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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5/07 거창 비계산 우두산 정기산행일지-[목포녹색산악회]

뫼루 2017. 5. 8. 19:47

산행일:2017년 05/07

 

산행지:경남 거창군 가조면

 

산행함께님:주신회장님,정정석님,시크님,근육투성이님,풀등님,곽태운감사님,김혜란님,자산부회장님,김복희님,북풍감사님,인어아가씨님,김남원님,윤영심님,강효정님,김병옥님,이철호님,산골뱅이님,퍼펙트님,산지기님,버터플라이님,좋은뿌리번개팀장님,선데렐라님,산으로님,고경숙님,새벽이부회장님,김안숙님,장남현님,박양일님,김승권님,꿈이총무님,뫼루 이상 31명

 

산행순서:산제치-616.5봉-도리갈림길/직(좌=도리)-비계산정상-거창휴게소,돌탑갈림길/우(직=돌탑,거창휴게소)-뒷틀재(상수월갈림길)/직(좌=상수월)-철쭉군락지-마장재/좌(직=우두산)-고견사주차장(A코스 알바팀 기준)

[B코스:고견사주차장-마장재/좌-우두산-의상봉-고견사-고견사주차장(6.7km)]

 

산행거리: 8.54km

 

산행시간: 6:18(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일지를 쓰기에 앞서 본 일지의 내용은 A조 알바팀을 기준으로 쓰여졌음을 실토하며 그 내용에 있어 다소 왜소하고 편파적 시각이 지배적이라 하더라도 목포녹색산악회의 흔적인 역사적 한 페이지를 남긴다는 절절한 심정으로 솔찍하며 담담하고 담백하게 기술할려고 했으니 읽는이의 넓은 아량을 구하는 바이다.

 

가정의 달 5월이다.

그것도 황금연휴라고 하는 한복판에 정기산행일이 계획되어 있어 산행일 전 불참하겠다는 다수의 문자 폭탄을 받는다.

다행히도 걱정은 곧 선방했다는 안도로 환기된다.

07:32

해수청






최종 탑승지 해양수산청 앞에서 인원점검을 마친 후 31명의 정예멤버를 태운 거대 녹산호는 새로 쓰여질 미지의 세계로 탐험의 첫걸음을 뗀다.

목포 톨게이트에 진입하자마자 주신회장님의 인사말씀에 이어 산행안내를 이어간다.

주신회장님에 이어 다순구미고문님의 인사말씀이 늘 이어져왔는데 부득이 참석못한 고문님의 인사말씀을 생략하게 되니 조금은 텅 빈듯 공허한 느낌이 든다.

07:35

함평나비 휴게소








노영배이사님표 깨죽과 북풍감사님표 백설기떡으로 아침을 든든히 요기하며 횐님들간 정겨운 환담을 나눈다.

다시 길을 이으면서 새로 오신 횐님들의 본인소개 및 인사말씀을 전해 듣는다.

거대녹산호는 달리고 달려 고속도로 탈출 전 마지막으로 만남의광장 산삼골 휴게소에 한번 더 들러 화장실 용무를 보고 다시 길을 잇는다.

10:01

산제치




A팀 들머리가 되는 곳으로 아델스CC골프장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 정점이다.

A팀의 15님 면면을 살펴본다.

산골뱅이님,정정석님,박양일님,산지기님,풀등님,인어아가씨님,퍼펙트님,김안순님,장남현님,산으로님,북풍님,선데렐라님,좋은뿌리님,시크님,글쓴이다.

31명 중 15님은 A팀이고 녹산호에 머물고 있는 16님은 B팀이다.

어쩜 이다지도 분배와 나눔의 절충에 충실할 수 있겠는가




갖은 등산장비를 장착하고 난 후 가볍게 준비운동으로 경직된 몸의 근육을 이완시킨다.

10:03




진사 산으로님의 단체인증을 남긴 후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지는 바로 지능에 올라붙는 데크계단 오름으로 시작된다.

곧 지능에 몸이 붙고 완만한 지능길을 따르게 된다.

10:10

삼각점이 재설되어 있는 616.5봉에 올라선다.



산골뱅이님과 퍼펙트님과 함께 삼각점 발인증을 남긴다.

그사이 후미는 뒤쳐지고 안보인다.

퍼펙트님과 산골뱅이님한테 선두를 맡기고 후미를 기다린다.

산으로님과 시크님이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바로 걸음을 재촉한다.

두어번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능선길이다.

정면 위로 비계산의 돌올한 웅비가 돋보인다.

왼편으로 개활지를 지나면서 완만한 넓은 길을 진행한다.



길은 다시 소로길로 접어들면서 처음 마주한 이정목을 지난다.

처음 만난 이정목을 보면서 다들 한마디씩 한다.

선데렐라님 왈,

'에이~ 2km도 못왔네'

산제치부터 비계산까지는 3.5km이다.

이제 비교적 완만한 지능길만 반 남짓 왔고 이후부터 본격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는 걸 몰랑가 알랑가...ㅎㅎ

이정목을 지나면서 점점 경사면은 높아진다.





이정목 50여m 진행 후 음택이 두 곳 자리한 곳에서 선등그룹이 모두 모여 다리쉼을 즐기고 있다.

곧 선등그룹은 출발을 하고 후미를 기다리며 목축임,다리쉼을 즐긴다.

김안순님표 참외가 꿀맛이다.

조금 기다리니 산으로님이 단독일신 비지땀을 흘리며 올라온다.



'시크님은 어짜고?'

'쩌어기 밑에 올라오고 있어요'

'버린거야?'

'ㅎㅎㅎ 많이 늦네요.....'

글쓴이의 속사정이야 박부득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민울의 현실화는 실현되고 고전악투 민망함은 적중하니 신 신고 발바닥을 긁는 격화소양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싶다.

걸음력을 재충전한 후 다시 오른다.

장남현님은 맨발 투혼으로 산행길을 불사른다.

'비계산 정상 부근 암릉에 직면해서는 신발 신으세요'

전에 주작산을 맨발로 타다가 다쳐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면서 등산화를 신을거라고 한다.

가파르게 오른다.



한 차례 너덜겅지대를 지나는 허릿길을 가파르게 오른다.

지능에 다시 올라붙고 좌측으로 급하게 꺾어 가파르게 오른다.

거친 돌길 된비알이 이어진다.

등뒤로 남방면 시야가 트인다.

미세먼지 안좋음,대기상태 불량,황사 농도 심함이다.





남방면으로 온갖 방송철탑을 이고 있는 오도산이 표표정정이다.

그 좌측으로 두무산이,우측으로는 앞의 미녀봉과 뒤의 숙성산이 겹겹으로 목도된다.



계속해서 가파르게 오른다.

선등그룹 산지기님,박양일님,근육투성이님,정정석님은 보인 듯 안보인 듯 앞서 속도조절에 힘써 진행한다.

가파르게 오른다.

첫번째 암봉에 올라선다.

바람은 거세고 걸음은 더디다.

정면 우뚝 선 암봉은 지인봉이다.



암릉길 끝지점에 본 산악회 표시지를 돌맹이로 단단히 고정해 깔아두고 급내리받이 밧줄구간으로 내린다.

천천히 발디딤에 집중하며 순서대로 내린다.

인어아가씨님이 내릴 차례다.



도기에 용액이 밀착하 듯 산골뱅이님과 글쓴이가 내림길 도우미로 나선다.

풀등님과 김안순님은 우회길로 진행에 서슴없이 순조롭다.

지인봉을 우회하는 허릿길에 이어 가파르게 오른다.



초반에 앞서 달리던 퍼펙트님이 힘겨워한다.

여러 번 가다쉬다를 반복하며 오르는 퍼펙트님의 컨디션이 안좋아 보인다.

'수면이 충분치 못했을텐테 괜찮아요?'

'먼저 올라가세요'



퍼펙트님은 목포다솜산악회 산행대장을 맡고 있는 산꾼이다.

목포다솜산악회라 함은 창단멤버 주역들과 글쓴이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부디 퍼펙트님의 건승을 빌며 평일산악회로써 무궁한 번성이 있기를 늘 소원하고 있다.

11:19

지인봉 뒤 주능에 올라선다.

풀등님,인어아가씨님,박양일님,정정석님,산골뱅이님,산지기님,김안순님,장남현님,퍼펙트님,산으로님,북풍님,글쓴이 포함 12명이다.



박양일님표 알밤막걸리와 인어아가씨님표의 바나나막걸리와 두부,묵은지 등으로 달콤한 목축임과 다리쉼을 즐긴다.

처음 나온 인어아가씨님의 배낭속에는 먹거리가 무한 저장된 듯하다.

에너지는 재충전되고 산야의 시공간은 환희로 충만된다.




진사 산으로님의 채증 본능이 발동된다.

산으로님의 그 인증 열정은 거의 성불 수준이다.

자타와 이타 그 형태들을 모조리 궁극적 현상으로 완성하는 그대는 진정 빛의 신사이다.

어찌 귀하고 이쁘지 않겠는가

오래도록 횐님들 곁에 머물기를 소망하는 바이다.

계속해 가파르게 오른다.

좋은뿌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우리 암반에서 길을 잃은 것 같애'

'암봉에 올라섰으면 끝까지 진행방향으로 쭉 오세요 직벽에 밧줄이 보일거예요'

갈 길이 멀겠다는 오랜 경험에 따른 모래 위의 잰걸음이 이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순간 스쳐 지나간다.

11:42



도리 갈림길

여덟님은 앞서 가고 북풍님,인어아가씨님,글쓴이가 센터에 있고 뒤로 퍼펙트님,그리고 후미에 좋은뿌리님,시크님,선데렐라님이 진행중이다.

도리 갈림길에서 인증을 남기고 가파르게 오른다.

11:46

1195봉

삼각점이 재설되어 있다.



인어아가씨님과 둘이서 발인증을 남긴다.

다시 내리고 철계단으로 오른다.

11:48



비계산 정상






합천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는 산정으로 사방 조망이 압권이다.

황사와 강풍은 무지몰각,산객들을 그냥 놔두지 않는다.

황사는 어둡고 침침하며 바람은 우악하고 포악하다.

개인독으로 단체독으로 인증을 돌리고 돌린다.

사방은 자욱한 황사로 어둑하지만 가야산과 우두산,오도산 등의 조망을 즐기는 눈맛으로도 충분히 비범한 희열의 함성으로 요동친다.

후미에 뒤따르는 퍼펙트님,좋은뿌리님,선데렐라님,시크님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다음 갈 길을 재촉한다.

이제부터는 북서방면 정면으로 우두산과 북동방면 가야산,남방면 미녀봉과 오도산을 조망하며 진행하는 주능길,풍광길이다.

급하게 내리고 다시 오른다.

11:52




거창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는 비계산 정상이다.

또 다시 인증을 남긴다.

여전히 바람은 거세며 발걸음은 무겁다.

급내리받이 후 풍광을 즐기는 주능길이다.

점심 밥자리를 잡을려고 하는데 거친 돌길이 난무한 협소길이 대부분이라 마땅치가 않다.

선등그룹을 추스르며 좀 더 진행길을 연속한다.

급기야 다른 산객들과 뒤섞이고 발걸음은 지체된다.

12:07

풀등님과 김안순님을 비롯한 11님들이 점심 자리를 잡고 자리를 마련한다.




11인11색 다양한 음식들로 대자연의 풍성한 뷔폐가 차려진다.

산으로님은 번개팀의 주상인 독창적 버너상을 펼쳐들고 짜장면을 끓인다.

이미 특별코스는 포기한 무언의 동감성이 팽배한다.

특별코스는 시간상 무리일 것 같고 A코스만 소화하자며 글쓴이가 정서적 정리를 조장한다.

A코스만으로 정리가 되자 촉박감 넘치던 점심 밥자리가 갑자기 여유롭게 느긋해진다.

한 잔 두 잔 막걸리잔이 돌고 인삼주와 무슨 꽃주가 날지도 못하는 닭날개 즉, 비계에 감흥을 더한다.

선두조가 점심을 들고 막 일어날 찰나 후미 네 명이 당도한다.





퍼펙트님,좋은뿌리님,선데렐라님,시크님이다.

반갑고 장하다,만은 어떤 복잡한 심내가 교차한다.

천천히 맛있게 들고 오라는 안부를 남기고 먼저 떠난 것이 이후 두고두고 회복 불능인 대형 알바길로 들어섰줄 알았으랴만은.....ㅠ

12:50

점심 후 재출발

완만히 진행하다가 가파르게 내린다.

마장재 6번 119소방 이정목 지나 데크계단으로 한 차례 내려 진행하는 주능길이다.



마장재 5번 119소방 이정목을 지나면서 길이 나뉜다.

정면은 능선 직등길이고 우측은 우회길이다.







다시 말해 정면 직등길은 1095봉으로 거창휴게소,돌탑갈림봉이고 우측은 우회로 인듯 하지만 그 길이 마장재,우두산 방면길이다.

1095봉 꼭지점에 이정목이 세워져 있어 산악회 표시지를 깔아 두는 것을 간과한 것이 글쓴이의 뼈아픈 패착이 될줄이야....ㅠ

완만한 주능길에 이어 가파르게 내린다.

13:07

뒷틀재



상수월 갈림길이 있는 곳이다.

좌측 상수월 방면은 왕래가 없어서인지 길은 흔적은 뚜렷하지 않다.

직진 방향으로 오른다.

마장재까지는 1.5km이고 우두산까지는 3.5km이다.

가파르게 오른다.

직벽구간 밧줄을 타고 한 차례 급치받이 지나 오른다.




등 뒤로 지나온 비계산의 암봉 배열이 명료하게 비상하고 있다.



13:22

완만히 오르다가 묵헬기장 지나 무명봉에 올라선다.

후미팀이 따라 붙기를 기다리며 한가로이 조망 눈맛을 살핀다.

 


 

우측 안하에 진행할 마장재가 한눈에 들어오고 좌측으로 고견사주차장이 한뼘정도 드러난다.

마장재 위로 우두산,의상봉,지남산,장군봉,바리봉으로 이어지는 암봉나열이 풍경의 정점이자 절창이다.

 

 



북동방면으론 지척에 매화산과 남산제일봉,단지봉 뒤로 가야산 정상의 상왕봉,칠불봉이 장험하다.

 




지나온 비계산 정상을 목도한다.

 

 



우두산 좌측으로 북서방면 바리봉 뒤로 올 3월에 정기산행으로 다녀왔던 좌측의 금귀봉과 우측의 보해산을 조망한다.

 

 


 

북서방면 우두산 뒤로 양각지맥상의 양각산과 시코봉,그 위의 수도산이 장대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서방면 겹겹인 기백산과 금원산 너머 가운데 제일 뒤로 덕유산의 등줄 마루금이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온다.

 

 

조망으로 인해 포화된 무의식적 치유는 무의식적 세계로 송신된다.

심려는 휘발되고 재생은 충전된다.

흐르는 시간과 정지한 공간,집중된 시선과 마주한 전망의 감행은 생명이 솟아나는 지극히 자연스런 돌올한 감흥이다.

조망 눈맛을 즐기며 가파르게 내린다.

14:43

마장재 철쭉군락지에 내려선다.


 


앞에 매화산과 단지봉,남산제일봉 뒤로 가야산이 더 찬연하게 빛난다.

 

 




마장재의 너른 이정목 위로 우두산과 그 좌측의 올올한 의상봉이 위엄이 서린다.

 




 


마장재 철쭉평전을 감상한다.

 


좋은뿌리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우리 길 잘못 들은 것 같애'

'어디요?'

'돌탑이야!거창 휴게소가 보여'

'당장! back하씨요'

거창휴게소,돌탑갈림봉인 1095봉에서 우틀하여 내려야되는데 직진길을 그대로 쭉 따른 것이다.

1095봉 조금 옆으로 비켜 선 이정목을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이다.

갑자기 머리는 둔해지고 걸음걸이는 맥없이 주저앉게 된다.

사실 글쓴이보다 알바팀들이 맥없이 주저앉고 싶을 것이다.

글쓴이야 본디 나홀로 산행길이 고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자부하지만 그동안-지금도 가끔은 잔알바를 함-수없이 말못할 알바를 얼마나 거듭했던가

알바도 산행의 일부겠거니 하며 긍정의 마인드로 상황을 돌파한 것도 혼자만의 위안거리가 될지언정 단체산행은 꼭 그렇치만도 않다.

횐님들이 목적한 바를 이루지 못했으니 그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터벅터벅 내린다.

앞서 몇 명의 산객들이 진행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맨발의 투사 장남현님이 남의 팀에 낑가 같이 내리고 있다.

'어찌 남의 팀하고 같이 가요?'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

철쭉 평전에 내려 장남현님 사진을 몇 장 찍어주고 서둘러 우두산으로 오르라고 독려한다.

헬기장 지나 철쭉 터널길을 가파르게 오른다.

13:51



우두산 면민안녕 기원단

전에 없던 시설물이다.



철쭉과 싸리나무,억새,잡목으로 뒤섞인 평전인데 거창군에서 최근에 새롭게 철쭉평전을 다듬어가고 있다는 손길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철쭉터널길을 완만히 내린다.

13:55



마장재




마장재에 내려서니 풀등님,정정석님,김안순님,장남현님은 우두산으로 올라섰고 박양일님이 혼자 기다리고 있다.

'왜 안가고 기다리고 계세요?'

'기다려도 오지 않길래 기다리고 있어요'

알바팀은 제가 기다릴테니 언능 우두산으로 오르라고 재촉한다.

인어아가씨님과 같이 온 일행인데 숭상할 그 의리가 돋보인다.

마장재 한쪽 구석에 의자를 꺼내어 앉는다.

온갖 상념이 두뇌 회로를 어지럽힌다.

좋은뿌리님과 여러 번 통화를 거듭하며 진행상황을 점검한다.

그간 글쓴이는 마장재에서 기원단까지 다섯 번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알바팀을 초심고려 기다린다.

다시 기원단쪽으로 오르는데 퍼펙트님이 홀로 내려오고 있다.

'혼자 오세요?'

'몸이 안좋아요. 알아서 내려갈께요'

'네,조심히 천천히 내려가세요'

'네'

퍼펙트님을 내려보내고 무한정 기다림은 다시 계속된다.

홀로 우두산으로 올라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당재로 내려갈 수도 없고 진퇴유곡이 이런걸까 싶다.

만나게 되면 횐님들이 어떤 불만을 토해낼까 궁리해본다.

기원단 위에서 외로이 찬바람을 맞고 서 있는데 한 시간 20여분이 지나 반대편 비탈길에서 드디어 '어이!'하는 고성이 울려퍼진다.

산지기님이다.

다른 님들 안부를 물으니 조금 있으면 금방 쫒아 내려올거라 한다.

5분여 지나니 8님의 실체가 나타난다.

알바의 주체들은 좋은뿌리님,선데렐라님,시크님,산지기님,산으로님,인어아가씨님,북풍님,산골뱅이님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두산을 못가게 되는 아쉬움을 달래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다.

남다르게 질량이 숭고한 알바팀의 속사정을 엿들어본다.





각자 배낭에 남은 술과 음식을 꺼내놓고 아쉬움을 달래려는 백가쟁명의 산중난론이 펼쳐진다.

스타트는 시크님이 먼저 가동한다.

'니가 안내를 똑바로 했어야지'

'마장재 못가,우두산 가자'

'멀쩡한 이정목을 왜 못봐'

'1대8이거든'

'ㅎㅎㅎ'

글쓴이의 산골뱅이님을 향한 결정타,

'명색이 산악회 대장이란 사람이 도움이 안돼요? 알바를 더 조장하고 있으니'

'ㅎㅎㅎ'

이렇게 해서라도 아쉬움을 달래려는 숭고한 의식의 일환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아쉬움은 단지 잊는게 아니다.

돌이킴으로 인해 다음을 기약하는 역전의 교두보를 장착하는 행위이다.

그대들은 진정 어느 누구보다 비계산을 더 오래토록 기억하게 될 것이며 우두산에 대한 열망 또한 더 클 것이다.




마장재 이정목과 철쭉평전을 배경으로 단체인증을 남기고 마장재로 내린다.

계류와 건계곡을 세 차례 가로질러 내린다.

16:11



주차장0.5km 이정목 지나 내린다.



주차장에 내리기에 앞서 전에 없던 임도공사가 한창이고 무슨 건물도 새로이 짓고 있다.

자본의 추악한 욕망을 드러내는 살벌한 현장을 목격하며 내린다.

16:20

고견사 주차장




주차장에 내려선다.



이미 내려선 B팀들과 수고하셨다는 안부를 교환하며 소맥을 몇 잔 주고 받는다.

처음 우두산에 오신 님들이 대부분이다.

산좋다며 입과 눈에는 맑고 고운 옥빛 물결로 주차장에 채색된다.

늘 앞서 실행한 녹산의 산행은 참신한 연대의 평화를 향한 미학적,희망적 공감의 표본이 되는 것이다.

함께한 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 무량하다.

 




 

 

사진:정미경,유종섭,정재철,박현재

   글:박현재 

 

 

 * B코스님들의 열전모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