이 실감난다.

 

 

        약수터 좌측으로 올라서니 가파른 빗면 흙길이다.

        비가 온 뒤라 여간 미끄럽다

        이후 된비알

        사방은 짙은 안무로 어둡고 답답하다.

        ??? 산불의 흔적 자세히 들여다보니 최근에 화마가 할 퀴고 간 흔적이다.

        관목의 하부는 검게 그을려 새까맣고 잡목들은 고사하여 검고검은 재로 변해있다.

        망연자실 가슴이 에린다.

        바다에 철책을 두르고 강에 생채기를 내며 암반에 구멍을 뚫고 온 강산을 빈자리 없이 파며,깨고,세우며,뚫고,내리찧으며,

        벗기고,덮어 쒸우는등 거기에 산불까지 순리에 역행을 서슴치 않는건 오직 인간들 뿐이다.

        서두에 속이 불편한 무거운 글을 쓰게되어 글쓴이 또한 마음이 아프다.

 

 

10:29 250m

         다습한 기온으로 덮다.

         강차원표 김치전과 쑥전을 안주삼아 막걸리와 맥주로 목축임을 하며 다리쉼을 즐긴다.

 

 

         전부침이 맛있어 강차원이 혹시 스낵집이라도 개업하게 되면 녹산님들 한달에 10만원은 꼬박꼬박 찍겠다고 놀리시며

         웃는다.

 

 

10:40 다시출발

        여기 주능선까지 산불의 흔적이 닿아있다.

        꽤 큰 산불이 난 모양이다.

        꼬불꼬불 오르락 내르락 제 멋대로 나아져있는 등로

 

 

 

 

10:44 264m 3거리 이정표가 있다 간단히 인증을 남긴다.

         이후 된비알의 연속

         너덜지대에 너덜컹 등로를 한번 차고 오르니 먹구름이 서서히 걷힌다.

         온산야가 진달래로 푸른물결을 이룬다.

 

 

10:51  능선에 올라서니 생각나무 진달래의 멋진 조합품이 횐님들을 맞이한다.

          남서풍이 세차다.

 

 

 

          서방면은 햇볕이 들판을 따스하게 내리쬐고 동방면은 잔뜩 찌푸린 안개로 어둡다.

           뜨거운 얼음이나 꼬이고 말린 구름처럼 두 성분이 양립할 수 없는 형용 모순이랄까?

          신기한 자연의 오묘함이랄까?

 

 

 

10:54   323m

          생수로 목축임을 한다.

          이윽고 구름이 활짝 하늘길을 열어 햇볕이 내리 쬐기 시작한다.

          감이 좋다. 다들 신이 났다.

          여기서부터 산행 내내 끊이질 않는 진달래의 향연이 시작된다.

 

 

11:02   용문사 갈림길 337m

           능선길은 가끔 흙길과 바위 사잇길 아기자기한 암릉 리지 등로는 천방지축이다.

 

 

 

 

11:14   능선마루에 올라서니 진달래의 향연이 절정을 이룬다.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인증열기에 한동안 심취한다.

           계속된 진달래의 설연 잔치상에 횐님들 넋을 잃는다.

           완만한 능선 흙길을 지나니

11:34   335m 당도하여 가우도 출렁 다리가 보인다며 다들 손가락짓을 해본다.

 

 

           참치 회판에 소주와 막걸리로 다리쉼을 하는데 고문님께서 형균님아이디을 크린트라 지어주신다.

           가히 닉넴 작명 술사이시다.

           크린트는 좋다며 흥쾌히 수용을 하고 다함께 함박웃음을 짓는다.

           재 출발

           흙길 내림길이 위험하다 다들 긴장의 끈을 놓치않는다.

           쇄석을 깔아놓은 듯한 잔돌 등로에 흙길 오름내림의 반복인가 싶더니 급경사 내리막 구간으로 접어든다.

 

 

 

 

12:08    306m 언덕바위에서 강진만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긴다.

           이후 고난이도 암릉 능선길에 나선다.

           바람이 세차다.

           여기는 헐벗은 참나무 군락이다.

           여전히 가슴속에 도사린 단심으로써의 자기 갱신을 향한 욕망이다.

           이윽고 안부능선에 도달하니 포근하고 잔잔한 흙길이다.

           쥐똥나무,참나무,소나무,후박나무 등이 빽빽히 분포되어 있다.

           제비꽃 야생화에 흥을 적실 찰라 곧바로 가파른 흙길 경사면으로 이어진다.

 

 

 

 

12:32    233m

           생수 한모금씩 하고 옷가지를 재 정비 한 후 다시 출발

           완만한 흙길 오름길에 올라서니 두 기의 연고묘를 지나니 끝없는 진달래의 평야가 펼처진다.

 

 

12:45    용문사 바람재 이정표에 올라서니 벌목으로 헐벗고 굶주린 민둥산이 나타난다.

           왜 왜 뭐 할라꼬?

           산을 이리도 발가벗겨 놨을까?

           산야의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폐부를 훑고 들어온다.

12:57    경찰 감시 초소 도착

           빽! 우도미님이 임도 그늘진곳이 점심자리로 제격이라며 되돌아 오라고 부른다.

 

 

           낙지 연포탕,닭발,라면,참치회덮밥,쇠고기 장조림 등

           푸짐한 먹을거리는 구강 구도에 흡입 되어 잘게 부숴지고 좁고 축축하고 어두운 장기속 터널을 솜사탕 녹듯 미끄러져

           들어간다.

           양주와 맥주와 소주로 만찬의 흡족함을 나눈다.

           홍어의 암컷 수컷을 따지고 민어의 크고 작음을 따질땐 옥신 각신 실랑이를 벌인다.

2:08     점심후 재 출발

           열 한갈래의 참나무를 지나니

 

 

2:27     바람재에 당도 한다.

           단체 인증을 남긴다.

           가파른 오름길 육신의 무게가 상당하다.

 

 

           그때, 직벽구간이 나타난다.

           도전할수없는 특별한 요소는 등산세계에 존재 하기 마련이다.

           글쓴이 위로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데 고문님 숏다리 더 짧게 찍힌다며 너스레를 떤다.

 

 

2:44     385m 너럭바위 전망대

           넷 에움 풍경이 가히 일품이다.

           투구바위? 낙조바위? 라 일컬으며 이름을 지어준다.

           바위 위 기마자세로 사진을 찍고 황홀한 풍광에 무아지경 무망할 뻔한 산행의 피로를 잊는다.

           하나의 무명봉 허리를 휘감고 도는 내림길 된비알

3:09     다산 초당 삼거리를 지나니 오늘 처음 다른 산객들을 접한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한바탕 오름길을 치고나간다.

 

 

3:22     만덕산 정상 당착

           힘이 드는 긴장속에서도 발에 밟히는 땅의 감촉을 느낀다.

           먼 산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남해가 몰고온 강진만의 비릿한 갯벌 내음을 맡는다.

           아기자기 하면서 풍성한 고향농촌이 주는 풍경이 회상 된다.

           만덕산은 강진만을 한눈에 굽어볼수있는 좋은곳이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능선의 아기자기한 작고 큰  암석들로 이루어진 등로는 스릴넘치는 묘미로 대미를 장식한다.

          산줄기는 호남정맥에서 가지친 땅끝 기맥이 월출산 도갑산 별매산 서기산을 지나 석문산 옆 만덕산을 솟구쳐 옥룡사에서

          여맥을 다하는데 그 물줄기는 남해로 배수되어 강진만의 여흥과 뒤섞인다.

          동서좌우로 길게 강진만이 펼쳐져 있고 맞은편 가까이 가우도 출렁다리가 목도되고 그 뒤로 여계 봉대 천태산이 호령하고

          멀리 천관산이 아스라이 자리하며 우측 저멀리 완도 일원이 희미 하게 조망된다.

          서북방면 으로는 강진소재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 보은산 좌우로 수암산 오봉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남동방면으로는 덕룡 주작이 포효하고 그너머 두륜산이 손짓한다.

          정상남쪽 골짜기 언덕사이로 다산선생의 초당과 백련사가 나란히 있다.

          만덕산은 야생차가 많이 자생하여 다산이라고도 불리며 선생의 호가 이곳 만덕산을 배경으로 한다.

          산정 내림길은 가파르다 팽팽한 긴장이 요구된다.

          능선 마루에 내려서니 야트막한 평지 흙길을 지나

 

 

4:02    백련사에 당도한다.

          백일홍이 수도없이 많은 잔가지를 허공에 뻗으며 절골의 달콤함을 속삭여준다.

          천리향 맛이 상큼하다.

          홍매화 한그루가 만개하여 횐님들 인증경쟁을 부추긴다.

 

 

          천년가람 만덕산 백련사는 원래 만덕사로 신라 무염국사가 창건하여 고려 후기 몽고와 왜군의 참약으로 고난의 시절

          원묘 국사가 중창하여 불교 정화운동인 백련결사의 본거지로 크게 이름을 떨쳐 오늘날에는 차와 동백이 아름다운 사찰로

          잘 알려져 있다.

          절 앞에는 난 온대지방을 대표하는 칠천여그루의 동백나무가 조성되어 붉디붉은 동백꽃 자태를 자랑한다.

          낙화해야 더 처절하게 아름다운 꽃 땅에 떨어져 뒹굴면서도 해맑게 웃는다.

          낙화한 동백꽃이 어둑어둑한 숲을 초롱처럼 환하게 비추어 준다.

          동백꽃의 향연이 하늘 높이 분출한다.

 

 

          동백꽃 환각에 사로 잡힌 횐님들은 일제히 손을 뻗으며 붉은 피꽃의 궁전을 감격적으로 맞는다.

          청마 유치환은 동백꽃을 목 놓아 울던 청춘의 피꽃 이라고 불렀던가?

          해월루를 지나 야트마한 두개의 마룻길 단풍나무,때죽나무,가시나무,자귀나무 등 눈에 익숙한 낙엽수들이 줄지어 서 있다.

 

 

 4:39   다산초당 당도

          다산 정약용 선생은 조선말 당대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이다.

          강지에 유배 되어  18년간 귀향생활중 8년간을 강진읍 동문밖에 머물다 이곳으로 거쳐를 옮겼다.

          이곳에서 후진을 양성 저술에 전념하여 목민심서,경세유포,흠흠신서 등 다수의 저서를 완성 했다.

          보정 산방의 현판은 추사의 친필을 모각한것이고 다산 동암 현판은 다산의 친필이다.

          연못 한 가운데에는 바닷가의 돌을 주워 봉을 쌓아 석가산이라 하고 잉어를 키워 날씨를 알아냈다고 한다.

 

 

4:57    다산유물 전시관

          마부 두 님은 들머리로 가서 각자의 마차를 부려 다시 되돌아 온다.

          횐님들을 태운 마차 두 대는 왔던길을 되돌아 명산 참치회에 닿는다.

 

 

          금일 산행도 자연의 거대함,중량감 그 적막의 이미지가 넉넉하다.

          작은 산은 있으나 쉬운 산은 없다라는 절대 진리로 가득한 산 없는게 없는 산 그 이름 만큼이나

          마음속 아량도 만덕으로 채워진 듯 흡족하다.

 

 

 

 

사진: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