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15년 12/6
산행지:전남 영암군 영암읍.군서면.학산면,강진군 성전면
산행순서:산성대주차장-산성대-산성치-광암터삼거리-통천문삼거리-통천문-천황봉-바람재-미왕재-도갑사
산행함께님:완송님,다순구미고문님,강석원전회장님,꿈이총무님,뽁뽁이님,선데렐라님,안전사랑부회장님,캐나다님,아름다운세상님,김혜숙님,좋은뿌리님,태산님,박춘례님,김현아님,하니님,축구왕슛돌이님,최귀진님,노윤지님,임선영님,썬파워님,낭만촌장님,성호연님,판돌님,판돌1님,호선짱님,호선짱1님,호선짱2님,윤영심님,김민규님,오행진님,자산부회장님,양은수님,김재도님,이영숙님,박영심님,요트인님,그린비상임고문님,북풍감사님,뫼루 이상 39명
산행시간: 6:13(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산행거리: 10.02km
9:35
이동하는 동안 마땅한 휴게소가 없어 들머리에서 2km정도 떨어진 영암의 자랑인 기찬묏길 주차장에 도착하여 조두현 사장님표 깨죽과 북풍감사님표 떡으로 아침 끼니를 요기하고 화장실 용무도 해결한다.
죽과 떡은 상호간 연쇄적으로 결합함으로써 횐님들 손과 입에 순식간에 착복된다.
활기 있는 여담 만큼이나 포식감 또한 넉넉한 여유로 생기가 넘친다.
9:49
산성대 주차장
영암실내체육관 맞은편으로 주차장 규모는 군데군데 여러곳이다.
등산 장비를 장착하고 준비운동으로 몸을 푼다.
겨울철 등산은 몸이 쉽게 경직되고 수축이 빠르기 때문에 근육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이 꼭 필요하지만 적극과 소극이 상존한다.
9:55
월출산의 산성대를 배경으로 단체인증을 남긴 후 산행을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200여m 진행하면 산성대 입구에 다다른다.
본격 오름길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한다.
질서정연하게 의기도 양양하게 오른다.
벌써 하니님은 뒤로 쳐진다.
먼저 가라고 손사래를 친다.
글쓴이의 속내를 간파하고 선수를 친 모양이다.
첫번째 지능 잘록이에 올라서니 약속이나 한 듯 다리쉼을 하며 옷가지를 재정비한다.
미르인님은 꼭 상임고문님과 산행을 같이 하자고 약속을 한 모양인데 상임고문님은 갑작스런 배탈로 숲 속으로 무거운 볼 일을 보겠다며 뒷걸음질을 치신다.
미르인님은 오랫만에 산행이라 힘이 부친다며 연신 고충을 토로한다.
다시 두번째 지능 잘록이에 올라선다.
한참을 기다리니 상임고문님은 오질 않고 후미 대장 하니님이 올라온다.
늦게 오르지만 얼굴에 화색은 환하다.
인배 어딨냐고 물어보니 오늘은 버림을 받는 날이라고 한다.
임선영님은 오랫만에 산행에 나왔다고 인사를 하니 체중에 따라 산행을 하고 안하고를 따진단다.
체중이 늘면 산행하고 그렇치 않으면 안한단다.
산행 한 번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만능 비법이 있는 모양이다.
10:20
풍광 좋은 바위 전망처에 다다른다.
광암터 삼거리까지는 2.5km이다.
짱구님 연신 힘들다 토로하지만 친구 사이인 노윤지님이 옆에서 잘 챙기는 모습이다.
오름길에 상임고문님을 기다린다는 핑계로 다리쉼을 하고 막걸리와 과일로 목축임을 한다.
강석원 전 회장님은 옆지기 윤영심님을 가리켜 영심,공심,빵심이라고 놀리시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박영심님이 놀라는 듯 눈을 크게 뜬다.
이리하여 큰 영심 작은 영심이 탄생한 순간이다.
어떤이가 다시 쌍심이라고 농을 던지니 포복절도 한다.
농담의 필요성이 지엄한 성명의 객관화를 압도한 것이다.
다시 내려가서 상임고문님 올라오신걸 확인하고 진행 방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너럭바위에 다다르니 선등 그룹은 저먼치 앞서가고 다순구미 고문님과 강석원 전 회장님 클럽이 꼬막과 회,소주,막걸리로 입축임,다리쉼을 즐기고 있다.
한참을 노닥거리 파티를 즐기고 있으니 상임고문님이 올라오신다.
11:25
산성대
산성치 구간이 통제구간이었을 때에는 이 곳 산성대까지만 오를 수 있었던 곳이다.
천황봉이 장험하게 올려다보인다.
천황봉을 배경으로 인증의 열기는 솟구친다.
천황봉까지는 2.1km이다.
후미 일행까지 당도하니 다시 진행을 시작한다.
사방 풍광이 트이는 암릉 능선길의 시작점이기도 한다.
암릉 능선길이지만 가끔은 조붓한 숲길도 이어진다.
산성치를 지나 오른다.
산성치 구간의 명물인 고인돌 바위를 지나 오른다.
소나무가 점점 사그러지고 단심의 나무들이 눈부시게 많아진다.
낙엽수들의 헐벗음은 생산성이 잠복한 침체성으로 단출한 삶 가운데 미래로의 견고한 풍요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저마다 각기 다른 포즈를 취하고 인증을 남긴다.
무명 암봉을 넘어 명품 소나무 한 그루 앞에서 미르인님이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조른다.
미광,미석,미송,미인이다.
척박한 바위에 붙어 강풍과 맞서 생명의 끈기를 이어가는 절박하고도 도도한 몸부림이다.
그런 몸부림의 명품송과 기암송이 길가 천지다.
데크계단으로 내려 광암터 삼거리 0.3km 이정표를 지나 오른다.
계속해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암릉 능선길 데크계단길이다.
12:25
광암터 삼거리
주 등로에 합류하기 직전에 데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점심 시간이 더 이상 지체되면 안될거라 생각되어 선등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낭만촌장님께 횐님들을 규합하여 정상에서 점심을 먹으라 일러두고 중간그룹과 후미그룹은 한데 뭉쳐 점심을 들기로 한다.
발걸음을 멈추자 마자 오름길에 흘렀던 등판의 땀줄기는 싸늘한 냉기로 돌변하여 밥을 먹는 손놀림의 동작 햇수를 빠르게 겁박한다.
특별히 꿈이 총무님은 김장 김치와 골뱅이 무침 재료를 짊어지고 오느라 어깨가 빠질 지경이었다며 고통스런 푸념을 부려보지만 안색만은 희망으로 기운이 넘치는 모습이다.
각종 반찬에 찰밥을 나누어 막걸리 한 잔씩을 주거니 받거니 흥을 돋우니 대화는 윤기가 흐르고 산야의 만찬은 깊어만 간다.
응축을 타파하고 배타를 거부하는 관용,배려,연대,평화의 현장이다.
12:53
서둘러 점심 자리를 털고 일어나 A조 B조 인원을 파악해야겠기에 정상을 향해 온 힘을 다해 오른다.
13:04
통천문 삼거리
가파른 데크계단과 된비알 오름길 0.6km을 폭풍질주 하니 금새 정상에 도달한다.
정상을 목전에 두고 마지막 계단길을 오르는데 낯이 익은 분이 위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등병님이다.
한 때 동반 산행을 여러 번 했던 산꾼인데 직장에서 발령이 나서 제주로 갔었는데 그 사이 일년 근무를 마치고 이 주 전에 여수로 발령받아 그 곳 산악회에서 왔다는 그간의 근황 소식을 반갑게 전해 듣는다.
13:14
천황봉
정상 부위는 도떼기시장의 장바닥처럼 산객들로 들끓고 혼잡하다.
선등그룹 13님이 점심을 다 들고 정상 인증을 남길려고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반갑게 요트인님과 인사를 하고 낭만촌장님께 횐님들 인원 체크를 물어본다.
여유 만만의 선등그룹 13님과 함께 바람재 방면으로 내린다.
그 전의 급내리받이 험로는 안전한 데크계단으로 떡칠이 되어 있어 길의 야생성은 급감했지만 발 밑의 안전성는 상승하여 산행시간까지도 줄어 들었으니 월출의 풍광을 온 몸으로 체득하는 여유가 창창하다.
바람재까지는 세네 번 짧은 오름길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계속 내리는 길이다.
앞에는 향로봉과 구정봉이 솟아 있고 뒤에는 천황봉이 육중하게 솟아 있다.
13:30
바람재 데크 전망대
바람재가 코 밑에 내려다보이는 데크전망대이다.
천황봉,향로봉,구정봉,양자봉 등의 월출의 기암 암봉들을 눈과 기억 속에 내장시키며 횐님들을 기다린다.
국공 지킴이 두 분이 한 손에는 집게를,다른 한 손에는 쓰레기를 가득 주워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서 지나간다.
산과 강,바다와 공기가 오염되는 건 우리네 얼과 넋이 상실되어가는 것과 한 맥이다.
바람재에서 B팀 인원을 파악할 요량으로 한동안 풍광을 즐기며 기다린다.
요트인님이 제일 먼저 당도하고 판돌님이 올라오고 천황봉 방면으로 100여m 건너 남근바위를 횐님들이 통과하고 있다.
질서있게 내리던 선데렐라님 바로 뒤에서 캐나다님이 갑자기 앞으로 넘어지면서 비명소리가 산야를 울린다.
순조로운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순식간에 사고가 발생하니 별안간 간이 수축되어 사단이 났나 큰 일임을 직감한다.
곧바로 안전사랑부회장님과 좋은뿌리님,선데렐라님,낭만촌장님 등이 일으켜 세우니 천만다행으로 무릎팍에 생치기만 나고 걷는데 이상이 없어 콩알 만 해진 가슴을 쓸어내린다.
데크전망대에 무사히 안착하여 낭만촌장님이 약을 바르고 무릎보호대까지 착용시켜 응급조치를 마치니 횐님들 상호간의 아름다운 모습이 이보다 더 고울 수가 없다.
숨을 조절하고 산소를 양껏 들이킨다.
다시 내린다.
14:05
바람재
선등그룹 13님을 구정봉 방면으로 올려 보내고 나서 또 다시 홀로 횐님들을 기다린다.
천황봉으로부터 쫓아오던 산바람만이 황망하게 불어온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으니 김민규님이 내려온다.
14님째 바람재 무사 통과다.
꼬불꼬불 울퉁불퉁 산길에 녹산의 사연이 쌓인다.
다시 기다림은 계속된다.
억새뿌리 틈 사이로 이름 모를 야생화가 수명이 소진된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훗날을 기약하며 침묵 속으로 들어갈 이름 모를 야생화지만 여리게만 보여도 한 계절 저마다의 웅장한 세계가 있다.
이윽고 횐님들이 나타난다.
축구왕슛돌이 부총무님께 B그룹 인원과 경포대 날머리까지 횐님들을 챙기라는 소임을 부탁하고 완송님과 함께 구정봉 방면으로 오른다.
14:29
구정봉 주릉에 올라서니 헬리포트는 사각 모양의 넓은 널판석을 깔고 새롭게 정비해 놓은 모습이다.
도갑사까지는 4.1km이다.
완송님이 앞질러 가라고 양보해주니 이제부터는 홀로 산행이 된 셈이다.
구정봉부터 억새밭이 있는 미왕재까지는 향로봉 남릉을 좌측 머리 위에 이고 진행하는 허릿길이 대부분이다.
홀로 번개처럼 날아 미왕재에 도착한다.
13:48
미왕재
미왕재에 내리니 요트인님이 홀로 기다리고 있다.
왜 내려가지 않고 있냐고 물어보니 아무도 안오고 있다고 한다.
분명히 14님이 바람재에서 앞서 갔는데 아무도 안왔다고 하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선등인 요트인님과 글쓴이 사이에 12님이 땅으로 꺼진건지 하늘로 솟은건지 알 수가 없는 황당한 일이 생긴 것이다.
앞서 갔거니 당연히 그리 생각하고 진행해오면서 아무도 만난 적이 없는데 그저 정체의 난망으로 답답할 뿐이다.
상황 파악차 손폰을 두들겨보지만 안전사랑부회장님도,선데렐라님도,뽁뽁이님도 허망한 핸폰의 벨소리만이 들려올 뿐이다.
요트인님과 다시 기다리고 있으니 안전사랑부회장님과 선데렐라님이 내려오고 곧이어 김민규님이 내려온다.
나머지 선등그룹 횐님들 안부를 물어보니 구정봉 관망하고 내친김에 마애여래좌상과 그 앞에 석탑까지 보러 내려갔다고 한다.
대단한 건지 무모한 건지 약간은 헷갈리지만 소재가 파악됐으니 위안은 된다.
구정봉에서 마애여래좌상까지는 0.6km구간으로 깔끔지게 내리고 오르는 급내리받이 급치받이 구간이다.
6님들의 열정과 기량에 박수를 보낸다.
하산길 발걸음을 재촉한다.
도갑사까지는 2.7km이다.
초입부만 가파르게 내려서면 그 다음부터는 완만히 내리는 골짜기길이다.
안전사랑부회장님과 선데렐라님과 도란도란 쏙닥쏙닥 세상사 이야기들을 홍계골에 풀어놓으며 내린다.
16:10
도갑사
경포대 상황은 축구왕슛돌이 부총무님께 전달받고 후미상황은 자산부회장님께 전해 듣는다.
경포대에서 녹산호가 출발했다고 하여 후미 상황을 체크해보니 태산님이 다리 경련을 일으켜 더디게 내리고 있다고 한다.
이로써 B팀 15:A팀 24라는 적정의 비율이 표면화된다.
횐님들은 추위를 이기고자 옷을 덧칠해 입고 있으나 도갑사를 포위하고 있는 낙엽수들은 옷을 벗고 외풍을 맞고 서 있다.
드디어 녹산호가 도착하고 버스에 몸을 싣고 나서야 늑골보다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성취의 울음을 몸이 녹는 느낌으로 토해낸다.
사진:정미경,유종섭,김은선,박소현,박현재
글:박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