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16년 10/02
산행지:전남 화순군 이서면,광주광역시 동구
산행순서:안양산자연휴양림주차장-안양산정상-들국화마을갈림길1,2-낙타봉-능선암-장불재-입석대-서석대/좌-목교사거리/직-중봉-중머리재/좌-용추폭포갈림길/좌-수만리탐방지원센터-중지마을주차장
산행함께님:산마루님,자산부회장님,캐나다님,토마토님,산으로님,선데렐라님,딸기님,빅보스님,윤삼화님,산골뱅이님,김남원님,도요비님,김상훈님,꿈이총무님,버터플라이님,이형곤님,느티나무님,이섬님,주춧돌님,정병록님,서승렬님,곽태운감사님,북풍감사님,좋은뿌리번개팀장님,주신회장님,뫼루 이상 26명
산행거리: 11.05km
산행시간: 5:46(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일 주일 전부터 개천절 연휴기간 전국적으로 비가 쏟아진다는 먹구름 소식이 정기산행 예약방의 짙은 먹구름과 겹겹을 이룬다.
톡으로 불참을 전해오는 님,전화로 사정을 전달하는 님,말없이 안나오는 님,이저저도 아닌 님....
못내 아쉬운 출발선상에 선 녹산호는 얼마되지 않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변신할거라 누군들 짐작이나 했겠는가
8:32
해수청 출발
장불재에서 만나기로 한 광주에 사는 친구와의 전날 전화내용이다.
'낼 장불재 올거지?'
'안갈란다'
'왜?'
'비온디야'
'비 와도 산은 그대로 있어'
'그래도'
'정말 안올거야?'
'응'
'그래 인간심사가 영악한거지'
(단,친구의 성별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밝히지 않기로 한다.)
26명의 함께님들께 더욱 애틋한 감정이 드는 이유다.
막 출발하려는데 녹산호 머리맡에서 전해져오는 요란한 경적소리에 밖을 내다보니 도요비님이시다.
도요비님의 열정에 감복할 따름이다.
목포 톨게이트를 통과하자 차 내 간단한 행사를 진행한다.
주신회장님의 인사말씀에 이어 산행안내를 이어간다.
8:59
함평나비 휴게소
조두현사장님표 깨죽과 처음 나오신 서승렬님표 삶은 계란으로 간단히 아침를 요기하며 담소를 나눈다.
다시 갈 길을 이어간다.
10:10
안양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차 내 행사시 입장료가 개인당 천원이라고 총무님께 전해줬는데 민망함이 내동할 만큼의 인상분이 그새 일어난 것이다.
휴양림은 개인 사유지라 올 7월에 입장료를 배로 올렸다고 한다.
옆에서 이섬님
'그럼 공지를 하셨어야죠'
주차장 들머리 입구에서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작업에 열중한다.
10:16
곧 단체인증을 남긴 후 산행을 시작한다.
포장길을 조금 오르다 소운동장을 경유치 않고 직진하여 비탈면을 치고 오른다.
이내 임도에 올라서고 비포장임도를 따른다.
지능 둔덕을 올려다보며 주춧돌님
'저기 무슨 건물이야?'
'국공 게시판인디요'
'ㅎㅎㅎ'
게시판을 멀리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무슨 건물로 보였던 모양이다.
좌틀하여 본격 산문으로 진입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위풍도 당당하게,풍모도 도도하게 횐님들 일렬 종대로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다.
산골뱅이님과 빅보스님,글쓴이가 안양산 비등길 탐험을 논한다.
입장료 불가를 외치는 중이다.
지방도에서 비탈면을 치고 오르는 길 하나를 만들면 그만이다.
S자를 크게 그리며 가파르게 오른다.
자연석 돌계단과 침목계단을 번갈아 반복하며 오른다.
갑자기 좋은뿌리님이 선등으로 발걸음을 급하게 움직인다.
'형님,왜 그요?'
'×× 쌀라고'
'형님의 그것이 나무에겐 공포요'
'ㅎㅎㅎ'
10:42
벤치×2개 있는 쉼터에 올라선다.
안양산 정상까지는 0.6km이다.
윤삼화님이 막걸리를 꺼내들고 산골뱅이님이 구병산 커다란 대추를 꺼내놓는다.
입축임과 다리쉼을 하고 있으니 횐님들 속속 당도한다.
그런데 진작 올랐을 몇몇 횐님들이 안보인다.
금방 올라온 도요비님께 뒤에 누구 있냐고 물어보니 7명이 더 있단다.
초반에 선등그룹에 포함됐던 캐나다님,이섬님,선데렐라님 등이 안보인다.
누가 컨디션 난조를 보인걸까 하는 걱정이 살짝 든다.
3년 전 선운산 이후 처음 나오신 느티나무님은 배낭과 장갑이 한 세트라며 산마루님이 농을 던진다.
다시 오른다.
명품송 아래 벤치 쉼터를 다시 만나고 산마루님이 목포생막걸리 세 병을 꺼내 놓고 여성횐님들이 사과와 포도를 꺼내 놓는다.
북풍감사님은 사각의 그릇 용기에 막걸리를 가득 채워 폭풍 흡입중이다.
한 잔 두 잔 돌리고 돌린다.
산마루님 김남원님을 가르키며
'털보 양반 한 잔 하씨요'
'ㅎㅎㅎ'
딸기님 클럽은 안양산으로 바로 올라가고 벤치팀들은 이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철쭉이 하나 둘 나타나며 하늘문이 트인다.
철쭉이 딱 한송이 피어있다.
주춧돌님께
'왜 피었는지 약사적으로 설명 좀 해보씨요'
'철이 덜 들었겠지'
'그럼 처방전 주씨요'
'ㅎㅎㅎ'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키 높이 경쟁을 하며 산객들을 맞이해준다.
조망 눈맛은 포기한지 오래라 더 이상 비가 안온것 만도 축복이라 생각한다.
11:18
안양산 정상
짙은 연무정국 속에서도 인증의 광풍은 몰아친다.
조금 있으니 후미가 당도하고 마지막 꼴찌로 선데렐라님 숨 헉헉! 땀 뻘뻘!
'오늘 꼴찌요?'
'남자들 몇명 밀고 올라오느라 죽것네'
'반대 아니고?'
'내가 밀고 올라왔당께'
'산을 뒤엎지 말을 뒤엎으요?'
'ㅎㅎㅎ'
이로써 26명의 녹산 군단이 모두 안양산 정상에 우뚝 선 완벽한 단체산행을 이룬 것이다.
개인으로 돌리고 단체로 돌리고 찍고 또 찍는다.
안양이란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한다는 불교 용어다.
안양의 산야에 몸과 마음을 누인다.
다시 갈 길을 도모한다.
백마능선으로의 진군을 감행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장불재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두 차례 들국화마을 갈림길을 지난다.
뒤에서 빅보스님과 주춧돌님은 지난 약산 조령산 산행에 관해 속닥속닥 열전을 벌인다.
국공 직원 두 명이 교차하여 지나간다.
인사를 건네오는 말이 상냥하고 다정하다.
낙타봉 전 무명암봉에 올라 흐르는 연무를 온몸으로 맞으며 좋은뿌리님은 도인 행세에 열연중이다.
12:01
낙타봉
사방 시야가 막힘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암봉인데 이순간 만큼은 짙은 연무와 안개,구름,깨스로 도배질된 상태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이 간간히 근경 눈맛을 허락한다.
금일 산행은 A조B조 가리지 않고 몽땅 한몸으로 똘똘 뭉쳐 가자고 일찍이 선포한 상태다.
스산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다리쉼을 하고 있으니 횐님들 연결고리가 끊기지 않고 속속 올라온다.
혼자 걷되 함께 걷고 함께 걷되 혼자 걷는 집단의 진수요 녹산의 정수다.
시간상 장불재 점심은 늦을 것 같아 억새평전이 있는 안부 전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자고 일러둔다.
12:12
헬기장
초지가 웃자라 상보가 울퉁불퉁이다.
발로 밟아 다지고 손으로 뜯어낸다.
선등그룹이 자리를 잡고 앉자 이내 속속 도착하면서 부풀어 오르는 덩치의 집단을 본다.
수를 세어보니 26명이다.
동시 공간에 자리한 협동의 철저함을 자랑하는 완벽한 일체다.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주거니 받거니 흥을 돋으며 행복한 비명을 토해낸다.
녹산의 끈끈한 유대와 우정이 무등의 산야에 채색된다.
12:52
점심 후 재출발
백마능선상의 유일한 억새 안부를 지나 오르며 단체 인증을 남긴다.
용담꽃과 구절초가 상생한 협심의 극한을 맛본다.
능선암에 올라서니 왼쪽 발밑에 날머리가 되는 중지마을 주차장이 낮게 엎드린다.
그 가장자리에 세워놓은 거대녹산호의 빨간색 지붕이 드러난다.
그 뒤로 만연산과 수레바위산은 여전히 깜깜하다.
13:12
너와나목장 갈림길
왼쪽 너와나목장 방향은 애초 계획했던 B조 날머리 하산길 방면이다.
주신회장님의 급제안으로 B코스 수정을 단행한다.
여기에서 바로 내리면 산행길이 너무 짧아 날머리에서 오래 기다려야 되니 장불재에서 중머리재로 내려 A코스 하산길로 내려갈거라고 하신다.
13:21
장불재
반은 주신회장님의 리딩하에 중머리재로 내려가고 나머지 반은 입석대로 향한다.
A팀과 B팀이 잠깐의 이별을 고하는 순간이다.
황마매트가 깔린 완만한 데크로드를 지나 거친 돌길을 가파르게 오른다.
13:32
입석대
다시 인증의 열풍은 상승하고 행복의 수치는 폭등한다.
데크전망대에서 내려 입석대 표지석 앞에서 또 다시 진사님의 손놀림은 바쁘게 움직인다.
'빛의 신사여,
셔터를 계속 누를지어다'
입석대 뒤로 돌아 계속 가파르게 오른다.
승천암에 승천이 없다며 어떤 무식의 산넘이 씨부렁거리며 지나 내린다.
13:55
서석대
몰아치는 연무,들이치는 안개,휘몰아치는 바람
'다 쓸고 지나가소서'
'어둠의 장막을 벗겨주시고 해밀을 맛보게 해주소서'
'번잡한 혼돈을 치유케하시고 내면의 찌꺼기를 정화해주소서'
남북통일을 기원하고 녹산의 만세를 부르짖는다.
등급이 없어 그 급을 논할 수 없는 최고 경지에 이른 산 중의 산!
무등이여 영원할지어다.
여전히 횐님들은 서석대 표지석을 붙들고 인증이라는 불문율을 열혈 시행중에 있다.
횐님들의 거듭된 습성은 희열로 가득찬 감정들의 활발한 맥박이다.
빛의 신사 둘은 쌍으로 찍고 쌍으로 박는다.
모델은 진사가 되고 진사는 다시 모델이 된다.
찍고 또 찍고 박고 또 박는다.
인증의 임무를 마친 횐님들은 다시 갈 길을 잇는다.
중봉 방면으로 내린다.
서석대 데크전망대에 내려선다.
캐나다님과 주춧돌님은 각자의 스마트폰에 어둑한 서석대 인증을 도모한다.
캄깜한 시공간에 엽록소 활동과 광합성 작용을 끝마치고 잎사귀를 떨군 단심의 나무들이 초췌하다.
다시 내린다.
자연석 돌길,돌계단길,데크계단을 가파르게 내린다.
14:20
목교사거리
북풍감사님과 여성 횐님들이 화장실 용무를 마치고 올때까지 잠시 호흡을 조절한다.
한참을 기다려도 두 찍사님이 안내려온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나중에 날머리에서 만나게 되는 두 찍사님은 중봉을 거치지 않고 장불재로 되돌아와 B코스 하산길로 내려온 것이다.
중봉복원지 임도를 관통하여 진행한다.
넓게 정비된 목책 밧줄구간 억새길을 따른다.
전에 깔아져있던 야자매트는 치워지고 없다.
거센 바람과 덜 피어난 억새가 가을의 정취를 재촉한다.
그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님이 있어 좋고 함께 해서 좋은 것을.....
목책 밧줄구간 박석된 돌길로 오른다.
14:23
중봉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은 찍사들이여.....
글쓴이가 손폰으로 횐님들 인증 열풍에 기름질을 칠한다.
개인으로 돌리고 단체로 돌린다.
처음 왔다는 선데렐라님은 어린애가 되어 그냥 싱글벙글이다.
암반 뽀족봉에 엉덩이를 걸치고 초목을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을 느낀다.
산행만이 잃어버린 삶의 감각을 되찾게 해준다.
피난으로 심란을 봄으로써 일탈로 확장된 인간의 육체와 거부된 고역을 털어내고 긍정의 학습을 터득하는 것이다.
중머리재까지는 1.0km이다.
10여분 가파른 내림길을 지속하여 명품송을 지난다.
정면 발 아래로 중머리재가 통째 시야에 들어온다.
글쓴이가 옆에 있는 캐나다님과 선데렐라님께 주신회장님 보이냐고 물어보니
캐나다님 왈
'술냄새 난다'
'ㅎㅎㅎ'
선데렐라님 왈
'쩌오기 있구만'
'어디?'
'마음으로 다 보여'
'..........'
무등산이 등급이 없다 했거늘 썬님 마음도 무등급이다.
3년만에 나왔다는 느티나무님은 글쓴이 앞서 터벅터벅 잘도 내려간다.
15:02
중머리재
산골뱅이님과 그 친구 털보님,느티나무님,글쓴이가 먼저 당도하여 후미를 기다린다.
중머리재 표지석과 이정목 앞에서 인증을 남기고 글쓴이의 곡주로 입축임,다리쉼을 즐긴다.
캐나다님,선데렐라님,이섬님,이형곤님 등이 다 도착하고 수만리탐방지원센터 방면으로 본격 하산길을 도모한다.
좌틀하여 수만리 방면으로 내린다.
용추폭포 갈림길에서 우측 용추폭포 방면길을 산골뱅이님이 고사목을 주워다가 막아 놓는다.
산악회 대장님다운 면모다.
계류를 세 번 가로 건너며 진행하는 쭈욱 허릿길이다.
막바지는 지능을 한 번 넘어 내린다.
15:49
임도에 내려서고 좌틀하여 임도길로 오른다.
15:55
수만리탐방지원센터 앞을 지나 쎼멘길로 내린다.
센터 앞에서 산으로님을 만난다.
어찌 된거냐 물어보니 목교사거리에서 중봉으로 오르지 않고 장불재로 내려 B코스 하산길로 내려왔다고 한다.
16:03
중지마을 주차장
중지마을 주차장에 내려서니 주신회장님이 횐님들을 반갑게 맞이해준다.
몇 잔의 소맥을 곁들이며 지나온 횐님들과의 발자취를 회상한다.
안양산에서의,낙타봉에서의,능선암에서의,장불재에서의,입석대에서의,서석대에서의,중봉에서의,중머리재에서의,주차장에서의 눈 앞에 펼쳐보이는 그것들이 관념일지라도 발바닥 감각에 축적된 원시적 노동이 훨씬 강하다는 걸 선연히 느낀다.
함께한 횐님들께 무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진:유종섭,정재철,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