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

2015년 7/11 해남 두륜산 산행일지

뫼루 2015. 7. 17. 20:12

산행일:2015년 7/11

산행지:전남 해남군 삼산면.북일면

산행순서:쇄노재주유소-위봉-산죽삼거리-투구봉-산죽삼거리(back)-두륜봉-진불암-일지암-대흥사쉼터주차장

산행거리:10.76km

산행시간: 5:05(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10:10

쇄노재

 

 

쇄노재 주유소가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옛적 불일면과 북평면 민초들이 넘나 들었던 고갯마루다.

Gps상 해발 155m이다.

 

 

주유소 우측으로 잘 다듬어진 돌탑이 하나 있고 그 옆으로 성도사 표시석이 세워져 있다.

 

 

성도사 방면 쎼멘길을 따른다.

 

 

양쪽으로 몇 곳의 음택을 지나 오른다.

점점 경사면이 높아진다.

 

 

정면 위로 위봉과 투구봉이 선명하게 올려다보인다.

이 지역에서는 젖가슴의 산세라하여 유두혈이라고도 한 모양이다.

형태로 보아 그럴만도 하겠다 싶다.

 

 

가팔라지면서 좌측으로 90도로 꺾인 지점에서 정면으로 동.식물 보호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바로 좌측으로 산문이 열려 있다.

 

 

전엔 산문 앞에 '두륜산 도립공원 지정된 등산로가 아닙니다'라는 팻말이 있었던 곳인데 치워지고 없다.

허긴,그 팻말이 있음으로 해서 역설적이게도 이 곳이 산길임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말이다.

10:14

숲 속으로 들어간다.

하늘문이 닫힌 좁은 소로길이다.

잠시 완만하다가 가파르게 오른다.

지능에 올라서서도 우틀하면서 가파르게 오른다.

10:27

 

 

하늘문이 트이면서 바위 언덕 슬랩길이 나타난다.

 

 

계속 오르는 바위 언덕길이다.

 

 

잠시 바람을 쐬이며 뒤를 돌아보니 아래로는 쇄노재주유소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완도의 상황봉과 백운봉이 완도의 안산임을 전한다.

좌측으론 달마산이 멋진 풍광을 드러내고 우측으론 천관산이 육중하게 다가온다.

계속 가파르게 오른다.

 

 

우측 위로 투구봉을 바라다본다.

층층으로 겹친 암반의 형태가 무슨 증기기관차 앞대가리가 홀로 떨어져 있는 듯 하다.

 

 

좌측 허릿길로 잠시 평탄하다가 직벽에 가까운 슬랩길을 가느다란 밧줄 하나에 의지해 기어기어 오른다.

왼쪽 옆은 천길 낭떠러지이다.

산죽을 빠져나오면서 다시 바위 언덕길을 가파르게 오른다.

 

 

멍하니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투구봉을 관망한다.

바위 언덕길은 계속 이어진다.

숲 속 산죽길을 지나 오른다.

10:56

위봉

위봉은 자체로 조망은 꽝이나 주위에 있는 암반 위에 서보면

두륜의 산세를 느끼는 조망맛을 즐길 수 있다.

 

 

 

방송 중계탑이 있는 연화봉,두륜봉,만일재가 U자형을 그리고 있고 우측 위로 가련봉,노승봉이 환상의 풍채를 뽐내고 있다.

11:02

산죽 삼거리

위봉에서 100여m 내리면 산죽 사이에 삼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직진길은 두륜봉 방면이고 우측길은 투구봉 방면이다.

투구봉을 다녀오기로 한다.

가파르게 내려 가파르게 오른다.

암봉 우회로이다.

좁고 거칠고 험난한 바위 능선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진행한다.

막바지는 층층의 바윗길이다.

투구봉 아래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물웅덩이가 많다.

 

 

투구봉은 뒤로 돌아 나무사다리를 올라타야 오를 수 있다.

네 발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11:17

투구봉

정상바위의 옆면에 뭔가 박혀 있다.

 

 

자세히 들어다보니 글자 몇개가 새겨진 민씨성의 사진을 실리콘으로 고정시켜 박아 놓은 것이다.

투구봉 정상 암봉은 이 양반 것인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공의 자연석에 손바닥 만한 인조물이 볼썽사납다.

사방 조망은 으뜸이다.

남방면으론 완도 일대가 통째 시야에 들어오고 동방면으론 강진만 지나 천태산 뒤로 천관산이 목도된다.

북동방면으론 주작덕룡이 힘찬 바위 연봉들을 드러내고 북방면 멀리로는 월출산의 웅장한 위용이 감지된다.

남서방면으론 달마산이 줄지어 선 암봉들로 우뚝하고 해남 일원의 아름다운 다도해 풍광이 펼쳐진다.

진행할 길이 멀기에 황홀경에 심취된 마음을 붙잡아 가두고 발걸음을 되돌린다.

11:31

산죽 삼거리(back)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뤈 환장할!!!!을 몇번이고 읖조린다.

요즘 주말마다 우중산행을 하는 것 같아 두륜산마저 미워진다.

메모지도 젖고 손폰도 젖어든다.

배낭 깊숙이 집어넣고 산행을 이어간다.

사진도 없고 기록한 메모지도 없고 해서 기억에만 의존해 일지를 써내려간다.

이후는 주능선길이다.

산죽길에 이어 가파르게 올라 무명 암봉을 지나 가파르게 내린다.

능선길에 소사나무 아래 가는잎그늘사초가 광활하게 분포하여 자생하고 있다.

사초 숲 속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는다.

밥통과 각종 반찬통에 빗물이 섞인다.

한번씩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나뭇잎에 머금은 빗방울이 후두둑 쏟아져 떨어진다.

그 때마다 몸과 마음은 본능적으로 움츠려든다.

사초길,능선길,산죽길 발걸음은 편안하건만 굵어지는 빗줄기와 점점 많아지는 빗방울은 심란한 마음마저 더 지치게 만든다.

다시 능선길에 이어 무명 암봉을 힘겹게 한번 더 타고 넘는다.

암봉에 서 본들 보이는게 있어야 보고 보이는게 있어야 느낄테지만 이건 뭐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섬 하나다.

깜깜한 운무 속 '무'의 산행이 또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이젠 조망 눈맛은 물 건너 간지 오래고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직벽을 만난다.

두륜산 최고 난 코스중의 하나다.

대롱대롱 매달려 네 발로 기어기어 올라야하는 절벽구간이다.

한번 오르고 높은 벼랑을 타고 내려 다시 유격장을 방불케하는 또 한번의 직벽을 올라야 한다.

가는 줄 굵은 줄 밧줄은 두 가닥이다.

보잘 것 없이 초라해보이지만 이 순간 만큼은 자일에 목숨을 맡겨야 한다.

짙은 운무로 가득한 멍세계에 비바람을 온몸으로 저항하며 직벽의 밧줄구간을 엉금엉금 기어기어 온신경을 집중하여 조심스럽게 오른다.

올라서서 허릿길로 돌아오르니 처음 만난 이정표가 반갑기 그지 없다.

두륜산 입구 삼거리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하도 여러 번 와본 산이라 생경함은 없이 눈에 선하다.

데크계단을 오른다.

막바지는 좁은 철계단으로 연결된다.

철계단이 끝나니 머리 위로 두륜산 명물 구름다리가 떠 있다.

날씨만 좋으면 올라가서 발맛,눈맛을 즐기겠지만 이내 단념하고 두륜봉으로 오른다.

진불암 삼거리를 지나 너럭바위에 올라선다.

데크계단을 설치할 공사용 자재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눈꼴이 사나워진다.

너럭바위에서 잠시 다리쉼,입축임을 한 후에 30여m 진행한다.

13:40

 

 

 

두륜봉

소나기통에 어렵사리 인증을 남긴다.

 

 

찰나의 손동작으로 일궈낸 성과다.

이내 하산을 시도한다.

진불암 방면은 철계단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전에 가본 적이 있는 산죽 소로길로 내려섰다가 200여m 아래에서 잡목과 조릿대가 웃 자라 길이 막혀 더 이상 진행치 못하고 위의 삼거리로 되돌아와서 내린다.

거친 돌길을 한참을 가파르게 내린다.

데크계단을 한 차례 지나 내리면서 길은 유순해지며 바닥은 순탄해진다.

시간은 정확치 않아 서술하기가 어렵다.

진불암에 내려서서 약수터 앞 평상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 진행한다.

일지암으로 내려서면서 산길은 끝나고 지겹고 징그런 임도길을 걷게 된다.

수십분여 내린 듯 하다.

대흥사 절골은 비폭탄을 뒤집어 쓴 공사판이 난장판이다.

맑고 청정한 계류가 흐를 절골의 계곡은 빗물에 공사판 흙더미가 함께 쓸려가면서 누렇고 황량하다.

이후로도 주차장까지는 한참을 포장도로와 발바닥 부딛힘을 수십분 감내하며 내려야 한다.

15:12

대흥사 쉼터 주차장

주차장 위로는 숙박시설과 식당들,유흥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산행은 마쳤지만 이후론 다시는 두륜산을 오지 않겠다는 각오가 폭풍처럼 밀려온다.

두륜산과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었기에 올 때마다 날씨가 요모양 요꼴이란 말인가?~

이번까지 십여번 온것 같은디 화창한 날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운무산,비산,눈산,바람산은 앞으로 계속될 것인가?

두륜산 산행 계획은 앞으로 철저하게 배제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