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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6 보은 구병산 정기산행일지

뫼루 2015. 9. 7. 12:56

산행일:2015년 9/6

산행지:충북 보은군 마로면

산행순서:적암리관광지주차장-위성지국-철계단-구병산정상 백운대 안부삼거리-구병산정상-갈림삼거리(back)-백운대/돌탑봉-구병리갈림길-절터갈림길-853봉/동봉-적암리갈림길-신선대-형제봉신선대갈림길-정자-입산통제소-적암리-주차장(원점회귀)

산행함께님:다순구미고문님,호선짱님,꿈이총무님,염선비님,요트인님,탁이님,노윤지님,태산님,북풍감사님,최광주님,김흥용님,자산부회장님,양은수님,화초목님,박양원님,축구왕슛돌이부총무님,진강님,오창원님,주은진님,하니님,좋은뿌리님,천상운해님,박현준님,캡틴58님,장재건님,김남기님,엄희숙님,유연심님,정수현님,조재성님,정원님,오행진님,선데렐라님,새벽이부회장님,안전사랑부회장님,전성용님,은적산장님,완송님,뫼루 이상 39명

산행시간: 5:50(쉬는시간,점심시간 포함)

산행거리: 8.52km

 

 

3주 전 부터 예약이 시작된 구병산 정기산행은 만석 예약이 차고 넘치고를 두 차례 반복하고서 만땅 만석이 기대됐으나 전 날 비소식 예보로 인하여 6명이 불참하여 조금은 아쉬운 구병이를 품을 풍작의 서곡을 알린다.

6:40

약속된 회원 한 분이 오고 있는 중이다.

갈길은 먼데 시간은 야금야금 좀먹는다.

즐거운 산행은 약속된 세상에 안전하게 나갈 수 있다는 행복감을 볼모로 작동한다.

시간의 관념에 포박당해 맥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충전된 기본의 살을 갉아 먹는다.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하여 예정된 시간 보다 10여분 늦게 거대 녹산호는 구병산 출전식에 첫발을 뗀다.

 

 

서해한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안전사랑 부회장님 인사말씀에 이어 고문님 인사말씀까지 전해 듣는다.

이어서 산행안내를 전달하고 신입 횐님들 인사 소개를 전해 듣는다.

광주에 들러 화초목님을 모시고 호남고속도로로 갈아 탄다.

 

백양사 휴게소

 

 

 

 

 

 

 

깨죽으로 아침식사를 대용하고 화장실 용무도 해소,서로간 반가운 인사말로 여담을 즐기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

10:22

적암리 관광지 주차장

 

 

 

 

 

최근에 건립된 주차장과 화장실은 깨끗하고 청결하다.

10:26

 

 

옷가지 재정리와 갖은 등산 장비를 장착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동방면 포장길을 따르다 병풍처럼 치솟아 암봉의 장막을 형성하고 있는 구병산을 배경으로 단체 인증을 남긴다.

 

 

구병산 등산 안내도 앞에서 좌틀하여 진행한다.

몇 발자국 이동하면 적암리 경로당을 좌측으로 만난다.

우측 등산로 안내표시기 방면은 내려올 때의 방향이다.

경로당 앞 노둣다리를 건너면서 직진길을 따른다.

 

 

쎼멘길,임도길,수렛길 진행이다.

 

 

 

 

 

거대한 파라볼라가 설치된 위성지국을 넘어서면 삼거리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거리표시기는 엉터리지만 방향표시기는 제대로이다.

 

 

 

 

 

 

한 차례 목교를 건너 침목이 깔린 길을 100여m 진행하면 본격 산길로 진입한다.

완만히 오르는 골짜기 길이다.

습한 공기와 싸늘한 내음은 충돌하고 숲 속 청량한 습도는 건조한 마른 피부에 알싸한 마찰로 흡착된다.

옆에서 염선비님은 지리산 30km 종주 산행의 뒷 얘기를 들려주니 귀 또한 즐겁다.

거친 바윗길이 시작되면서 경사면도 높아진다.

 

 

 

 

 

 

 

 

 

횐님들 발걸음은 서서히 느려지고 이내 하나 둘 발길을 멈춘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 현 지점부터는 정상까지 불땀이 솟구친 다리품을 팔아야 된다.

 

 

 

 

 

 

깔끔지고 거친 등로는 철계단을 오르면서 더 심해진다.

물기 머금은 바윗길이 미끄러워 온 신경을 집중하며 오른다.

가다 쉬다를 여러 번 반복하며 미음 완보로 싸목싸목 오른다.

잠시 다리쉼을 즐기는 타임에 화초목님께서 부부생활의 갈등이 어짜느니 하는 현실적으로 지극치 온당한 우스갯소리를 들려주니 꿈이 총무님은 허리를 비틀며 웃는다.

한동안 후미를 기다릴 겸 더 쉬어보지만 후미 일행의 당도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늦을 녹산님들이 아닌데 하고 생각하며 '어제 단체로 뭔 일들이 있었던기야?'하는 부질없이 곤궁한 의구심이 머릿속을 장식한다.

많이 뒤쳐진 후미 상황을 감안하여 서서히 오른다.

 

 

 

 

 

저 먼치 머리 위로 안부의 마루금 햇살이 나무 숲 틈사이로 내비쳐 달려온다.

길 옆 바윗덩이에 엉덩이를 붙이고 꿈이 총무님표 포도로 다리쉼,목축임을 즐긴다.

촘촘한 수관부의 나뭇잎은 발끝까지 햇살을 막아서고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은 신선한 공기를 폐까지 배달한다.

횐님들이 속속 당도한다.

다시 오른다.

12:06

 

 

 

 

구병산 정상과 백운대 사이의 안부인 주릉에 올라선다.

흔히 말하는 위성지국 갈림 삼거리다.

정상 조망 발맛,눈맛을 즐기고 다시 이 곳으로 되돌아 와야 한다.

구병산 정상까지는 100m이다.

궁극의 기쁨과 환희로 얼룩질 다리품의 종착이 저 위에 있다.

몇 분은 닳아진 길로, 또 몇몇은 암릉길 직등으로 오른다.

12:10

구병산 정상

 

 

 

 

 

 

 

 

 

 

 

 

 

숨이 턱을 넘어갈때 쯤 긴 오름길에 안도의 마침표를 찍는 건 구병산 정상이다.

선등 그룹 몇 분이 멍을 때리고 있다.

그 멍의 세상에 함께 합류한다.

님들이 보는 풍경은 이런거다.

망멍,쉴멍,술멍,함멍,조멍,눈멍,발멍,증멍....

멍멍멍멍멍.......

묵묵히 올라 얻게 된 정상의 희열은 성과의 열매로 뿌듯함이 극에 달한다.

양원님표 막걸리와 천상운해님표 복주로 목 마른 입 안의 사막화를 해소한다.

 

 

남방면 발 아래로 적암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접시형 안테나인 파라볼라는 아기 손바닥만 하게 내려다보인다.

멀리 영동의 포성이와 한성이를 품은 백화산이 장대한 마루금 등줄을 선보인다.

 

 

동방면으론 진행할 백운대가 지척이고 멀리 형제봉까지 우둥퉁한 능선 근육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서방면으론 충북알프스의 끝이자 시작점인 서원리 일대까지 조망되고 북방면으론 국공 속리산의 장대한 주릉 등줄이 끝없이 펼쳐지고 산그리메의 웅장한 겹침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횐님들 환호성은 구병의 산야에 채색되고 공간화된다.

점심 자리로는 정상의 공간이 적합치 않는 듯 하여 조금 전에 올랐던 갈림길로 내려온다.

고문님을 필두로 센터 그룹님들이 우르르 밀려 올라온다.

닳아진 곳으로 길 안내를 돕는데 그사이 염선비님은 잽싸게 암릉 직등길로 도망치 듯 올라간다.

12:40

구병산 정상과 백운대 사이 안부 갈림길로 돌아온다.

점심 자리로는 한꺼번에 하기엔 영 마땅치가 않아 군데군데 그룹별로 먹을 수 밖에 없음을 자각하고 일행들이 당도하기만을 기다린다.

축구왕슛돌이님이 하니님 배낭을 앞에 걸쳐 메고 낑낑 대며올라오더니 가뿐 숨을 토해낸다.

하니님은 어디있냐 물어보니 바로 아래에 남기님과 올라오고 있단다.

하니님이 힘들까봐 눈여겨 살피는 슛돌이님의 눈길이 봄볕 만큼이나 따사로운 표정이다.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여러 그룹을 이루어 점심을 든다.

 

 

 

 

 

 

옹기종기 삼삼오오 모여앉은 그룹은 아래에도 있고 위에도 있고 옆에도 있고 너머에도 있다.

능선 너머 비탈면에 자리를 잡은 꿈이 총무님 무리는 비스틈한 경사 만큼이나 밥 먹는 속도도 빠르다.

북풍감사님은 자기 밥술을 뜨면서도 옆에 횐님들 챙겨주느라 손길이 분주하다.

은적산장님은 특유의 시골밥상을 선보이는데 투박하면서도 소소하지만 끈끈한 정이 깃들어 있음을 안다.

꿈이 총무님은 싸온 밥 두 통은 남 주고 반찬만 있다 하며 재잘거리고 나누어 배급?받아 먹는 밥이 맛있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요트인님은 큰 덩치 만큼이나 김밥도 크다.

카스와 참이슬의 합작품만 추구하는데 잎새와 하이트라.....

이를 어쩐다? 어찌 할 수 없는 즐거운 어거지상이다.

서둘러 밥상을 정리하고 진행하기 전 천상운해님의 복주를 한 잔 더 얻어마시고 자리를 뜬다.

점심객 노릇에 열정을 온통 쏟아붓고 있는 제일 큰 무리에 진행 방향을 일러두고 선등 그룹은 백운대 방면으로 오른다.

 

 

 

백운대 전 안부에 내려서니 캡틴58님 패밀리가 오징어회 호화 잔치판을 열연하고 있다.

한점,두점,석점,넉점 그 사이 은적산장님은 주먹보다 큰 상추쌈 한아름을 입 안에 밀어 넣는다.

다들 놀라워하는 표정들이 역력하다.

오징어회는 사탕보다 달고 연대의 우정은 구름 만큼 높으며 마음의 심연은 대양 만큼 넓다.

맛있게 잘 먹었다 인사를 뒤로하고 다시 진행한다.

다시 오른다.

오르는 내내 암반 틈 사이로 울퉁불퉁한 노송의 근육질이 산야의 임자로 산객들을 압도하며 신비로운 풍광을 자아낸다.

13:38

 

 

백운대/돌탑봉

구병산 정상과 쌍벽을 이루는 봉우리이다.

북방면 속리산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요트인님과 태산님, 좋은뿌리님은 드넓고 황홀한 풍광에 도취되어 연신 감탄사를 연발한다.

진행할 방향으로 주릉상의 기암 암봉들이 겹겹을 이루어 끝없이 내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까진 눈으로만 안고 마음으로 품는 구병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몸으로 직접 체득하는 거친 구병의 속살을 헤쳐나가야 하는 험난한 여정의 시발점이다.

가파르게 내린다.

 

 

가는잎그늘사초라 하는 산거울이 비탈면에 무리지어 넓게 분포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초록 양탄자 길도 지나 내린다.

13:51

 

 

구병리 갈림길

지체 없이 이정표 인증만 남기고 이어서 오른다.

가파르게 오른다.

깍진 암봉으로 이루어진 연봉들의 연속된 배열이라 오르고 내림도 급경사만 반복한다.

암봉마다 날등길이 위험하여 여러 갈래로 우회로는 잘 발달되어 있다.

사람들 발길 닿는대로 길은 만들어져 등산의 정석이 난무한 산이다.

다시 안부에 내려선다.

14:06

절터 갈림길

 

 

 

 

 

 

853봉 전의 안부 삼거리이다.

B코스로 예정된 두 곳 중 한 곳으로 글쓴이가 이미 일러 둔 곳이다.

853봉 오름길은 네 발 오름 급치받이다.

 

 

 

밧줄타기 암벽은 그 첫걸음에 불과하다.

 

 

 

 

 

이어서 발디딤 발판을 연속으로 올라 직벽구간을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혼신의 힘을 다해 올라와야 된다.

힘들게 오른 만큼 속리산이 통째로 안겨 들어오는 눈맛을 보상으로 지불받는다.

 

 

853봉 턱 밑 조망바위에서 눈맛을 즐기고 있는데 총무님의 다급한 전화 목소리가 울려 전해온다.

뒤따라 오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것이다.

14:22

 

 

 

853봉/동봉

봉우리 자체는 나무숲으로 조망은 없으나 주위의 암반에 서면 얼마든지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한참을 다리쉼을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올 님들은 감감무소식이다.

853봉은 우회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혹시 모르고 지나쳤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이내 단념하고 내려서는데 수십m 앞에 낮익은 뒤태가 눈에 들어온다.

쫓아가 봤더니 북풍감사님이다.

어디있다 나타나냐? 하며 깜작 놀란다.

일행들은 어디 있느냐 물어보니 앞서 가고 있단다.

다들 853봉을 간과하고 우회로로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로써 선등그룹은 다 뭉치게 된다.

 

 

자산부회장님은 카메라를 짊어진 업보로 횐님들 멋진 인증을 담느라 힘들어 몰골이 초췌한 모습이지만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횐님들은 마구 찍으라며 저마다 포즈 잡기에 여념이 없다.

 

 

바위에 올라타고 기암송에 머리를 들이밀고 뽀족바위만 있으면 올라가 생떼를 쓴다.

14:48

 

 

 

적암리 갈림길

두번째로 정해 둔 B코스 하산길 방면이다.

아마도 B코스 님들은 지나온 853봉 전 절터 갈림길에서 다들 내려서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진행한다.

다른 산객들은 없다.

온전히 녹산님들만이 신선대를 향해 폭풍 질주를 감행하고 있는 중이다.

 

 

 

 

 

 

인증의 광풍은 거세지고 눈맛의 풍광 잔치는 거침없이 폭발한다.

아름다움과 순수한 열정에 대한 게으르고 낮은 온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구병의 골과 선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온다.

14:58

 

 

 

 

 

 

 

 

 

 

 

 

 

신선대

북방면,동방면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는 너른 암봉이다.

봉우리 한 가운데 암송 한 그루의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오래 묵은 소나무의 늠름한 자태,기개,충절,장구함으로 무한한 경배의 조형미를 선사해준다.

 

 

 

신선대 바로 아래 암반에서 막걸리와 꽃주로 다리쉼,입축임을 즐긴다.

자산부회장님의 농이 산야를 적신다.

은수님과 꿈이총무님은 마주 보이는 각기 다른 암반에 올라 다양한 포즈를 선보인다.

달콤한 누룩주와 쓰디쓴 꽃주가 입 안에서 혼합된다.

구병이와 이별할 하산길이 서운하여 길 옆 암반에 올라 바람의 질감을 느낀다.

몸은 바람의 결을 느끼고 눈은 멀고 먼 능선을 따라 미끄러져 달린다.

 

 

신선대에서 가파르게 내리면 능선상에 있는 형제봉 신선대 갈림길을 만난다.

애초 계획한 코스는 더 내려가서 크게 한 바퀴 도는 것이었으나 시간상 하산 완료시간이 촉박하다 생각되어 바로 내려서기로 하고 갈림길 입구에서 길 안내를 돕는다.

주릉에서 내림길은 계곡을 만날 때까지 쭈~욱~

가파르게 내리는 길이다.

쉬지 않고 계속 내리는 요트인님 뒤로 자산부회장님은 쉬었다 가자고 뒤에서 고래고래 악다구니를 쓴다.

그 외마디의 악다구니가 뒷덜미를 붙잡더니 고막을 뚫고 뇌 깊숙이 파고들어 결국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계속 가파른 내림길에 무릎팍이 땡긴다.

잠시 충전을 하고 계속 가파르게 내린다.

15:54

 

 

구병산과 853봉으로 오르는 초입지 삼거리를 조금 지나 정자를 만난다.

 

 

 

고문님과 염선비님,선데렐라님이 세안과 탁족으로 개운한 모습의 한가로운 장면이 눈에 띈다.

위로는 시각적 만족을 넘어서는 사연과 아래로는 발품에 따른 녹산의 역사가 산길에 쌓이고 계곡에 축적된다.

 

 

적암리 윗동네 쯤 입산 통제소 앞에 적암리 구병산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삼거리를 지난다.

16:46

 

 

 

주차장에 내려서니 축구왕슛돌이부총무님표 라면과 정원님표 치킨이 기다리고 있다.

남기님은 어제 과격하게 만난 주선생이 인자사 깨이는지 아침보다 눈망울이 더 총총하다.

정원님은 여유가 넘치고 노윤지님은 에너지가 활발하다.

양원님은 산길이 부족했는지 사기가 충천하고 하니님은 어디까지 갔다 왔냐는 질문에 해맑은 미소로 답을 대신한다.

새벽이부회장님은 변신을 거듭하고 태산님은 성취의 보람으로 웃음이 넘친다.

저마다 총천연색의 고해상도로 빛나는 환희의 열기는 명료하게 비상하고 오기를 잘했다는 선택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사진:정미경,유종섭,김은선,박현재

  글:박현재