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17년 1/8
산행지:제주도
산행순서:성판악-속밭대피소-사라오름갈림길/직(좌=사라오름)-진달래대피소-백록담-성판악(일자 왕복,원점회귀)
산행함께님:다순구미고문님,코스모스님,박은영님,양수영님,김미님,전경숙님,캐나다님,울금짱님,산으로님,선데렐라님,이섬님,헤라님,뫼루 이상 13명(C코스 기준)
산행거리: 19.2km
산행시간: 8:47(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산행 당일 새벽3:30분에 총무님과 마지막 B코스 차량 준비로 통화를 하는데 몇번이고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백록담 가실 거예요?'라고 한다.
정작 글쓴이는 의기가 창창한데 총무님이 걱정을 이만저만 하는게 아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서둘러 일찍 1층 호텔 로비에 내려왔는데 벌써 행복드림님은 의자에 앉아 스패츠를 착용하고 있다.
가이드와 가볍게 인사를 하고 호텔 주방에서 보온병에 끓인 물을 담아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 횐님들을 기다린다.
잠시 있으니 양수영님과 김미님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온다.
'왜 이리 일찍 나왔어요?'
'와이프가 백록담 보고 싶다고 해서 C코스 탈려고 나왔어요'
이렇게 해서 C코스 군단은 13명으로 최종 확정된다.
횐님들이 속속 당도한다.
약속한 시간이 4시인데 5분여 지났어도 두 명이 안나타난다.
단,여기서는 지각한 횐님은 밝히지 않기로 한다.
식당으로 이동하여 콩나물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들고 난 후 A코스님들 7명은 택시 두 대에 분승하여 관음사로 보내고 C코스님들은 성판악으로 향한다.
이동하면서 간단히 산행절차를 안내한다.
05:23
성판악
비는 여전히 흩뿌리고 있다.
날씨가 어찌 한들 횐님들의 백록담 등정을 향한 결기를 꺾을 수는 없다.
등산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 화장실 용무를 해결한다.
버스 앞에 모여 13명의 집결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웃한 버스 기사 왈,
'비가 많이도 오는데 백록담 올라갑니까?'
'비가 와도 산은 그대로 있습니다'
ㅎㅎㅎ
05:31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받쳐들고 산행을 시작한다.
헤드랜턴도 저마다 다르고 우중산행에 대비한 복장 또한 각양각색이다.
성판악 산문 입구에서 단체 인증을 남긴다.
앞으로 두 시간 정도는 희붐의 징조가 나타날때까지 어둑한 산길에 침잠해 있는 고요와 적막,무거운 공기,야음의 정적,정적에 잠긴 산속에 침투하는 빗소리,바람소리 등을 느끼며 진행해야 한다.
초입지에 들자마자 개울길,또랑길이 이어진다.
금일 산행은 한마디로'눈'보다'비'다.
흐르는 개울물과 고여있는 물웅덩이를 피해서 걷기에 바쁘다.
골짜기는 밋밋한 겨울 산수로 단조롭지만 저 위는 불처럼 뜨거운 전경이 펼쳐질 터이다.
잠깐 잠깐 짧은 다리쉼을 반복하며 후미 상황을 계속해서 확인하며 진행한다.
데크로드를 만날때 마다 잠깐 잠깐 쉬며 진행한다.
선등에 붙은 전경숙님은 잘도 따라온다.
그 뒤로 선데렐라님과 이섬님이 따라 붙고있다.
일렬 종대로 진행하는 행렬의 자국을 그리고 있는 헤드랜턴의 불빛은 지상의 별이요,동무의 별이요,우리의 별이다.
맞춤산행,의리산행,연대산행,집단산행의 진수를 보여주는 횐님들은 이미 하나다.
어둑한 시계로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마음으로 보이는 것이다.
친구 사이인 코스모스님과 박은영님은 계속해서 쏙닥쏙닥,수근수근,재잘재잘 소근거리며 오른다.
잠시 쉴때마다 후미를 확인한다.
'고문님 오셨나요?'
'어이~~'
한라산만의 이정표시판과 해발고도 표지석을 지날 때마다 인증을 남기면서 진행한다.
잠깐씩 다리쉼을 즐기면서도 묵언산행은 계속된다.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내 안으로의 걸음 걸음이 길게 이어지는 것이다.
07:12
속밭대피소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 배낭을 벗어놓고 후미를 기다린다.
이동식 화장실은 폐기처분 직전이고 우측으로 화장실은 새롭게 리모델링되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후미까지 당도하고 귤과 사탕으로 칼로리를 보충한다.
옷가지를 재정비하고 화장실 용무를 해결한다.
어두워도 횐님들의 안중은 이미 자연의 기운으로 점철되어 있다.
산으로님은 습기찬 렌즈를 연신 훔쳐 닦으며 인증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가히 빛의 신사로다.
사진은 100% 빛과의 만남이 아닌가?
빛이 없으면 이미 사진은 실종이다.
남기고자 하는 진사의 투철한 집념이 빛의 신사를 찬탄하게 만드는 것이다.
눈은 없고 비만 있는 산행길이다.
누군가가 필요치 않는 아이젠을 배낭만 무겁게 짊어지고 왔다며 농담을 토해낸다.
지금껏 진행해 온 상황이 계속 된다면 앞으로도 아이젠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렇치만 어설픈 추리는 금물이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고도를 끌어올리는 본격 오름길이 시작된다.
다시 갈 길을 이어간다.
완만히 오른다.
선등과 후미는 줄곧 5분여 간극를 유지하며 진행한다.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하나 둘 손전등과 헤드랜턴은 배낭 안으로 숨겨진다.
1400고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잠시 후미를 기다리며 다리쉼을 한다.
선데렐라님 쵸코렛으로 영양분을 섭취한다.
선데렐라님,연거푸 쵸코렛을 까먹으며
'워메!맛있는겨~'
'워메!맛있는겨~'
어쩜 먹으면서도 좋다는 표현을 저리도 할까마는
ㅎㅎㅎ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그새 후미가 더 벌어진 모양이다.
오름길에 조금만 속도를 붙이면 금방 후미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다.
추위가 엄습해오기 때문에 오래 기다릴 수는 없다.
미음 완보로 천천히 오른다.
속밭대피소까지만 해도 잘 따라왔던 코스모님과 박은영님도 뒤로 쳐진 듯 하다.
갑자기 잘 따라오던 전경숙님이 힘든 기색을 엿보인다.
'힘드세요?'
생전 처음이라면서 말한 사연인즉슨,
새벽에 깔끔하게 비웠던 콩나물 해장국 한 그릇을 온전히 성판악 화장실에 토해냈다고 한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멀미 기운을 느껴 속이 울렁거리자 화장실에서 다 구토했다는 것이다.
약사님들도 계시고 글쓴이 가방에 비상약이 있는데 왜 말을 안했느냐고 묻자 조금 걸으면 괜찮아지겠지 했단다.
영양분을 다 쏟아낸 덕에 신체의 에너지 고갈증이 이제 나타난 것이다.
한라산에 귀한 건 눈이다.
길가 비탈면에 한 움큼의 눈만 보아도 반갑다.
눈을 보러와서 주먹 만큼의 눈만 보아도 반가운 마음이 드는 건 간사한 인간의 변덕이라는 생각이 든다.
눈이 없다고 투덜대는 것이 자연의 섭리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눈이 없는 한라산을 보면서도 끊임없이 자연의 반동과 산객의 기대치는 충돌한다.
어쩌겠는가
그저 아쉬울 뿐,
이순간 함께하고 있는 님들과의 다리품을 즐기면 될 터이다.
08:31
진달래대피소
선등이 당도할때만 해도 썰렁했던 대피소는 점점 밀려드는 산객들로 시끌벅적해진다.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아두고 후미를 기다린다.
앉자마자 배낭에서 영양갱 하나와 사과 반쪽을 전경숙님께 건네며 얼른 섭취하라고 채근한다.
오랜 산행 경력으로 다져진 강골이라 금새 회복이 된 듯 하다.
이섬님과 선데렐라님이 당도하고 헤라님이 대피소 안으로 들어온다.
헤라님 연신 습기찬 안경을 훔쳐 닦으며,
'내가 이렇게 장애가 많은 줄 처음 알았네!'
옆에서 글쓴이가 한마디 토를 단다.
'지금껏 여기까지 올라온 것 만도 지극히 정상이고 무슨 부모님께 욕을 하십니까?'
'아!네~~~'
'몸이 불편해서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아!네~~~'
곧이어 산으로님이 포부도 의젓하게 당도하고 뒤어어 코스모스님과 박은영님,울금짱님이 당도한다.
조금 있으니 고문님과 캐나다님이 마지막으로 당도한다.
앉아 쉬면서 떡과 과일로 칼로리를 보충하며 다리쉼을 즐긴다.
이제부터는 본격 백록담 오름길이 시작됨을 알리며 날씨의 요행수도 급박해질 터 옷가지를 재무장하라고 일러둔다.
옆에서 헤라님은 뭔가를 가방에서 끊임없이 꺼내고 있다.
제일 화려하고 제일 복잡하다.
고문님은 헤라님더러 자기보다 더 큰 가방을 가져왔다며,그 가방에 이불도 싸왔다며 놀리신다.
'몰라~배개도 가져왔는지!'
ㅎㅎㅎ
횐님들 얼굴,얼굴,얼굴들을 살펴본다.
누구하나 피곤한 표정은 전무하고 화색 가득한 결기가 저마다 얼굴에 군웅할거 하고 있다.
출발 즈음하여 누군가 웃지 못할 농언을 토해낸다.
'여기 매점에다가 아이젠과 도시락 맡겨두고 다녀오면 안될까?'
ㅎㅎㅎ
산으로님의 인증 요청으로 대피소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재출발하려는데 양수영님과 김미님이 이제서야 당도한다.
와이프가 힘들어 더이상 진행은 어렵고 여기 진달래대피소에서 점심 먹고 쉬었다가 그냥 내려갈거라고 한다.
그리 하라고 일러둔 다음 11명의 횐님들은 백록담으로 향한다.
08:55
12시가 되면 백록담 진행을 통제하는 커트라인 산문으로 진입한다.
데크로드에 이어 데크계단으로 오른다.
갑자기 산으로님이 성난 황소 마냥 전력으로 앞으로 튀어나간다.
진행하는 횐님들의 진전 상황을 앞에서 카메라에 담기 위함이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말릴 수도 없고 더 하라고 성화질을 할 수도 없음이다.
그저 이심전심 그대 마음이 내 마음이고 내 마음이 그대 마음이면 그거로 충분히 족하는 것이다.
해발1600표지석을 붙들고 사진을 찍고 한가로이 다리쉼을 즐긴다.
울금짱님이 올라오고 뒤따른 횐님들이 다시 붙어 천천히 오른다.
'고문님과 같이 올라오지 않았나요?'
헤라님 배낭 정리때문에 고문님은 진달래대피소에서 출발이 지연됐다고 한다.
위에서 행복드림님이 내려온다.
반가운 마음 뿐이다.
백록담 상황과 점심은 들었는지 근황을 간단히 전해듣고 교차해 내려간다.
그 사이 후미는 더 쳐진 듯해 미음 완보로 싸목싸목 오르며 사진도 찍고 전망도 갈구하며 시종 잡담을 나누며 오르고 있는데 뒤에서 선데렐라님은 더 천천히 가라고 말한다.
'어떻게 이보다 더 천천히 가것소?~오름길 폭풍 질주가 본능인 뫼루에게는 곤욕인겨~~~'
'워메!좋은거~~'
'워메!좋은거~~'
맘대로 갈 수 없는 뻔한 상황을 즐기는 것이다.
뫼루 발에 족쇄를 채운 듯 뒤에서 글쓴이 약올리는 좋다는 내색을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이어서 천상운해님 클럽을 만난다.
기쁘기 그지 없는 마음이 분출한다.
일일이 악수를 하고 포용을 하고 떠나 보낸다.
여기에서 관음사에서 넘어온 A코스님들을 소개한다.
행복드림님,천상운해님,박찬기님,나도명님,강명준님,최진규님,전옥현님 이른바,7님의 정예요원이다.
다시 가파른 돌길,데크계단길을 싸목싸목 오른다.
09:45
하늘문이 트이는 9분 능선상에 있는 데크전망대에 올라선다.
이제 약200m만 고도를 올리면 되는 지점이다.
배낭을 벗어놓고 다리쉼을 즐기며 후미를 기다린다.
이 산야에 환호하며 인증을 거듭 남긴다.
홀로 찍고 쌍으로 찍고 단체로 찍는다.
마구마구 박고 마구마구 찍는다.
고문님과 캐나다님이 마지막으로 안착한다.
캐나다님 데크계단에 걸쳐 앉으며 선데렐라님께 한마디 면박을 준다.
'노인네들 둘 놔두고 먼저 올라가니까 좋냐?'
'빨리 따라오씨요~'
ㅎㅎㅎ
대화는 계속 이어진다.
'야!선데렐라는 다음주에 목토산 따라 또 와라'
'뭐한디 또 오것소?'
옆에서 고문님 말씀,
'다음 주 약사산악회 예약해놨는데 참 깝깝한 사람이시....'
ㅎㅎㅎ
선데렐라님,
'나 올해 약사산악회 개근할거예요'
옆에서 글쓴이가 '개근하지 말고 공로상 받으씨요'하자
뒤에서 이섬님 왈,
'공로상은 안돼'
이에 선데렐라님 발끈한다.
'머시여?'
ㅎㅎㅎ
횐님들의 뜨거운 연대와 자연적 물리의 법칙에 꽁꽁 묶인 듯 하지만 어떠한 구속감도 느끼지 않은 몸짓,언어,행위들은 진정 자유란 이런 것이다 라는 걸 증명한다.
다리쉼과 목축임을 충분히 즐긴다.
이제 가장 급경사 구간인 마지막 백록담 오름길만을 남겨두고 있다.
구구절절 농을 주고 받으며 천천히 오른다.
바람은 점차 거세지고 백록담 정상부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옷무새는 완전 무장태세이고 발걸음은 마디마디 도도하게 내딛는다.
드디어 길가 좌측으로 백록담 안내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정체로 가득한 눈매는 몰아의 경지에 도달할 기대치를 증폭시킨다.
10:35
백록담
드디어 한라산 정상에 올라선다.
백록담의 여울은 눈 없는 맨가슴을 드러내고 한껏 바람과 운무를 들이키고 있다.
한라산백록담 표지목도 새롭게 하나 세워져 있다.
맨땅 위의 백록담 정상석이 약간은 어색해 보인다.
몇 명 되지 않은 숫자 뒤에 줄을 선다.
전경숙님,이섬님,선데렐라님,울금짱님,코스모스님,박은영님,산으로님,헤라님,
그리고, 고문님과 캐나다님이 마지막으로 한라산 정상에 올라선다.
분화구는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이미 횐님들은 분화구를 가슴에 담고 있다.
이제부터는 인증의 효능과 사진의 저장성이 팽창하여 그 열기는 땅을 덮고 하늘을 가릴 태세다.
백록담 정상석과 표지목 두 군데를 돌아가며 사진을 찍는다.
독으로 찍고,쌍으로 찍고,단체로 찍고 돌리고 돌린다.
분화구는 압도적 환희로 얼룩진 녹산의 사연을 담고 그 분화구는 녹산의 전설이 된다.
상호부양과 상호공여의 관계가 이런 것일까....
일상의 피난은 윤택해지고 등정의 심란은 풍성해진다.
엄동의 살얼음을 뚫고 자연의 무한한 경배와 함께 꽃을 피우는 횐님들은 그 자체로 늙음이 아닌 완성체이다.
10여분 넘도록 인증과 조망이 다양하게 변주되는 황홀한 서사적 산행을 맛본다.
10:46
하산을 시도할려고 횐님들을 규합한다.
진달래대피소에서 다함께 점심을 들고 하산을 할 계획이다.
글쓴이와 전경숙님이 먼저 내리고 뒤로 고문님과 캐나다님이 따라 내린다.
올라오는 산객들은 점차 늘어난 듯 하다.
정면 멀리 단조로운 산등성이에 천의무봉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다.
길게 뻗어 있는 거대한 울타리는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어깨동무다.
내림길 9.3분능선상에서 천상운해님 전화를 받는다.
헤라님 가방을 맡고 있는데 어디쯤이냐고 묻는다.
속으로 '아차!'싶다.
배낭을 맡겨놓고 쉴멍놀멍을 무한정 했단 말인가?
너무 많이 기다리게 만든 사실이 괜시리 미안해진다.
뒤따라온 전경숙님께 사정 이야기를 전한다.
진달래대피소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며 양해를 구하고 폭풍 질주를 감행한다.
표고차 300m 내림길 급다운을 10여분만에 주파한다.
11:33
진달래대피소
천상운해님을 비롯한 세 분이 한쪽 구석에서 글쓴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속히 헤라님 배낭을 인계받고 얼른 내려가시라고 말하는데 괜찮다 하며 만났으면 같이 나눠 마셨을 조금 남은 꽃주까지 선물해주고 이별의 인사를 나눈다.
천상운해님 클럽께 지면으로나마 감사한 마음 전한다.
그렇게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아두고 횐님들을 기다린다.
전경숙님이 내려오고 뒤이어 헤라님이 내려온다.
헤라님은 글쓴이를 보자마자 얼마나 반가운지 양손을 벌쩍 들며,
'행복해요''행복해요'감탄사를 연발한다.
곧이어 이섬님과 선데렐라님이 내려오더니 컵라면을 사겠다며 대피소 안으로 직행한다.
이어서 캐나다님이 내려오시고 곧 산으로님,울금짱님,코스모스님,박은영님,고문님이 내려오신다.
함께 모여 똑같은 따스락 도시락을 펼쳐놓고 맛있는 점심 시간을 갖는다.
헤라님은 물만 부으면 되는 따스락 도시락이 신기하다며 옆에 동무들것까지 챙긴다.
따스락 도시락은 다 똑같은 것이지만 먹는 맛까지 똑같은 건 아니다.
전경숙님이 반찬을 몇 종류 챙겨와서 알차게 도시락 오찬을 즐긴다.
점심 자리를 깔끔하게 정돈한 후 마지막 하산길에 나선다.
글쓴이와 전경숙님이 먼저 내린다.
먼저 내려가서 녹산 전체 동선을 체크해가며 이동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겠기에 서둘러 내린다.
잘도 따라 내리는 전경숙님을 볼때마다 김경자 날다람쥐님이 생각난다.
날머리 1km를 남겨둔 지점에 이르자 행복드림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지루하기도 했을 것이다.
대충 현지 상황을 전해듣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한다.
14:18
성판악에 내려선다.
먼저 내린 양수영님,김미님,행복드림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매점에 있다는 천상운해님 클럽을 찾아 전경숙님과 같이 나선다.
급한대로 막걸리로 하산주를 곁들이고 후미 일행을 기다린다.
함께한 님들의 발자취가 내면에 축적된다.
그 흔적은 선명한 각흔으로 포괄화 되어 이상에 머문다.
언제나 그렇 듯 님들은 진정 아름다운 동무들이다.
우화등선과 화양연화의 극치다.
꾸밈도,조종도,인공도 없는 녹산!
님들은,
빛 없는 빛이요
꽃 없는 꽃이다.
이후 2017년에도 다채롭게 구현될 풍류를 그려본다.
녹산의 그림자를 짊어지고서.
사진:정재철
글:박현재
비록 코스가 나뉘어 산행은 함께 못했지만 한라산 1박2일 일정에 함께해주신 B코스님들의 명단을 적어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B코스 명단
그린비상임고문님,산마루님,꿈이총무님,김학순님,아름다운세상님,김경희님,음미향님,박은주님,산혜리님,미셸님,호선짱님,서인호님,김광조님,자산부회장님,느티나무님,정우진님,축구왕슛돌이부총무님,차돌부회장님,김수현님,조월선님,장익수님,버터플라이님,시크님,다대포님,정정아님,함평나비님,김의열님,최지원님,홍기광님,좋은뿌리번개팀장님,김맹희님,낭만촌장님,윤영국님,김연숙님,윤귀선님,새벽이부회장님,진범님,윤점희님,뮤즈님,돌담님,만고강산님,최화연님,김남기님,정재석님,송현석님,최신미님,김현아님,노윤지님,문미정님,정만진님,도팍전회장님,권짱님,이운정님,오유숙님,임성순님,조희석님 이상 56명
함께해주심에,수고해주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