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산행 일지] 2014년 3/9 고흥 두방산 번개

뫼루 2014. 3. 12. 20:18

산행일시:2014년 3/9

산행지:전남 고흥군 동강면 매곡리

산행함께님:다순구미고문님,황경수부회장님,늘보님,솔잎님,송아지님,우도미님,쿠키사랑님,토깽이님,새벽이님,정부균님,

                성주환님,노형균님,씨크님,가을하늘님,차틀러님,강차원님,뫼루포함 17명

산행과정:당곡마을주차장-귀절암-전망대삼거리-두방산-코재-병풍산-비조암-첨산-흥덕사

산행일기상:오전 구름 조금,잠깐 진눈깨비,꽃샘추위20%정도,오후 활짝

산행시간:5시55분(쉬는시간 점심시간포함)

 

8:00 바야흐로 만물이 생동하는 춘정이 엄습한다.

8:20 해수청에 당도하니 늘보님께서 마차를 세워두고 계신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저편 여인한분이 서 계셔서 녹산에 오셨냐하니 그렇다며 닉넴을 물어보니 새벽이란다(새벽님 반갑습니다)

횐님들 일부를 태운 마차 1대가 도착하고 고문님이하 횐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한후 마차2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매사그렇듯 금일산행도 배낭의 무게는 묵직하다.

등산에 있어 배낭의 무게와 할 일은 비례한다는 명제를 만든다.

2번국도-서영암IC-목포광양간고속도로

9:27 보성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아침식사 대용으로 어묵,호떡등 폭풍흡입

벌교IC-15번국도

10:13 당곡마을 주차장 도착

산행후 지루한 임도길 걷기가 싫고 조속한 차량 회수를 위해 차1대를 날머리인 흥덕사 아래 세워두고 들머리로 다시돌아온다.

10:19 금일산행의 발자취의 기점은 당곡마을 주차장 입구다 들머리인 셈이다.

 

 

 

짧은 임도길이 끝나니 나즈막한 평지 흙길이 나타난다.

 

 

 

Y자형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유념 하며 좌측 흙길로 접어드는데 이제부터는 가파른 빗면 흙길이다.

바닥에는 검붉은 착생 식물이 널려있고 종종 해송의 숨통을 조이는 마삭넝쿨도 모습을 드러낸다.

 

 

 

10:42 용흥사 삼거리 위 고도410m

토깽이님이 쿠키사랑님께 제비제비 하며 놀리신다.

뭔 제비냐 물어보니 족제비에서 앞자를 뺀 제비란다.

그래서 글쓴이는 토끼든 족제비든 땅굴좋아하는건 마찬가지라며 두친구의 유유상종을 지적한다.

10:50 신의대 군락의 그림자가 경건하게 드리우고 있다.

 

 

신의대 군락의 숲터널에서는 숲내음이 바람을 타고 코끝을 스친다.

어찌나 밀도가 강하고 키가큰지 터널안이 어둡다.

 

 

 

 

 

10:52 귀절암 도착

동굴 4개가 엄청난 바위를 머리에 이고 있는모습이다.

두군데는 물이 고여있는데 식수로는 부적합하다.

귀절암이 있었던 터인데 여순 사건때 화소되고 지금은 흔적만있다.

배가 포구에 이르러 숨을 고르듯 막걸리와 맥주로 목축임을 하며 다리쉼을 즐긴다.

약간의 너덜길을 지나고 미끄러운 빗면 흙길을 오르니

 

 

11:11 전망대 삼거리다.

고도가 높아지며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에 난리법석이다.

앞으로는 정직하고 정연한 들판이 다가와 있고 멀리 다도해의 비경이 펼쳐진다.

 

 

 

 

 

인증샷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는데 짙은 박무가 머리위로 지나가더니 이내 진눈깨비와 보슬비가 추적추적 쏟아진다.

보슬비가 점점 강해지나 싶더니 다시 굵어지고 바람도 거세진다.

다들 호들갑스럽게 방풍의를 꺼내 입는다.

 

 

10:30 명품소나무 한그루가 세상사 시름 다 놓고 가라는 듯 부챗살 모양으로  활짝 펼쳐져있다.

쿠키사랑님과 씨크님은 가운데 걸쳐앉아 인증을 남긴다.

 

 

11:45 신선대,장군바위다 서로서로 사진을 찍겠다고 한바탕 소란이다.

암석사이로 깊고 넓은 골이생겨 등로가 위험하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받쳐주며 다리가 모자란 신장의 한계를 극복한다.

당연 정체현상이 나타난다.

11:55 두방산 정상

 

 

고흥의 에너지가 창조한 수 많은 봉들이 솟아있다.

두방산은 고흥반도 초입의 장중한산으로 고대 태강현의 진산으로 산위에 장군석과 신선대 배틀굴이 있다.

남쪽으로는 여자만과 고흥반도가 펼쳐지고 그 끝의 팔영산도 희미하게 보인다.

서쪽으로는 고흥만과 다도해의 비경이 점점이 이어지고 금전산 그뒤로 조계산이 솟아있고 일림산 제암산 초암산 등 보성의 철쭉 명산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옛 기록에는 지래산으로 나온다.

서산,귀절산,말봉산 그 이름도 많다.

두방산 전위봉은 작지만 주상절리가 비경을 자아낸다.

비릿한 내음을 품은 질주 본능 바람은 온몸을 후벼파며 창공으로 흩어진다.

화려한 풍광이 횐님들 에게로 육박해온다.

몰입에서 풀려난 횐님들은 이구동성 향유한 화려함을 토설한다.

잿속의 불처럼 뜨거운 부분안에 전체의 모습이 무한 반복되는 정상의 풍경과 사연들을 가슴으로 끌어안은다.

단체 기념사진을 남기고 한 무리의 다른 산객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다시 길을 잇는다.

 

 

한동안 능선 암릉구간이 계속된다.

능선 암릉 봉우리가 위험하여 우회로도있다.

 

 

일부는 우회로로 진행하고 일부는 통행금지를 지금통행으로 해석한다.

접근성의 차단이 자연을 지켜준다는 기본적인 명제를 느낀다.

능선길 등로는 침엽수의 녹음과 낙엽수들의 자연에 순치된 공허함이 있다.

쌍 형성 쌍 형상이다.

바람이 흝고간 마찰음 이에 상응하는 초목의 움직임은 통일된 테마와 개별적 자유를 동시에 표현하는 합작품을 창조한다.

모든 식물의 엄숙한 생존과 존재의 향연을 말함이다.

 

 

12:10 일곱갈래 거대한 거목으로 수령이 오래된 산 벚나무가 서 있다.

나무의 성장은 무제한이란 말이 실감난다.

산에사는 벚나무라 하여 산벚나무라 말한다.

바닷가  숲속에서 자라며 수피는 짙은 갈색이고 꽃은 흰색과 연분홍색으로 피우며 겨울눈은 뾰족한 원뿔모양이며 일반

벚나무보다 가지가 굵은것이 특징이다.

 

 

12:14 코재

야트막한 오름흙길에 다다러 씨크님 강차원님 다소 힘들어한다.

12:18 병풍바위앞 삼거리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는  흙길 등로다.

솔잎이 쌓여 포근함이 좋다.

 

 

 

12:29 넓은 너럭바위에서 점심을 하기로 한다.

바람이 들고안들고 주방을 여기에 하니 저기에 하니 옥신각신이다.

해물탕,돼지목살,닭발,돼지껍질,해물라면 등등

즐거운 비명에 황홀한 먹자판을 즐긴다.

포만감으로 얼룩진 분위기는 솔잎님 한 곡조에 이어 절정에 다다른다.

 

 

동그라미를 열창하신다.

횐님들 온기는 적정범위를 초과하여 상승 기류에 힘입어 창공으로 내 뻗는다.

자연의 숨소리는 적막함으로 응수하고 바람조차 갈길을 멈추고 그 고요함으로 잠이든다.

이윽고 낙뢰 번뜩이는 박수가 쏟아진다.

고문님 이절 남았는데 박수쳤다며 횐님들 타박을 하신다.

 

 

환경을 정리하고 출발하려는데 가을하늘님 숲풀에 누워 시름을 잊는다.

포만감의 여유로운 발로 인가 세상만사 귀찮은 졸도의 모습인가 세상 이치에 통달한 도인의 형상인가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2:07 병풍산

여러겹의 산능선이 병풍을 펼쳐 놓은듯 하다고 하여 이름 붙은 산이다.

세 갈래 이정표만 있을뿐 정상 표시기는 없다.

다소 허망 하다.

 

 

정면으로 비조암이 있다.

날아가는 새의 모습 처럼 바위모양이 날렵하게 생겼다 하여 비조암이다.

능선에 뼈대만 남은 나무들이 헐벗은 마네킹처럼 서 있지만 해송이 많아 여전히 푸른빛이 돈다.

비조암으로 향하는 가파른 암릉길

병풍 처럼 늘어선 연봉들

태양이 예쁜 빛줄기를 자상하게 깔아준다.

 

 

2:21 이름모를 거대한 손바닥모양의 거목이 버티고있다.

위에 오르면 사진빨이 좋을까하여 욕심을 내본다.

고문님 인증을하고 내려오시는데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어어어 하시며 넘어지신다.

옆에 글쓴이 순간 반사신경으로 부축을 해보지만 역부족이다. 육중한 무게가 전이 된다.

나무는 노화로 죽지않는다.
죽는것은 화재나 벌채 질병등의 외부 요인때문이지 살아있는한 성장은 계속된다.

무한 성장이라는 명제가 다시금 와 닿는다.

성숙한 나무가 더 어린 나무보다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 않은가?

 

 

 

 

 

2:37 비조암

시공이 멈춘 웅장함을 연출한다.

정상은 수십명이 집 지을수있는 돌방으로 거대한 바위다.

어린왕자가 초록의 행성에 여행을 온 느낌이 이러할까?

자연의 막강 괴력 앞에 모두 순치된다.

눈 안의 흰 자위는 관조된 세상 저 밖에서 방황하고있다.

정면으로 첨산이 다가온다.

외형의 내각이 45%는 시각상 짐작된다.

당연히 가파른 경사면이 예상된다.

두방산에서 첨산은 동쪽으로 비조암에서는 다시 북쪽으로 물려나 있다.

조석의 마찰등으로 지구 자전이 균일하지 않은것처럼 산정 오름길 각도를 달리할때마다 주변 산세의 방향도 시시각각 변한다.

두 거대 암봉우리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 하며  한동안 기념 인증열기에 흠뿍 빠진다.

 

 

깊은 암벽사이로 큰 해송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다.

비조암의 수호신이라 말하는듯하다.

단단한 바위에 뿌리내린 고목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산객을 반기리라

다시 첨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너덜지대다.

암석으로 이루어진 정상부의 아랫길은 대개 너덜지대가 많다.

오랜 세월 생물적 풍화작용 등으로 용해 되어 부서지고 깨지고 깎이어 이런길을 만들어 놓는다.

푸석푸석한 급경사 흙길 내림길에서 앞사람 먼지 날린다고 씨크님 앙탈을 부린다.

그럼 선두로 나서라 했더니 조금가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다.

두번의 엉덩방아를 목격했는데 그때마다 오른쪽으로 넘어진다.

분명 짝 궁둥이가 틀림없다.

계속된 내림길에 산 생강나무가 만개 한 채 산님들을 반긴다.

 

 

차갑고 기계적인 느낌의 일렉트로닉 무대에서 감성적이고 서정성 넘치는 멜로디 세계로 넘어가는 단계라 할까?

낑낑대며 씨름하는 등산길은 화사한 생강나무 꽃으로 부터 치유와 응원의 메세지가 전이 되는듯 하다.

3:22 원매곡 삼거리

여기서부터 첨산 정상까지는 손톱의 때 만큼도 융통성 없는 직빵 으로 이루어진 가파른 경사면 오름길이다.

허패 디비지는 압박감이 밀려온다.

새벽이님 힘들어서인지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새벽이님 종종 뵐수있기를 바랍니다)

 

 

 

 

 

 

3:40 첨산 정상

첨산은 병풍산에서 동쪽으로 비켜선 산으로 정상부 쪽은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청가시 덩쿨로 덮혀있으며  삼각형모양으로 뾰족하다.

지명은 산의 이러한 모습에서 유래한다.

선조 30년 고을 사람 송대립이 왜적과 싸우다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이 있다.

바람이 거세다 남해로 부터 폭풍질주를 감행해온 반도의 전형적인 몬순풍이다.

바람은 기압골에서 발생하고 그건 위태롭게 유지되는 간빙기의 미묘하고 복잡한 거대한 질서에 순행할 따름이다.

횐님들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다리는 후들후들 하늘은 샛노랗다.

산은 겸손한 자에게 축복을 오만한 자에게 시련을 준다라는 만고의 진리가 가슴속 깊이 울려퍼진다.

다시 하산길

제 멋대로 찌그러진 암석 사이사이로 곡예 하는듯한 내림길 그야말로 험로이다.

이후 잔잔한 숲길 삼거리에서 다른 산악회 알림 종이를 뒤집어 '녹색산악회'라고 적어 돌맹이로 눌러두고 날머리인 흥덕사로

내려선다.

 

 

 

4:14 흥덕사

아담한 절이다.

규모가 확대 될 건지 여기저기 공사 흔적이 두드러진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볕만은 완연한 봄처럼 느껴진다.

사찰에서 산책하며 명상에 잠긴다.

절골의 분위기에 매혹되어 감상한 작품에 오감이 만족된다.

감흥을 새기고 정제하여 마음안에 담는것은 진실로 큰 기쁨이다.

가을하늘님과 늘보님은 다시 들머리로 가서 각자의 마차를 부려 날머리인 흥덕사로 와서 횐님들을 태우고 왔던길을

되돌아 하산주 자리가 마련된 명산 참치 횟집에 당도한다.

좋은 시각은 좋은 미각을 낳는다라고 했던가?

 

 

소맥 본능 뒷풀이라는 유희의 정점에 이르러 두방의 흔적을 음미함으로 마무리하는 이별의 심연이 깊다.

 

 

 

 

 

사진: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